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A편: 교통의 혁명, 집값의 혁명 [이연우의 路다지]

이연우 기자 2023. 3. 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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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역~동탄역 83.1㎞ 2025년 개통… ‘출퇴근 혁명’ 기대감
정차 역세권 성남·용인·화성 등 도내 수혜지역 집값 치솟아
성남역 인근 ‘풍림’ 전용 134.22㎡ 매매가 10년전 6억→현재 16억

한국 경제는 땅을 짚고 돈을 번다. 도로망을 따라 집이 세워지고, 사람이 들어오고, 생활권이 조성돼 ‘돈’이 모이기 때문이다. 경기일보는 2023년 연중 기획 [이연우기자의 路다지] 시리즈를 통해 도시의 혈관이라 불리는 도로로 지역 경제의 발전 흐름을 읽어본다. 편집자주

① [GTX-A편] 교통의 혁명, 집값의 혁명

GTX-A 노선도. 국토교통부 제공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목받는 길 중 하나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다. 교통의 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이 길이 경기도의 집값을 한층 끌어올렸다.

GTX-A노선은 파주시 운정신도시 운정역부터 화성시 동탄신도시 동탄역까지 83.1㎞로 이어진다. 이 안에는 운정↔수서 노선, 수서↔동탄 노선 등이 포함돼 있다. 중간중간 멈추는 역 수는 총 11개(서울 4개·경기도 7개)로, 수도권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데 방점을 찍는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GTX-A를 시험 운행하고 내년 상반기 수서~동탄 구간부터 순차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운정~서울역 구간을, 2025년 하반기엔 운정~동탄 전 구간을 개통한다. 다만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과 연계된 삼성역은 2028년 완공돼 이전까진 무정차 통과로 운영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3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을 보고하며 이 같이 밝혔다.

GTX-A, B, C 세 노선 중 진척이 가장 빠른 노선, 그리고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받은 노선. 이 길을 따라 경기도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삼성-동탄 구간 내 성남 정거장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 2013년, 국토부 “성남·용인 중간역 설치”

지난 2013년 7월18일.

국토교통부는 GTX를 본격적으로 건설하기 앞서 전국 5곳에 역사를 설치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때 성남과 용인에 중간역 2곳을 우선 결정하기로 하고 경기도와 각 지자체,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통보 (경기일보 2013년 7월19일자 1면)했다.

성남 중간역은 분당선 이매역과 신분당선 판교역 중간지점인 분당~수서 고속화도로 하부에, 용인 중간역은 분당선 구성역 서쪽 지점에 설치하기로 결정됐다. 사업비, 이용수요, 환승 연계, 역간 거리, 지자체 의견 등을 종합 고려한 선정이었다.

내년 개통 예정인 성남역부터 아직 환승센터 건립 부지 확보에 어려움 (경기일보 2023년 2월27일자 10면)을 겪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주변 땅에는 10년 전부터 이미 차츰차츰 사람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지난 2일 성남시 운중천 매송2교에서 분당~수서간 도시고속도로 소음저감시설 설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인근에 풍림아파트 등 ‘아름마을’이 조성돼 있고, 주변으로 GTX-A노선 성남역이 들어설 전망이다. 이연우기자 

■ 10년 지난 현재…인근 아파트 몸값 ‘껑충’

GTX-A 영향권에 든 곳을 경기도로 한정하고 그 안에서도 남부권, 특히 잠정적으로 ‘성남역’, ‘구성역’, ‘동탄역’으로 나눠봤다.

먼저 성남이다.

GTX-A 열차가 정차하게 되는 성남역 주변에는 도보 5~10분 이내로 갈 수 있는 ‘아름마을’이 있다. 아름마을 풍림아파트의 경우 10년 전인 2013년 1월 당시 전용면적 134.22㎡의 15층 집이 6억원에 매매 거래된 바 있다.

