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안 죽으면 내가 죽는다”…세계 최강국들 살벌하게 싸우는 이유는 [추적자 추기자]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3. 3. 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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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류더인 TSMC 회장(오른쪽), C.C. 웨이 TSMC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이 점입가경입니다. 미국의 선제공격에 중국이 정면대결을 선포하며 사실상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는 현재 모든 산업분야에서 두루 쓰이는 산업계의 쌀과 같은 존재입니다. 특히 기술발전으로 인해 반도체는 기존 기계설비까지 대체하며 사실상 모든 것의 반도체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계화 제품이었던 자동차는 대부분 부품이 전장화되며 전자제품이라 불러도 무방할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를 비롯해 모든 기술과 제품들이 전장화되며 완벽한 반도체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처럼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강대국들의 보이지 않는 무역전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기술경쟁력을 갖춘 미국, 한국, 대만,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기술 경쟁력을 더욱 확보하고 생산 공정을 더욱 첨단화하고 비용을 낮추면서 시장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어왔습니다. 대한민국 역시 반도체하면 빼놓을 수 없는 기술 선진국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그 사이 어디쯤 한국이 껴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선전포고는 미국이 먼저 했습니다. 거시경제의 위기감이 높아지자 미국은 아메리카 퍼스트, 자국민 우선주의를 택했습니다. 전 세계 반도체 사용 및 소비 1위 국가인 미국은 기존 해외에서 생산한 반도체 사용 전략을 수정해 자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사용하겠다고 선포합니다.

그 결과 미국서 생산한 반도체에 세제 혜택 등을 주고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당근을 던져 미국 공장 건립을 유도했습니다. TSMC와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미국 공장 건립에 박차를 가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죠. 물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무언의 압박이기도 합니다. 미국 입장에서 어쩌면 반도체 기업 길들이기에 들어간 것인데 시장이 워낙 큰 미국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미국행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 캠퍼스에서 반도체 공급망 전략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특히 미국의 반도체 집중전략 핵심은 중국을 고립시키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내세운 미국은 자국 생산 제품에 대한 혜택을 주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페널티를 부여했습니다. 중국산 제품 뿐 아니라 중국산 원자재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도 안된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특히 미국 상무부는 수출관리규정을 개정해 중국의 반도체 관련 기업의 수출통제 명단 추가 등을 통해 압박을 강화했습니다.

이러한 제재에 중국 역시 크게 반발했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실리콘밸리 선전에서 열린 집적회로서밋(ICS2022)에서 웨이샤오쥔 칭화대 교수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제재는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시장 발전을 좌절시키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특히 내수 시장 자체가 무척 큰 중국으로서 미국의 중국 고립 정책이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 호언장담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위기는 곧바로 찾아왔습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들의 영업실적 악화는 불가피했습니다. 매출이 줄어든 것 뿐 아니라 외국에서 공수해 오던 반도체 제조장비 역시 미국 제재로 구하기가 어려워진 상황 탓입니다.

중국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 역시 웨이퍼 주문이 70% 이상 감소했습니다. 많은 반도체 기업이 직원 수를 줄이고 추가 공장 건설을 연기하는 등 긴축에 들어갔습니다. 이처럼 자신만만했던 초기와 달리 실제 중국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자 중국 정부도 직접 지원에 나섰습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양쯔메모리에 129억위안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화 2조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입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맞서 자국 기술력을 키우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방침입니다. 중국 정부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를 조성해 이러한 기금을 조성할 방침입니다. 중국 특성상 정부가 직접 마음을 먹고 움직인다면 산도 옮길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 = 신화통신 화면 캡처]
반도체 기금은 2014년 출범한 중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 펀드입니다. 중산궈지,양쯔메모리 등을 지원해왔습니다.

문제는 미국의 대중제재에 동참하는 우군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과 네덜란드가 이러한 제재에 동참하기 시작했습니다. 네덜란드의 ASML은 대표적 반도체 제조장비 생산업체로 중국에 제조 장비를 공급하지 않으면 중국의 내수화에도 큰 타격을 입을 전망입니다.

미국의 움직임에 직접 대응에 나선 중국 정부. 과연 이 양강의 반도체 전쟁의 결과는 어떻게 마무리될까요.

미국이 중국의 목을 죄어올수록 중국의 반발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보이지 않는 전쟁이라 불리는 이러한 기술 경쟁과 산업전쟁의 최종 승자가 예상대로 미국으로 막을 내릴지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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