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 시대에 가입률 고작 0.8%… "펫보험 왜 안드시개?"
[편집자주]반려동물이 금융업계에 새 키워드로 떠올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고 관련 시장이 5조원에 육박하면서 금융사들도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서 반려동물로 지정된 종은 개·고양이·토끼·페럿·기니피그·햄스터 등 6종이지만 주역은 단연 개·고양이다. 금융사들은 개·고양이를 중심으로 형성된 '펫팸족(반려동물과 가족의 합성어)'을 잡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며 경쟁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하지만 가파른 반려동물시장 성장 속도에 비해 펫금융 활성화는 좀처럼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진국에 비해 법과 세부정책이 미비하고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반려동물시장을 잡기 위해 금융사들과 정부가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① 1500만 시대에 가입률 고작 0.8%… "펫보험 왜 안드시개?"
② "병원비 부담 느는데" 반려인 맞춤 카드·예적금 혜택은 미미
③ 금융권, '펫심' 잡기 위한 활성화 방안은?
#. 11살이 된 푸들을 키우고 있는 직장인 A씨(45)는 자신의 반려견 진료비가 커지자 펫보험에 가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11살이 넘은 노견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거의 없었다. 조건에 맞는 상품을 찾아 가입하려 했더니 높은 보험료에 비해 보장받을 수 있는 범위가 턱없이 부족했던 펫보험. 결국 A씨는 고민 끝에 가입을 포기하고 반려견을 위해 매달 5만원씩 돈을 모으기로 했다.
#.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B씨는 지난해 12월 자주 구토를 하는 반려견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30만원대 건강검진을 예약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사전에 고지되지 않았던 추가 검사들이 하나둘 더해지더니 최종적으로 60만원 넘게 청구됐기 때문이다. B씨는 "피 검사 하나 추가될 때마다 10만원씩 불어나는 식"이라며 "필요한 검사라면 당연히 받아야겠지만 적정 진료비를 미리 알 수 없으니 달라는 대로 낼 수밖에 없어 답답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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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동물의료수가제가 폐지된 이후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천차만별인데다가 가격을 비교할 방법도 사실상 사라졌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2019년 반려동물 송곳니 발치는 최저 5000원부터 최고 40만원까지 무려 80배 차이가 났다. 반려동물의 필수 예방접종 항목인 개 인플루엔자는 최대 5배, 광견병 백신은 3.3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병원마다 진료항목·수가가 표준화돼 있지 않다 보니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산정하거나 손해율을 관리하기 위한 통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적극적인 상품 개발을 위해선 보험요율(보험금 대비 보험료 비율)부터 명확히 산정해야 하는데 보장 내역별로 보험금을 얼마나 지급하게 될지를 정확히 가늠할 수 없는 탓이다.
이로 인해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높은 담보에 대해서는 가입 조건을 까다롭게 내걸게 되고 보험료도 자연히 비싸게 책정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입자 입장에서는 보험 가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고 보험료가 비싸다는 이미지 때문에 펫보험 가입을 꺼리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까지 펫보험 계약건수는 6만1000건으로 9개월 만에 2021년 전체 계약건수인 4만9766건을 훌쩍 넘었다. 2017년 계약건수가 2781건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5년만에 21.9배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 보험료 규모도 265억2487만원으로 2017년 9억8400만원보다 26.9배 늘어났다.
펫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도 2017년 기준으로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3개사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손해보험사 11곳이 모두 판매하는 중이다. 판매사가 늘면서 고양이 전용 상품이 출시되는 등 상품 종류도 다양해졌으며 특약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영역도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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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통원 치료비는 통상 실제 비용의 50~70%를 보장하는데 연간 총액이 입원·통원 각각 500만원 정도로 제한된다. 흔한 질병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있다. 이를테면 무릎뼈(슬개골) 탈구는 소형 반려견에서 흔히 발생해 진료비 지출이 잦은 질병이지만 보험사들은 면책 기간(가입 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기간)을 길게 설정하거나 아예 추가 가입비용이 필요한 특약 상품으로 판매한다.
이렇다 보니 반려동물 의료비 보장의 필요성을 느끼는 보호자라도 적금 가입 등으로 보험을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펫보험 상품이 개선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도 보호자가 보장 내용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동물병원 표준진료제 도입을 목표로 수의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강윤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표준진료제 시행으로 펫보험 상품의 보장성이 늘어나면 보호자의 진료비용 부담이 줄고 진료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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