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숨졌는데‥'소송 3년' 가해자는 졸업했다

장슬기 2023. 3. 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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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학교 폭력 위원회의 처분을 둘러싼 1심 소송 결과에, 평균적으로 1년이 넘게 걸렸다는 MBC의 전수 조사를 전해 드렸는데요.

이 중에는 무려 3년이 걸렸던 소송도 있었습니다.

이 소송의 피해자를 저희 취재팀이 만나고 왔습니다.

성폭력과 2차 가해 등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세상을 떠난 한 중학생의 가족인데, 소송이 길어지는 사이에, 퇴학 처분을 받았던 가해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졸업까지 했습니다.

장슬기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5년 전 중학생 딸을 잃은 아버지는 지금도 오래된 학생증을 품에 넣고 다닙니다.

[피해 중학생 아버지] "<갖고 다니시네요. 아직도> 평생 가지고 다닐 거라‥"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어느 날 바뀐 딸의 SNS 소개글이 마지막 메시지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피해 중학생 아버지] "아무 의미가 저는 모르고 와이프한테 '당신은 좋겠어, OO이가 이렇게도'라고 보내고‥"

갑자기 떠난 이유는 장례를 치르던 중에야 알게 됐습니다.

[피해 중학생 아버지] "친구가 (딸이) 학폭을 좀 당했다고 비슷하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성폭행 당한 게 있다‥"

사건 2년 전인 2016년, 중학교 1학년이던 딸이 근처 학교의 고교생에게 성폭력을 당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또래 중학생은 '소문을 내겠다'며 협박해 두 차례 성폭행했고, 다른 고교생은 '문란하다'며 허위 사실을 퍼뜨렸습니다.

딸이 떠난 뒤에야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학교폭력을 신고했습니다.

가해 학생의 3개 학교에서 각각 학폭위가 열렸지만, 결론은 쉽게 나지 않았습니다.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이 함께 고용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처분을 미루자"며 시간을 끌었기 때문입니다.

'범죄 혐의가 인정된 뒤에 결정하자', '피해를 주장하는 당사자가 사망해서 없다', '공소장을 읽어보니 무죄 아니면 징역이라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유를 댄 겁니다.

결국 피해자가 숨진 지 1년 뒤에야 성폭력을 저지른 고교생에게 퇴학 처분이, 나머지 두 가해자에게 각각 전학과 사회봉사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고교생 측이 즉각 소송을 냈습니다.

한 달 만에 '처분이 부당하다'면서 집행 정지와 퇴학 취소를 요구한 겁니다.

'퇴학 조치는 정당했다'는 1심 결과가 나온 건 학폭위 처분 3년 뒤인 지난해 5월이었습니다.

가해 고교생은 이미 졸업하고도 남았습니다.

[피해 중학생 아버지] "좋게 얘길 하자면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하고 싶긴 한데요. 제 속마음은 찢어 XXX 싶죠. 그렇게라도 '네가 졸업을 하고 어떻게 살겠냐'는 생각인 거죠."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징계 조치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내고 있지만 법원이 인정한 건 최근 3년간 17.5%에 불과합니다.

[박상수/변호사] "얼마나 힘든지 고통받고 있는지를 판사가 그 목소리를 한 번만 들어도 (재판) 기일이 이렇게 늦춰지는 것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고‥ "

신속한 재판 진행의 필요성과 함께, 가해자가 낸 행정소송이라 해도 피해자 측의 진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슬기 입니다.

영상취재 : 정인학 / 영상편집 : 조민우 / 자료조사 : 김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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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정인학 / 영상편집 : 조민우 / 자료조사 : 김세연

장슬기 기자(seul@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60828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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