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교관 이상증상 ‘아바나 증후군’…“적국 공격 가능성 작아”

조해영 2023. 3. 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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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외교관이나 정보기관 직원들이 해외에서 보고한 이상 현상, 이른바 '아바나(하바나) 신드롬'이 적국의 공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은 작다는 미국 당국의 결론이 나왔다.

1일(현지시각) <워싱턴 포스트> 는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현상이 러시아 같은 적국의 공격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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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쿠바 아바나의 미국 대사관 앞을 자동차가 지나가고 있다. 아바나/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외교관이나 정보기관 직원들이 해외에서 보고한 이상 현상, 이른바 ‘아바나(하바나) 신드롬’이 적국의 공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은 작다는 미국 당국의 결론이 나왔다.

1일(현지시각)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현상이 러시아 같은 적국의 공격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아바나 신드롬은 2016년 쿠바 아바나의 미국 대사관에서 처음 보고됐다. 쿠바뿐 아니라 유럽이나 아시아 등 외국에 나가 있는 미국 대사관·정보기관 직원 다수가 귀 울림, 두통, 메스꺼움 같은 건강 문제를 토로한 것이다.

미국의 7개 정보기관은 1천건 이상의 ‘기묘한 건강 문제’를 검토해 왔다. 그 결과 5개 기관은 적국이 에너지 무기 등을 사용해 의도적으로 미국인들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매우 작다”고 판단했으며, 나머지 두 개 기관도 가능성이 “작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국은 아바나 증후군으로 보고된 사례들에서 일정한 유형이나 공통된 조건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사례 대다수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병이나 환경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봤다.

앞서 비슷한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면서 일각에선 러시아나 중국 등 적국 공격으로 증후군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2021년 10월에는 아바나 증후군을 경험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하바나 법’(신경계 공격에 시달리는 미국인 피해자 돕기 법)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로는 정보기관들이 조사를 진행해 왔다.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적국 배후설’ 가능성을 본질적으로 배제하면서도 새로운 증거의 가능성은 열어뒀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한 관계자는 “우리는 결론을 바꿀 수도 있는 추가적인 정보를 검토했다”며 국방부를 중심으로 건강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가지고 아바나 증후군을 경험한 이들에게 의문을 제기하지 않겠다. 직원들의 위험에 계속해서 경각심을 갖고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이전에 나왔던 독립적인 전문가 집단의 견해와 상충한다”며 “새로운 보고서가 아바나 증후군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일 수는 있어도 이 문제에 관한 마지막 논의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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