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LP판, 세월의 소리까지 듣는다

오종찬 기자 2023. 3. 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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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 기자의 Oh!컷]
[Oh!컷] 인천 신포동에 위치한 LP 카페 '흐르는 물'에서 안원섭 대표가 LP판을 정성스레 닦고 있다. 음악 카페 거리로 유명한 신포동에서 30년 넘게 자리를 지킨 이곳은 카페로서는 최초로 '백년가게'에 선정됐다. / 오종찬 기자

인천 신포동의 한 LP 카페. 30년이 넘는 역사만큼이나 레트로(복고) 감성이 가득했다. 수납장 가득 꽂혀 있는 LP판 5천장은 시각적으로 따뜻하게 느껴졌고, LP판이 돌기 시작하며 울려 퍼지는 미세한 잡음은 마치 ‘자 이제 곧 음악이 시작될 거야’라고 속삭이는 것처럼 매력적이었다. 흐뭇한 미소를 짓던 주인장은 “LP 레코드가 들려주는 음악의 매력은 바로 엄마의 고향집 같은 포근함”이라고 말했다.

요즘은 구하기도 힘든 LP판을 틀어주는 음악 카페에 디지털 음원을 듣고 자란 MZ세대도 찾아온다. 잡음 하나 없는 디지털 음악 말고 LP판 위의 작은 먼지에도 ‘지직’거리는 음악을 들으러 오는 이유가 뭘까. 카페를 찾은 한 30대 방문객은 이렇게 대답했다. “어렸을 때 아빠가 레코드판을 틀어놓고 같이 춤추던 기억이 아련해요. 가끔 들려오는 잡음도 정겹고요. 오래된 추억을 듣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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