'일본 완승' 비판 여론에도…尹, 속도전 배경은?

CBS노컷뉴스 조태임 기자 2023. 3. 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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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도의 '제3자 변제' 방식을 골자로 하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과 관련해 일본이 완승을 거둔 것이란 지적이 있습니다.

왜 이런 얘기를 했냐면, 강제징용 피해자 측에서는 줄곧 일본 피고 기업의 배상 참여, 그리고 일본의 사과 이 두 가지를 최소한의 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우선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번 대책 발표로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도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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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배상참여, 사과 다 빠진 '3자변제'…경제,외교 측면 고려
■ 방송 : CBS 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FM 98.1 (7:00~7:20)
■ 진행 : 김덕기 앵커
■ 패널 : 조태임 기자
연합뉴스

[앵커]
한국 주도의 '제3자 변제' 방식을 골자로 하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과 관련해 일본이 완승을 거둔 것이란 지적이 있습니다.

[기자]
네, 피해자 측 소송대리인인 임재성 변호사가 이런 말을 했는데요. "강제 동원 문제에는 1엔도 낼 수 없다는 일본의 완승"이라고 했습니다. 왜 이런 얘기를 했냐면, 강제징용 피해자 측에서는 줄곧 일본 피고 기업의 배상 참여, 그리고 일본의 사과 이 두 가지를 최소한의 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3자변제 방식이라는건, 일본 정부나 피고기업인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배상금을 내는 게 아닙니다. 우리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대신 배상금을 지급하는 구조인데, 그 재원 마련도 국내 기업이 자발적으로 내도록 한다는 거죠.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피해자가 피해배상금을 마련하는 꼴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두 번째는 일본 정부의 사과입니다. 이 부분도, 피해자측이 요구했던 것과는 온도차가 큽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해법을 먼저 발표하면 뒤이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기자회견을 할 예정인데요.  95년 무라야마 담화나 98년 김대중 오부치 선언 등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 담긴 입장을 계승한다는 내용을 발표할 전망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새로운 담화를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25년 전 있었던 선언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건 2018년 우리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도 아닐뿐더라,  담화를 계승한다는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은 줄곧 "새로운 사과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한 절충안인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비판 속에서도 윤석열 정부가 '결단'을 내린 배경, 속내는 무엇일까요?

연합뉴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은 물론이고 취임 이후부터 줄곧 한일 관계 개선을 주요 목표로 언급해왔습니다. 우선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번 대책 발표로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도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요미우리 보도 등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먼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는 것을 전제로 한일 간 조율이 진행 중인데요. 반도체 수출규제는 지난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 가했던 제재입니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노역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였습니다. 그런데 이 제재가 해제될 수 있다는 겁니다.

외교・안보적 측면에서는 한・미・일 공조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미래로 나아가자'고 했던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이후, 미국 국무부가 매우 지지한다고 환영을 표시하기도 했는데요.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 봉쇄 조치에서 한국과 일본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 북한의 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도, 한・미・일 안보 협력강화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올해가 한미 동맹 70주년입니다. 그래서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윤 대통령이 미국을 찾을 예정인데요. 이에 앞서, 이달에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성한 안보실장은 한일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은 선결 조건이 아니라 별개라고 밝혔지만,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면, 그 후에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 등 의제가 더 넓어질 수 있고 한미일 협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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