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GMC 시에라]트럭 편견 없앤 승차감…위압감 만큼 높은 시야각 ‘엄지 척’
완성도 높은 V8 엔진…최고출력 426마력
9300만원부터 시작…진입장벽은 높은 편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GMC 시에라는 마케팅 포인트 자체가 ‘서드카(Third Car)’입니다.”
시승현장에서 만난 GM 한국사업장 관계자가 시에라의 판매 전략을 이렇게 소개했다. 요트를 타거나 캠핑을 즐기는 40·50 남성이 주요 타깃이다. 여가를 ‘자연과 함께’ 보내려는 중산층 이상 소비자가 보유할 것이란 분석이다. 고개를 돌려 행사장 밖에 전시된 GMC 시에라를 바라봤다. 요트를 견인할 정도로 웅장한 차체와 거대한 적재공간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최근 1차 선적물량을 완판한 GMC 시에라를 타고 인천 석모도부터 여의도 서울 마리나까지 약 75㎞를 달렸다. GM 한국사업장이 첫 선적물량을 국내에 선보이고, 완판까지 걸린 시간은 단 이틀이다. 이 짧은 기간에 판매된 대수만 63대다. 물량이 많지 않지만, 첫 선적량을 가뿐하게 소화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다.
직접 만난 GMC 시에라는 말 그대로 웅장했다. 정면 라디에이터 그릴은 두툼하고, 브랜드명인 ‘GMC’를 선명하게 새겨 정체성을 드러냈다. 행사에 함께 참석한 관계자는 “GMC 시에라가 어떤 차인지 라디에이터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전고 1950㎜가 자랑하는 높은 차체는 운전자의 눈높이를 5t(톤) 트럭이나 버스 운전석 수준까지 높였다. 직접 운전석에 앉아 정면을 보니 앞차선 먼 곳에 세워진 차와 높은 안내판이 가깝게 보였다. 시원한 시야각이지만, 달리 말하면 사각지대가 많은 듯했다. 시에라를 타려면 발군의 운전실력이 기본이다.
갈색과 검은색을 강조한 실내 인테리어는 천연 가죽과 나무 질감을 잘 살린 ‘미국식 프리미엄’이었다. 과하지도, 투박하지도 않았다. 내부 공간은 당연히 넓었다. GM 한국사업장이 밝힌 GMC 시에라의 2열 무릎 공간은 1.1m다. 2065㎜에 달하는 전폭은 성인 남성 셋이 앉기에도 충분했다. 2열 시트를 들어올리면 더 많은 짐을 실을 수도 있다.
외부 적재함도 상상 이상이었다. 크기는 가로 1776㎜, 세로 1814㎜에 달한다. 성인 남성 셋이 누워도 공간이 남는다. 적재함 테일게이트를 내려 계단이나 받침대로 쓸 수 있는 ‘6펑션 멀티프로 테일게이트’도 눈에 띄었다. 운전자는 목적에 따라 테일게이트를 활용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GM이 픽업트럭 브랜드를 오랫동안 판매했기에 구현할 수 있었던 기술”이라고 했다.
가속페달을 지긋히 밟자 강한 힘이 느껴졌다. 강한 출력이 필요한 가속구간에서는 떨림이 감지됐지만, 불쾌함이 아닌 놀이기구 같은 경쾌함이 먼저 느껴졌다. 오르막 구간에서도 움직임이 가벼웠다. 특히 안정적인 승차감이 인상적이었다. 픽업트럭이라는 편견을 지울 정도로 정속구간 중에는 세단의 푹신한 승차감을 제공했다.
엔진은 6.2ℓ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제원은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m다. 경량화의 흐름을 거스른, 덩치에 어울리는 구성이다. 편안한 승차감의 비밀이 보닛 안에 숨어있었다.
고출력의 단점인 연비는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공인 복합 연비는 7㎞/ℓ(도심 6㎞/ℓ, 고속 8㎞/ℓ)다. 기름값이 최근 다소 내렸지만, 전동화 바람을 고려하면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은 더 클 수도 있다. 국내 도로 환경을 고려했을 때 높은 전고와 넓은 전폭도 제한적이다. 도로를 달릴 때나 주차 공간에 차를 넣을 때 다소 불편했다. 도심에서는 옆 차선에서 달리는 차들이 시에라를 의식하는 움직임이 보였다. 차선을 가득 차지하고 달리는 육중한 덩치에 위압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GMC 시에라의 판매가격은 9330만원이다.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드날리 X-스페셜 에디션은 이보다 더 높은 9500만원이다.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국내 픽업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렉스턴 스포츠가 2519만원(와일드M/T 기준)부터 3740만원(익스페디션 기준)의 가격대를 형성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성비’는 또 다른 고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상품성을 꼼꼼하게 따진다면 GMC 시에라에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있다. 편안한 승차감과 거대한 적재함의 활용성이 대표적이다. 미국차답지 않은 완성도 높은 조립 상태도 합격점을 줄 수 있다. 그리고 고출력에 목마른 소비자라면 GMC 시에라의 힘에 매료될 가능성이 크다. 일상용과 레저용 차를 하나만 소유한다면, 그리고 무조건 크기가 커야 한다면 GMC 시에라가 모범답안이다.
회사 관계자는 “직접 운전해보면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성능을 느낄 수 있다”며 “특히 오프로드와 캠핑・차박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라면 분명히 만족감을 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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