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열차 사고’ 그리스 연일 시위···총리 “용서 구한다”

김서영 기자 2023. 3. 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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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에 5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모여 철도 사고에 대한 정부와 철도회사의 책임을 규탄했다. 이들이 든 현수막에는 ‘인간의 실수 문제가 아니었다’고 적혀 있다. AP연합뉴스

그리스에서 열차 충돌 사고에 대한 정부와 철도회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시위가 5일(현지시간)에도 이어졌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리스 경찰에 따르면 일요일인 이날 그리스 아테네 국회의사당 바깥에는 시위대 약 7500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발생한 사상 최악의 열차 충돌 사고를 두고 정부와 철도회사를 규탄했다. 숨진 이들에 대한 애도도 이어졌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최소 57명이 숨졌다.

일부 시위대는 쓰레기를 불태우고 화염병을 던졌으며,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 수류탄으로 응대하며 시위가 격화됐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총리로서 모두에게 빚졌지만, 특히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대국민 메시지를 내놨다. 이어 “2023년 그리스에선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두 대의 열차가 같은 철로로 달릴 수 없고, 또 이를 아무도 모를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에도 그리스 공산당 청년 당원들이 조직한 시위가 시민 수천명과 함께 아테네 도심에서 열렸다.

그리스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에 5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모여 철도 사고에 대한 정부와 철도회사의 책임을 규탄했다. 이들이 든 현수막에는 ‘인간의 실수 문제가 아니었다’고 적혀 있다. AP연합뉴스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에서도 아테네와 비슷한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다. 테살로니키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소피아 하조풀루(23)는 AFP에 “이번에 일어난 일은 사고가 아닌 범죄”라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 보고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오후 11시21분 승객 350명을 싣고 아테네에서 테살로니키로 가던 여객 열차가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 템피에서 화물열차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라리사 역장의 실수로 여객 열차와 화물열차가 서로 마주보며 달리다 충돌하면서 최소 57명이 사망했다. 사고 당시 여객 열차는 시속 150㎞로 달리고 있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역장(59)은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2일 그리스 당국이 공개한 역무실·기관실 간 통신 녹취록에 따르면, 역장은 “가도 됩니까”라는 기관사의 질문에 “가세요, 가세요”라고 답했다.

그리스 집권 신민주당은 애초 다음달 초 총선을 치를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번 사고로 총선 일정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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