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절개 ‘개두술’ 의사 고갈… 1년에 355일 ‘당당당당당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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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조교수 시절 후배가 들어오지 않아 2010년부터 8년 동안 매년 355일 당직을 서면서 수술장을 지켰다.
당시 방 교수가 개두술(開頭術)을 한창 많이 집도할 때는 1년에 360건을 하기도 했다.
방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신경외과 세부전공인) 뇌혈관 외과 의사는 고갈 수준"이라며 "젊은 의사들이 들어오지 않아 10년 내 개두술 숙련의가 사라질 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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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20시간씩 연간 360건 수술
환자 밀려 금요일 돼서야 퇴근
신경외과 숙련의 전국 133명뿐
소아과·산부인과도‘의사 대란’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조교수 시절 후배가 들어오지 않아 2010년부터 8년 동안 매년 355일 당직을 서면서 수술장을 지켰다. 당시 방 교수가 개두술(開頭術)을 한창 많이 집도할 때는 1년에 360건을 하기도 했다. 1년 중 닷새 빼고 매일 수술을 한 셈이다. 방 교수가 ‘당당당당당당당직’에서 벗어난 건 2018년, 후배 조교수가 두 명 들어오면서다. 방 교수는 “지금은 3일에 한 번꼴로 당직을 선다”며 “퐁당퐁당(이틀에 한 번), 당당당당당(매일 당직)이 아닌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의사의 진료과목 쏠림 현상과 고령화, 지역 편중 강화 등으로 의료 생태계가 붕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방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신경외과 세부전공인) 뇌혈관 외과 의사는 고갈 수준”이라며 “젊은 의사들이 들어오지 않아 10년 내 개두술 숙련의가 사라질 위기”라고 말했다. 뇌혈관 외과 의사는 뇌동맥류, 뇌출혈 등을 치료한다. 방 교수가 하는 개두술은 짧게는 1∼4시간, 길게는 10∼20시간이 걸린다. 요즘에도 하루 2∼3건씩 개두술을 집도한다. 지난주엔 월요일에 출근한 후 수술 일정이 많아 금요일까지 집에 가지 못했다.
고령화로 의료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에서 이탈하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뇌혈관외과의 경우, 전국 85개 수련병원 내 개두술 숙련의가 병원당 1.56명 수준인 133명에 그치고 있다. 방 교수는 “개두술 숙련의가 되려면 10년 이상 러닝커브(학습곡선)가 필요한데 저수가와 처우 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젊은 의사들은 지원하지 않는다”며 “이대로라면 뇌 분야는 소아과와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아과의 경우, 올해 상반기 전공의 확보율은 25%대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흉부외과도 최근 5년간 전공의 정원의 30∼60% 정도만 채워졌다. 분만 산부인과가 없는 시·군·구는 105곳에 달한다. 어렵고 힘든 수술을 하는 기피과일수록 의사 고령화는 심각하고, 그나마 있는 숙련의도 수도권으로 쏠리고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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