하지만 GTX-A 노선 얘기가 나오면서부터 집값이 껑충 뛰기 시작했다. 지금(올해 1월 기준)은 같은 크기의 14층 집이 보증금 5억원·월세 70만원, 1층 집이 보증금 6억원·월세 13만원으로 거래된다. 매매가는 15~16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특히 이 아름마을 주변이 올해 ‘건축 30년차’를 맞는 재개발 지역이라 더욱 파동이 크다. 풍림아파트가 아니어도 아름마을 선경아파트 역시 2013년 1월 2억2천만원에 매매 거래됐던 41.76㎡의 집이, 이젠 7억3천~7억5천만원까지 비싸졌을 정도다.

GTX-A와 SRT가 정차할 것으로 결정된 용인역 일대 아파트 입주민들이 환영 플래카드를 걸어놨다. 지난 2일 용인시 연원마을 일대 모습. 이연우기자

용인에서도 다를 바 없는 얘기다.

GTX-A가 지나가는 구성역 동쪽에는 ‘연원마을’이, 서쪽에는 ‘소실마을’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들 모두 ‘정차역’의 혜택을 입고 집값이 올랐다. 이곳에서 삼성역까지 이동하는 데에는 현재 38분 가량이 소요되는데 GTX가 생기면 26분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연원마을 LG연원자이아파트는 전용면적 84.91㎡ 집을 기준으로 봤다. 2013년 1월 2억8천만원에 거래됐던 매매가는 2018년 3억9천500~4억800만원을 찍더니, 최근 거래 실적이 있던 2021년 1월엔 8억5천만원까지 상승했다.

소실마을 성호샤인힐즈아파트도 2013년 1월 2억6천만원에 팔리던 84.98㎡ 크기의 집이 현재(2023년 1월) 8억500만원까지 몸값을 올렸다. 전세 상황도 마찬가지다. 해당 아파트의 전세 비용은 2013년 1월 보증금 1억6천만원에서 2018년 1월 2억6천만원으로, 그리고 올해 1월 3억~3억8천만원으로 재차 올랐다.

이때 지역별 부동산 시세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5일 롯데캐슬 등을 비롯해 화성시 동탄역 일대에 여러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다. 윤원규기자

■ 동탄역 수혜로 ‘신규 주민’도 대폭 증가

동탄신도시가 있는 동탄역은 이미 SRT 고속열차가 운행 중이라 부동산 변동이 커왔던 만큼, 집값 추이보다는 인구 유입 수를 살펴보기로 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현황에 따르면 화성시 인구는 2017년 66만4천937명에서 2022년 90만5천782명까지 해마다 지속 증가했다.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은 증가세인데, 이러한 화성지역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지난해 8월 기준 43.3%)이 동탄1·2신도시 주민이다.

특히 동탄신도시의 30~40대 인구비율도 73%에 달해 전국 평균(59.3%)보다 훨씬 높다. 이들의 자녀층에 해당하는 10세 이하 인구 비중(20%) 또한 전국 평균의 2배에 이른다.

동탄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교통 여건이 나아질수록 젊은 인구가 몰리고, 그만큼 지역 일자리와 교육 인프라가 좋아진다”며 “동탄이 전형적으로 ‘기차역 특혜’를 본 지역이다. 서울은 물론 (삼성전자가 있는) 수원과도 가까워 워낙 입지가 좋은 지역인데 앞으로도 더욱 성장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 말마따나 동탄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화성시 청계동의 동탄우남퍼스트빌아파트 매매가는 2015년 3월 3억7천200만원(전용면적 84.98㎡)에서 2023년 2월 8억7천500~9억8천500만원 선까지 오른 상황이기도 했다.


이성해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이 지난 3일 GTX-A노선 건설 현장을 방문해 공사추진 상황과 안전관리 실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 “GTX, 수도권 광역생활권 하나로 묶는 기반”

지금 이 순간도 GTX-A 노선은 ‘진행 중’이다. 노선을 따라 여러 가지 길도, 정차역도, 주변 인프라도 여전히 새롭게 세워지고 있어서다.

이성해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은 3일 GTX-A노선 건설 현장을 방문해 공사추진 상황과 안전관리 실태 등을 점검하면서 “GTX는 수도권이 하나의 광역생활권, 경제 공동체로서 상생 발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광역교통체계 개선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중추의 교통체계 GTX는 2024년 차질 없이 개통될 수 있을지, 경기도에는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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