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하지 말고 신나게 놀아" 아래층 할아버지 편지 화제

"편지를 받고 엄청난 감동을 받았단다. 너무나 착하고 반듯하게 자라고 있구나. 할아버지가 꼭 부탁할게. 지금처럼 조심하지 말고 신나게 놀아야 한다. 할아버지 손녀도 초등 6학년, 3학년이야. 낮에는 아무도 없다."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로 시끄러운 요즘, 위층 아래층 주민들이 서로 따뜻한 편지를 주고받은 일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인천시 서구의 한 아파트 14층에 사는 A 씨는 지난 달 25일, 자신의 딸 2명과 조카 2명을 데리고 아래층에 찾아가서 손편지와 롤케이크를 전달했습니다.

아이들이 각자 이름으로 "떠들고 뛰어놀면서 시끄럽게 해서 죄송해요"라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모두 건강하시라는 편지를 전했습니다.

이때 아래층 집주인 부부가 없어서 아이들의 손편지와 케이크는 부부의 아들에게 전달됐습니다.

그리고 나흘이 지난 지난 1일, 초인종이 울려서 나가봤더니 아래층 할아버지가 손수 쓴 편지와 통닭을 사 먹으라며 5만 원이 들어있는 봉투가 놓여있었습니다.

아래층 노부부는 아이 4명 이름을 모두 적어가면서 "편지를 받고 엄청난 감동을 받았단다. 너무나 착하고 반듯하게 자라고 있구나. 할아버지가 꼭 부탁할게. 지금처럼 조심하지 말고 신나게 놀아야 한다. 할아버지 손녀도 초등 6학년, 3학년이야. 낮에는 아무도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A 씨는 "아래층에 살던 예전 집주인이 층간소음에 민감해서 마음 졸이며 지내다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새로 이사 오셨다고 들어서 아이들이 너무 심하게 쿵쿵거린 거 같아 다 같이 모여 앉아 반성하면서 편지를 쓰도록 했어요. 그리고 삼일절을 맞아 집에서 쉬는데 아래층 할아버지가 찾아와 감동을 선물해주셨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또 "편지를 받고 눈물이 날 뻔했어요. 이런 따뜻한 마음 너무 오랜만이라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습니다. 정말 멋진 어르신들이라 많이 배워요. 이번 주말에 아이들과 통닭을 먹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범주 기자news4u@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