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석의 실전투자]집주인 배우자와 매매, 위임장 확인해야 안전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2023. 3. 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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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1년 차인 맞벌이 부부 A 씨는 시댁에 살다가 최근 분가를 앞두고 내 집 마련에 나섰다.

이때는 집주인으로부터 대리권을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우자에게 제3자에 대한 대리권을 수여한 집주인은 대리권 범위 안에서 행한 배우자의 법률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또 계약금을 비롯해 중도금, 잔금을 지급할 때는 반드시 배우자 통장이 아닌 집주인 본인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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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도는 배우자가 대리 못 해
위임장 등으로 대리권 있는지 확인 필수
잔금도 집주인 본인 계좌로 보내야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결혼 11년 차인 맞벌이 부부 A 씨는 시댁에 살다가 최근 분가를 앞두고 내 집 마련에 나섰다. 신혼 때부터 합가해서 살다 보니 주택 매입은 크게 신경 쓰지 못했다. 그래서 주말이면 집을 보러 다니고 있다. 최근 A 씨는 급매물로 나온 아파트가 마음에 들어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집주인이 해외 출장 중이라 집주인 아내와 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 집주인의 아내는 자신이 남편의 인감도장을 갖고 있다며 ‘매매 계약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 경우 믿고 아파트 계약을 해도 될까.

일반적으로 부부는 일상적인 가사에 관한 법률행위에 대해서는 서로 대신해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법에서 정하는 일상 가사란 부부의 공동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통상의 사무(식료품, 연료, 의복 구매 및 자녀의 양육·교육비 등)를 말한다. 다시 말해 ‘일상의 가사 대리권’은 그 동거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각각 필요한 범위 내의 법률행위에 국한된다.

이때 부부 중 한쪽에서 일상의 가사에 관해 제3자와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배우자는 이로 인한 채무에 연대책임을 진다. 다만 이미 제3자에게 배우자의 책임 없음을 명시한 때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러나 부부라 해도 배우자의 부동산을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것은 일상 가사에 들어가지 않는다. 부동산 매매 계약은 당사자 간에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을 매매할 때는 매도자가 해당 집의 실제 소유자가 맞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물론 불가피한 사정으로 집주인의 배우자 또는 존·비속과 계약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때는 집주인으로부터 대리권을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우자에게 제3자에 대한 대리권을 수여한 집주인은 대리권 범위 안에서 행한 배우자의 법률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 매매 계약을 할 때는 상대방의 대리권 수여(수권행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대리권 수여는 구두로도 가능하지만, 서면으로 확인하는 게 확실하다. 이때 위임장에는 집주인의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증 사본이 첨부돼야 한다. 또 부동산 처분 행위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실제 계약을 하기 전 매수자가 집주인과 직접 통화를 해서 매도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계약금을 비롯해 중도금, 잔금을 지급할 때는 반드시 배우자 통장이 아닌 집주인 본인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하여야 한다.

부부간 일상의 가사 대리권만으로 해외에 출장 중인 배우자의 아파트를 매도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배우자가 집주인인 남편의 인감도장을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만 가지고서는 인감도장의 사용에 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위임받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배우자에게 대리권 수여가 없었다면 매매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조선시대 문인인 정철은 ‘부부유은(夫婦有恩)’, 즉 부부는 일심동체이자 상호 간의 존경의 대상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얘기가 무색할 정도로 자산관리에 있어서 배우자의 법률적인 행위는 제한적이다. 부동산 거래를 할 때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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