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도 첩자" "수박 7적 처단"···李 체포안 후폭풍 어디까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다수의 '이탈표'가 나온 뒤 그 후폭풍이 여전히 거세다. 소위 '개딸'(개혁의 딸)들로 대표되는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급기야 이낙연 전 대표를 영구제명하는 것을 넘어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을 '첩자'로 보고 처단해야 한단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3일 민주당 당원 청원게시판인 '국민응답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이번엔 이낙연 전 대표를 민주당에서 영구제명 해야한다'는 청원에 5만8180명의 권리당원이 동의했다. 이 청원자는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최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이탈 표결을 주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달 27일 열린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재석 297명중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했다. 민주당 의석이 169석임에 비춰볼 때 약 30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셈이다.
청원에 2만명이 동의하면 지도부에 청원 내용을 보고하고 5만명을 넘기면 지도부 논의를 거쳐 답하도록 돼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청원 요건에 맞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민응답센터에 답변을 게재한다"며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해당 게시글이 게시된 시점으로부터 30일 이내 답하도록 돼 있는 만큼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청원들에 대해서도 논의해 답변 내용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들도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원외지역위원장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결 과정에서 일부 의원이 의원총회와 당의 총의와 달리 투표하는 일이 발생했다.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여러 차례 진행된 당내 논의 과정에서 이 대표의 범죄사실이 소명됐다거나 체포동의안에 찬성하자는 주장은 단 한 번도 없었고 단 한 사람도 하지 않았다.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포스터가 등장했다. 이 포스터는 '수박 7적 처단하자'는 제목 아래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가 '첩자'라고 주장하는 내용과 이들의 얼굴, 휴대전화번호, 업무용 전화번호 등까지 담겼다.

이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내 분열을 초래하는 행동들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성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촉구하고 있음에도 이 같은 움직임이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신과 불안을 잠재우면서 당이 더 단단히 하나로 되는 것"이라며 "이런 단결과 단합을 저해하는 언행들은 서로가 더 자제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지난달 28일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의원 개인의 표결 결과를 예단해서 명단을 만들어 공격하는 등의 행위는 당의 단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당직자들은 이 부분을 유념하고 의원, 당원과 소통을 강화해 (논란을) 해소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오는 9일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갖고, 지난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비명계(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통화에서 "배신자 프레임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고 진통과 갈등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며 향후 당 단합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직 회동 전이니 상호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총선까지 이 체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느냐란 부분에서 우려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있지 않나"라며 "(대표직 사퇴를 포함해 우려하는 부분을 당과) 분리해 달라는 것이고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포함해 실질적인 고민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당내 의견수렴에 나선다고 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요구하는 이 대표의 사퇴와 같은 거취에 관한 결단이 상호간 절충점을 찾기 매우 어려운 사안인 만큼 의견수렴 이후로도 여진을 가라앉히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대표직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고 비명계는 계속 반대편에서 흔들 것이기에 싸움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내년 총선까지 끼어 있어서 양상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 돌파를 위해 민주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갈 수 있지 않겠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표가 엄연히 자리하고 있는 만큼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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