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북] “짧게 굴려볼까”… 환율 급등에 최고 5% 지급하는 증권사 달러RP 관심
올 초 1000만원을 미국 달러로 환전했던 직장인 김 모 씨는 두 달 새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렸다. 올여름 3년 만에 첫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김 씨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하락하자 싼값에 미리 환전을 했는데, 이 달러를 증권사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해 수익을 낸 것이다. A씨는 “예상보다 이자율이 높았고 환차익도 얻었다”며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달러 RP로 재테크를 하려고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여유 달러 자금을 굴릴 수 있는 금융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주식을 매매하는 투자자는 물론,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이들도 증가하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특히 지난달 이후 당분간은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투자자들은 증권사의 달러 RP에 주목하고 있다. 여유 달러가 있는 투자자의 경우 증권사 계좌로 외화를 송금해 달러 RP에 투자할 수 있다.
미국 주식을 매매하는 예수금이나 여유 달러를 RP에 투자하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일종의 달러 예금인 RP는 증권사가 가진 채권을 고객들에게 쪼개 판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증권사가 약정한 가격으로 다시 매수하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금융상품이다. 하루만 투자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환금성이 강화된 단기 금융상품이다.

은행의 달러 예금보다 이자가 높은 데다, 단기로 자금을 굴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증권사 RP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최근 환율이 올랐다고 하지만, 미국 경제 상황이 바뀌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어 달러 자금을 장기로 묶어두기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이 증권사 문을 두드리고 있다.
증권사 RP는 투자 기간별로 금리가 다르게 적용된다. 자유 입출금 형식의 ‘파킹 통장’으로 달러 RP에 투자한다면 자유 약정형을 선택하면 된다. 자유약정형 상품의 경우 한 달 내 짧은 기간 달러를 예치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최대 365일 자금을 투자하기로 계약하는 약정형의 경우, 정해놓은 계약 기간까지 보유할 경우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약정한 기간을 지키지 못하고 달러 RP를 매도하더라도 이자는 받을 수 있는데, 약정 수익률보다는 낮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하루 만 돈을 맡겨도 연 4.1%의 이자를 지급하고, 271일 이상~365일 약정 시 연 5.0%의 이자를 지급한다. 한화투자증권의 달러 RP 이자율은 수시형이 연 4.0%, 181일 이상~365일 계약형의 경우 연 4.9%다. 한국투자증권 달러 RP 이자는 연 4.25~4.75%다. 최소 가입 금액은 증권사마다 다른데, RP 매매 가능 시간은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로 다소 짧은 편이다.
특히 달러 가치가 하락했을 때 증권사 RP를 매수했다가 달러가 강세일 때 매도하면 환차익에 따른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RP에 대해 문의하는 개인 고객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월 1220원대로 떨어졌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낮춘 지난달 2일에는 1210원대까지 내려갔다. 그런데 며칠 뒤인 지난달 6일, 미국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환율이 급등하면서 최근에는 1320원대로 올랐다. 미국 고용 상황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어 미 연준이 경기 위축을 걱정하지 않고 물가 안정을 위해 통화 긴축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달러 강세를 촉발했다.
하지만 만약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강달러 추세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비교적 높은 이자를 받더라도 환손실이 이자 수익을 깎아 먹을 수 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발생한 달러화 독주는 미 연준의 강력한 긴축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유럽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브레이크가 없었지만, 올해는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 비교적 양호한 유럽 경제, 일본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 변화로 달러화가 나 홀로 강세를 보이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단기간 달러 변동성은 커지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달러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달러 RP의 경우 은행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증권사 RP는 국채와 공사채, 신용등급 ‘AA’ 이상의 신용도 높은 회사채 등 우량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부도 위험은 극히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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