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상복구 불가능” 묘역훼손된 故 김성재 가족의 슬픔 [인터뷰]

90년대 인기 스타 듀스 고(故) 김성재의 묘역을 훼손한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자신이 김성재의 열성팬이라 주장한 이 여성은 주술에 의한 행동이었다며 용서를 구하고 원상복구를 약속했지만 유족의 마음은 그저 타들어간다.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김성재의 묘역을 무단으로 훼손한 40대 여성 A씨가 재물손괴 혐의로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분당메모리얼파크에 잠든 아들의 묘역에 팬들과 유족이 갖다 둔 추모품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 김성재 모친 육미승 씨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고, 경찰은 인근 CCTV를 확인한 뒤 이곳을 여러차례 출입한 A씨를 확인해 검거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육씨와 대면한 A씨는 “누군가 주술을 걸어 하늘에서도 김성재를 힘들게 하고 있어 묘역에 있는 물품을 처리한 것”이라며 울면서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신미약을 주장하기도 한 A씨는 육씨 등 김성재 가족에게 해당 공간을 원상복구 하겠다고 다짐했으나 실상은 현장에 인부를 불러 추모품을 치운 탓에 버려진 물품의 위치를 확인할 방법도 없는 상태다.
김성재의 동생 김성욱씨는 답답해했다. 김씨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A씨가 자백을 했기 때문에 경찰의 후속 조치랄 것은 따로 없고 사실상 우리가 A씨와 직접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A씨가 너무 계획적이고 똑똑하게 일을 진행했기 때문에 우리로선 A씨가 정신병이라고 주장하는 부분도 사실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한두번이 아니라 수개월간 여러 차례에 걸쳐 일을 진행했더라. 첫번째는 우발적이라도 두번째 세번째는 계획적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 자신이 직접 한 것도 아니고 인부를 불러 진행했을 정도로 너무 치밀했다”고 말했다.
A씨의 원상복구 계획도 사실상 기약할 수 없는 노릇이다. 김씨는 “그 곳은 묘소라기보다는 추모공간이다. 팬들과 가족이 자신의 마음을 담은 물품을 갖다놓은 것인데 그걸 어떻게 원상복구하겠다는 것인지 말이 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지저분해보일지라도 누군가에는 억만금과도 바꿀 수 없는 것 아닌가. 아주 오래 전부터 놓아진 물건들도 있는데 그걸 어떻게 원상복구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속상해했다.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A씨를 대면까지 한 모친 육미승씨 역시 마찬가지. 육씨는 “너무 어이없고 속상하고, 이유도 황당해 말이 안 나온다.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는데, 할 말이 없더라”며 하소연했다.
육씨가 처음 김성재 묘역에서 이상함을 감지한 건 지난해 6월이었다. 육씨는 “작년 6월에 갔더니 제일 좋아하는 우편함이 없어졌더라. 그러고는 작은 추모물품들도 싹 없어졌더라. 뭐지? 싶었지만 누군가 깨끗하게 치웠다보다 생각하며 나쁜 뜻은 없겠지 생각하고 지나갔는데, 이후 찾아갈 때마다 뭔가 늘 없어지고 휑한 게 기분이 안 좋더라”고 말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26주기를 보내고 12월엔 크리스마스 트리까지 만들어둔 뒤, 올해 설 연휴가 지난 뒤인 2월 3일 묘역을 찾았을 때 육씨는 충격적인 광경을 마주했다. 추모물품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던 현장이 아무것도 없이 다 치워져있던 것. 그 길로 경찰에 신고한 육씨는 열흘 만에 경찰서에서 A씨를 마주하게 됐다.
육씨는 “A씨는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치운 건 성재오빠가 저주받은 물품 없는 곳에서 편하게 지내시라고 한 거라며, 지금은 돈이 없지만 얼마가 됐던 손해배상을 하겠다고 나오는데, 돈이 문제가 아니다.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속상함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육씨는 “올해 듀스 30주년이라 팬들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마음의 상처가 너무 깊다. 묘역 관리자분들과도 오랜 기간 잘 지내왔는데 이번 일로 인간적 관계마저 깨져 가슴 아프다”고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성재는 1993년 듀스로 데뷔, ‘나를 돌아봐’, ‘굴레를 벗어나’, ‘여름 안에서’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다. 1995년 11월 19일 ‘말하자면’으로 솔로 데뷔했지만 첫 무대를 마친 이튿날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돼 큰 충격을 안겼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전쟁 원흉’ 푸틴, 퇴출 가능성 0%?...러 국민은 왜 독재자를 지지하나 [한중일 톺아보기] - 매일
- “변호사비 1억 보상된대”…이래서 운전자보험도 보험사기 빌미 [어쩌다 세상이] - 매일경제
- 점심 때 집에 가는 직원…“말이 되나” 혼낸 상사, 당신 생각은 - 매일경제
- “치킨보다 더 야속해”…식당 소줏값이 소비자 울리는 이유 - 매일경제
- 40대 과장 고백에 20대 女직원이 한 행동 ‘와글와글’…뭘 했길래 - 매일경제
- 로또 2등 103장, 한 판매점서 쏟아졌다...여긴 어디? - 매일경제
- ‘8억 로또’ 과천아파트 줍줍...서울 사는 나도 청약될까요? - 매일경제
- “부채가 연소득 3배”…‘빚투 영끌’ 청춘의 서글픈 자화상 - 매일경제
- 25톤 트럭과 ‘꽝’ vs 100m 절벽서 ‘쿵’…볼보·현대차 “사람이 먼저다” [세상만車] - 매일경
- 클린스만 스승 “내 제자, 한국 도울 훌륭한 감독”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