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韓 젊은 음악가, 나보다 몇 배 잘해 좋다”

이강은 2023. 3. 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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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많아지면서 좋은 것 중 하나가 젊은 사람(후배)들이 이렇게 (음악) 잘하는 것을 지켜보는 거예요. 내가 (그들 나이 때) 했던 것보다 몇 배 더 잘하니 기분이 좋아요."

"성진이가 열세 살 때 어느 호텔에서 짧은 곡 하나 치는 것을 (우연히) 듣고 '아이가 어떻게 이런 걸 치지?' 했어요. 아이가 단순히 잘 치는 게 아니라 음악적으로 모든 걸 이해하면서 치는 모습에 놀랐는데, 그 아이가 벌써 어른이 됐네요. 우리나라 젊은 사람(음악가)들이 발전하면서 잘하는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두 사람은 조성진이 중학교 3학년이던 2009년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15년간 여러 무대에서 지휘자와 연주자로 호흡을 맞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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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년’ 세계 最古 명문 교향악단
‘드레스덴…’ 내한 공연 지휘 맡아
조성진과 협연… 5일까지 나흘간
조 “중3때부터 꾸준한 인연 영광”

“나이가 많아지면서 좋은 것 중 하나가 젊은 사람(후배)들이 이렇게 (음악) 잘하는 것을 지켜보는 거예요. 내가 (그들 나이 때) 했던 것보다 몇 배 더 잘하니 기분이 좋아요.”

2일 ‘정명훈&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피아니스트 조성진 협연’ 기자간담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지휘 거장과 피아니스트가 나란히 앉았다. 정명훈(70)은 “협연을 가장 많이 한 연주자가 조성진(29)이다. 같이할 때마다 흐뭇하다”며 조성진을 극찬했다. “성진이가 열세 살 때 어느 호텔에서 짧은 곡 하나 치는 것을 (우연히) 듣고 ‘아이가 어떻게 이런 걸 치지?’ 했어요. 아이가 단순히 잘 치는 게 아니라 음악적으로 모든 걸 이해하면서 치는 모습에 놀랐는데, 그 아이가 벌써 어른이 됐네요. 우리나라 젊은 사람(음악가)들이 발전하면서 잘하는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두 사람은 조성진이 중학교 3학년이던 2009년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15년간 여러 무대에서 지휘자와 연주자로 호흡을 맞춰왔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 공연을 앞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명훈(왼쪽)이 조성진의 어깨를 만지며 밝게 웃고 있다. 뉴시스
정명훈은 “세계적 악단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일본과 중국을 들르지 않는 등) 한국에서만 투어 공연을 열 만큼 한국의 음악적 수준이 높아졌다는 데 감사함을 느낀다”며 젊은 음악가들이 가져야 할 기본 자세도 조언했다. “시간이 흘러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몰라요. 음악가로서 성공해 돈도 많이 벌고 유명해질수록 잘못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훨씬 많아집니다. 한평생 겸손하게 (음악만 바라보는) 한 방향으로 나가는 게 힘들겠지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15년 동안 지켜본 조성진은 그 길을 잘 가는 것 같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조성진은 “중3 때 첫 협주곡 연주를 정명훈 선생님과 했는데 그 이후에도 선생님이 계속 함께해주셔서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저는 ‘음악이 완성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발전이 없어서 그런 생각 안 하고 어떻게 하면 잘 칠 수 있을지도 생각 안 한다”고 말했다. 음악의 본질을 더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자연스러운 음악이 나오도록 하는 데만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명문 교향악단으로 475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함께 이날 세종 예술의전당부터 5일 서울 예술의전당까지 나흘간 무대에 오른다. 2012년 이 악단 최초의 수석 객원지휘자가 된 정명훈은 7∼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 교향곡 전곡(7일 1·2번, 8일 3·4번)도 선보인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에이드리언 존스 대표는 “정명훈은 우리 악단 단원들에게 대부와 같은 존재다. 연주자들이 연주할 수 있는 공간과 여백을 자연스레 만들어준다”며 존경심을 내비쳤다.

정명훈은 “K팝과 영화처럼 (한국) 클래식도 짧은 시간에 이만큼 (수준이) 올라오고 잘 가는 것 같아 놀랍다”면서도 “한국 클래식 발전은 이제 시작이다. 바쁜 삶 속에서 균형을 찾아주는 클래식 음악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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