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이게 뜨겠나" 했는데…日 관광객에 인기폭발 '잭팟' [방준식의 레저 스타트업]
뉴진스 MV 촬영지, RM이 방문한 술집 등
해외팬덤 위한 K콘텐츠 장소 한데 모아
"올해 한류 천국 일본 시장 공략할 것"
대학교 앞에 BTS의 멤버 RM이 술을 마셨다는 호프집이 있었어요. 외국인 팬들이 네온사인으로 표시된 자리에 줄을 서서 인증샷을 찍더라고요. K콘텐츠와 여행을 결합하면 통하겠다 생각했죠. 그렇게 전국에 있는 'BTS 뮤직비디오 촬영지 향호해변', '블랙핑크 단골 식당' 등 3년 만에 전국 1만 여개의 콘텐츠들을 한곳에 모았습니다. 올해는 일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입니다.
'소녀시대 덕후'였던 25살 청년들은 어느 날 창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한류 콘텐츠를 이용해 해외 관광객들을 한국에 여행을 오게할 수 없을까." 그렇게 그는 전국 지도에 K팝 스타들이 다녀간 시시콜콜한 장소까지 전부 표시했다. '이게 설마 뜨겠나' 생각이 들었지만 트위터를 통해 입소문이 났다. 가장 열광한 곳은 일본 관광객들이었다. 글로벌 여행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울때 "한국만이 가진 K콘텐츠로 승부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다"며 자신감을 얻었다. 창업 3년 만에 시장에서 수십억대의 기업가치를 받아 지난해 9월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에 인수 합병된 스타트립 황영진 대표(28)와 이민우 대표(28)의 이야기다.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한류 장소 큐레이션 서비스 플랫폼 '스타트립' 황영진 대표(28)입니다. 23살 때 첫 창업을 했습니다. AI기반 자막 번역 서비스였고 2020년 스타트립으로 두번째 창업을 했습니다. 이제 3년차 스타트업입니다."
Q. 팬덤과 여행의 결합이 신선하네요.
"팬덤과 여행 둘 다 관심 있었습니다. 저와 이민우 대표 모두 소녀시대의 팬이어서 팬덤 생태계에 대해 알고 있었죠. UFO 타운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문자를 보냈던 이야기를 하며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첫 아이디어는 우연히 고려대 앞 별난주점에서 당시 이민우 공동 대표와 이야기를 하다 나왔습니다. BTS의 리더 RM이 왔던 자리에 네온사인이 붙어있는 것을 봤죠. 국내외 팬들이 줄을 서서 인증샷을 찍더라고요. K팝 콘텐츠가 여행과 결합하면 좋겠다 생각했죠."
Q. 처음부터 해외 고객이 타깃이었군요.
"인바운드(입국자) 여행객은 아웃바운드(출국자) 여행객과 달리 국가가 다양합니다. 특정 국가를 타깃하는 마케팅이 통하지 않습니다. 채널 찾기도 힘들죠. 단가도 높고요. 전세계 팬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공간도 없습니다. 우선 K컬처를 좋아하는 사람을 모아야겠다. 이들이 잠재 여행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Q. 반응은 어땠나요.
"트위터에서 먼저 반응이 왔습니다. 스타트립을 찾는 검색량 늘었죠. 인스타그램에 콘텐츠 업로드를 하면 '좋아요'가 많더라고요. CTO 박현수님도 인스타그램의 반응을 보고 이 사업에 합류를 할 확신이 들었다고 하셨습니다."
Q. 경쟁사가 있나요.
"없습니다. SNS에 정리해서 올리는 개인팬은 있지만 지속성이 약하고 특정 아이돌의 콘텐츠만 올리고 있죠. 외국팬들은 한국과 달리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한번에 여러 아이돌을 좋아합니다."
Q. 코로나 기간을 어떻게 버텼나요.
"인바운드 시장이 닫히면서 고민이 컸죠. 사업의 갈림길에 섰을때 지난해 9월 마이리얼트립과 합병후 다시 방향성을 잡았습니다."
Q. 콘텐츠는 얼마나 확보했나요.
"장소 콘텐츠는 1만여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주일에 200~300개씩 늘리고 있습니다. 큐레이션에 프리랜서들이 돕고 있습니다. 앱 서비스 2년 6개월 만에 양대마켓에서 누적 1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습니다."
Q. 마리트와는 어떤 시너지를 내고 있나요.
"현재까지는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선 글로벌 팬덤을 모으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행 상품은 그 뒤에 함께 팔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입니다. 현재 미션은 스타트립 자체의 힘으로 인바운드 여행객을 모객 하는 것입니다."
Q. 특별히 공략중인 해외 시장이 있나요.
"일본 시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스타트립 이용자의 약 30%는 일본 팬입니다. 일본여행객에 대한 이해도와 데이터를 쌓고 있습니다. 여행에는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계획을 수립하거나 상품을 구매하거나 후기를 남기는 단계 등 다양한 단계가 있죠. 스타트립은 여행에 영감을 불어 넣는 단계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여행을 결정하지 않은 사람도 한국에 오도록 유인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 계획입니다. 여행에 대한 영감을 어떻게 불어 넣을 수 있을지 생각중이죠. 여행산업의 가장 앞단에 있는 스타트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
Q. 일본이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크군요.
"저희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인 절반 이상은 K콘텐츠 때문에 한국을 찾는다고 나옵니다. 여행 자체가 목적 아닌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한국 방문으로 이어지고 있죠. 한류에 열성적입니다. 최근 우영우나, 이태원클라스를 보고 드라마속 장면이 어디인지 찾을 수 없었는데 스타트립을 통해 알아가면서 성지순례를 하는 여행객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Q. 인바운드 시장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아웃바운드는 토종OTA가 차지했지만, 인바운드는 3년전이나 지금이나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플랫폼은 이미 △숙박 △투어&액티비티 △가격 경쟁력에서 압도적이죠. 그들이 가지지 못한 우리만의 강점은 K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여행 상품을 구매하고 예약하기 이전 단계부터 공략해야 합니다. 여행에 대한 영감을 불어 넣고 자연스럽게 한국 OTA에서 상품을 구매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Q. 어떤 콘텐츠들이 인기인가요.
"전국에 K콘텐츠 관련 명소들이 엄청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자체에서도 앞장서서 장소 마케팅을 하고 있죠. 최근 인기를 끈 △더 글로리 △포항 동백꽃필무렵 촬영지 등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에게도 즐길만한 콘텐츠가 됐습니다. 콘텐츠와 여행을 결합하면 인바운드 고객을 유치 할수 있을 것입니다."
Q. 신사업을 준비중이신가요.
"일본인 1500명 대상으로 테스트 중인 서비스가 있습니다. 한류 여행에서 불편함을 겪는 이들의 문제를 쉽게 해결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큐레이션한 장소 뿐 아니라 요청을 하면 찾아주는 방식입니다. 드라마나 인스타에서 본 장소나 K팝 스타가 SNS에 올리면 찾아주는 것이죠. 쌍방향으로 소통하여 더욱 유저의 니즈를 잘 알 수 있고, 데이터도 빠른 속도로 쌓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모아 AI학습도 준비중입니다."
"마이리얼트립이 아웃바운드 여행시장에서 강력한 플레이어로 성장했습니다. 스타트립도 인바운드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로 키울 생각입니다. 글로벌 플랫폼들은 거대한 자본과 압도적인 물량을 가지고 있죠. 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차별점이 필요합니다. K콘텐츠가 가진 힘이야 말로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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