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북한 아사자 속출 우려…골고루 나눠도 부족”
북한이 식량난이 악화해 아사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미국 CNN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도 북한 인구 절반 가까이는 영양실조 상태였다.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루카스 렌히포-켈러 연구원은 유엔과 한국 정부 모두 교역현황과 위성사진 등을 바탕으로 북한 내 식량 공급이 “인간이 최소한의 필요를 채울 양 아래로 감소했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엘리트와 군을 우선시하는 북한 관행상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주민들에게 식량이 동등하게 분배된다고 해도 “굶주림과 관련된 죽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지난달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20년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전에도 북한 인구의 절반 가까이는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3년간 국경 봉쇄로 북한의 식량난은 더욱 심각해졌다.
CNN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노동당 중앙위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농업과 국가경제계획의 ‘근본적 변혁’을 촉구하며 농업에 대한 국가통제 강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부가 식량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북한은 중국과 국경을 봉쇄하고 무역을 최소화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미사일 시험발사로 자원도 고갈시켰다는 것이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리나 윤 선임연구원은 2020년 김 위원장이 국경을 넘으려는 자는 발견 즉시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북한 경제 유지에 큰 역할을 했던 비공식 교역이 거의 중단된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평범한 주민들이 상품을 사는 북한 내 시장들에 (비공식 교역이) 주된 생명줄 가운데 하나”라면서 “북한은 국경을 개방하고 무역을 재개하는 한편 농업발전을 위해 필요한 물자를 들여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렌히포-켈러 연구원은 중국과 국경에서의 비공식 교역을 허용하는 것은 김 의원장의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정권은 자신의 권력을 위협할 수 있는 기업가 계급이 번창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수십년간 만성적 영양실조에 시달려왔다”며 “이 나라에 조만간 기근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의 식량난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고난의 행군 당시 아사자는 최소 3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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