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대박난 ‘버추얼유튜버’ 산업.. 한국에도 성공할까?

이덕주 기자(mrdjlee@mk.co.kr) 2023. 3. 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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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양대 ‘버튜버’ 기획사 모두 상장
글로벌 서브컬처 시장 공략해 고속성장
카카오엔터, 키다리 등 한국 기업들도 관심
오는 3월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커버 社의 ‘홀로라이브’ <사진=홀로라이브>
일본 경제신문 닛케이의 산업전문지인 ‘닛케이 산업신문’은 지난달 15일 2022년 IPO 로 가장 큰 수익을 거둔 일본 벤처캐피털(VC) 두 곳을 소개했다. 중국이 모회사인 레전드 캐피털과 일본 VC 인 스카이랜드 벤처스다.

두 회사는 같이 한 회사에 투자했는데 바로 일본의 ‘버추얼유튜버(vtuber)’ 전문 회사인 ‘애니칼라’다. 지난해 상장한 이 회사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두 VC 는 각각 166억엔(약 1600억원), 104억엔(약 1000억원)의 투자수익을 거뒀다.

‘애니칼라’의 시가총액은 1일 기준 1306억엔으로 지난해 10월에는 3000억엔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애니칼라의 경쟁사인 ‘커버’ 주식회사가 3월 상장을 발표하면서 일본의 대표적인 버추얼유튜버 전문 기업 두 곳이 모두 상장을 하게됐다. 버추얼유튜버 산업은 어떻게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버추얼유튜버는 만화 캐릭터 형태의 아바타로 1인 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을 말한다. 게임, 애니메이션 등 서브컬처가 핵심 콘텐츠로 1인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나 유튜브 활동이 주를 이룬다. 유튜브 광고, 도네이션(후원), 콘서트, 굿즈 판매 등으로 수익을 낸다.

‘애니칼라’는 ‘니지산지’라는 이름의 버추얼유튜버 에이전시(연예기획사). ‘커버’는 ‘홀로라이브’라는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유튜버 들이 소속된 MCN(유튜버 전문 에이전시)과 아이돌을 키우는 연예기획사의 중간형태로 볼 수 있다.

버튜버 에이전시는 MCN과 연예기획사의 중간
홀로라이브 소속 버튜버의 국내 해외 구독자수 <사진=홀로라이브>
버추얼유튜버 에이전시의 사업모델은 숫자로 입증되고 있다. ‘커버’가 상장을 위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회계연도(2021년3월~2022년3월) 매출액은 136억엔, 영업이익 18억엔, 순이익 12억엔을 기록했다. 2023년 회계연도(2022년3월~2022년12월) 매출도 이미 127억엔을 기록했다.

‘애니칼라’의 경우 2022년 매출 141억원, 영업이익 41억원으로 훨씬 높은 마진율을 기록하고 있다.

버추얼유튜버 산업이 성공을 거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첫째는 크리에이터 중심 기업이지만 연예기획사처럼 ‘에이전시’에 소속되는 것이 주는 가치가 크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하이브, SM, JYP, YG 등 대형기획사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아이돌이 어느정도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버추얼유튜버도 ‘니지산지’와 ‘홀로라이브’ 소속이라는 것이 주는 영향이 크다. 이는 크리에이터가 성장할수록 협상력이 떨어지는 MCN 모델의 약점을 보완해준다.

두번째로 서브컬처 산업이 기본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라는 점이다. 일본 시장 자체도 크지만 영미권, 중화권, 동남아 등에 풍부한 팬 베이스를 가지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팬들과 겹친다. 니지산지의 경우 전체 유튜브 조회수의 20% 가 일본 외의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애니칼라에 따르면 일본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 1.4조엔,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 1.3조엔의 일부를 버추얼유튜버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들이 음원, 콘서트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카카오엔터, 소녀리버스로 버추얼시장 ‘똑똑’
2022년 글로벌 버추얼유튜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기업들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다.

기존에 데뷔한 적이 있는 K팝 아이돌을 버추얼유튜버로 다시 데뷔시킨다는 컨셉의 메타버스 예능 ‘소녀 리버스’는 최종 5인의 데뷔를 앞두고 있다. K팝과 서브컬처인 버추얼유튜버를 결합한 참신한 시도다. 카카오엔터는 2021년 인수한 쓰리와이(SY)코퍼레이션을 통해 버추얼 걸그룹 ‘스타데이즈’를 결성하기도 했다.

웹소설, 웹툰 쪽에서도 ‘버추얼 유튜버’에 관심이 많다. 기본적으로 고객 층이 겹치는 데다가 버추얼유튜버를 IP 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지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버추얼 유튜버’인 ‘이세계아이돌’의 웹툰을 준비하고 있다.

키다리스튜디오는 버추얼 유튜버 그룹 ‘V&U’를 운영하는 ‘마로 스튜디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지분 투자도 했다.

웹툰, 웹소설 스튜디오인 엠젯패밀리는 자회사 ‘브이넥서스’를 통해서 ‘브이리프트’라는 버추얼유튜버 레이블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다만 실제 국내 버추얼유튜버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기업이 주도한 버튜버가 아닌 크리에이터가 주도한 버추얼 유튜버들이다. 유명 남성 스트리머 ‘우왁굳’이 만든 ‘이세계아이돌’과 여성 스트리머 ‘강지’가 만든 ‘스텔라이브’에 소속된 버추얼유튜버들이 시청자 기준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아직은 기존의 스트리머 중심 회사들의 영향력이 강하고 대기업들의 기획력과 자본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세계아이돌은 우왁굳과 같은 ‘패러블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어있으며, 이 회사는 네이버제트의 투자를 받았다. 남성 버추얼유튜버 중 최상위권인 ‘레볼루션하트’는 유명 게임스트리머들이 속해있는 ‘카론크리에이티브’ 소속이다.

좁은 한국시장.. 해외진출 못하면 글쎄..?
서울시 강서구청 버추얼유튜버. <사진=강서구청>
한국의 좁은 시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만 봐서는 여성 버추얼유튜버는 이세계아이돌 외에 1-2개 팀, 남성은 ‘레볼루션하트’ 1팀 정도만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일본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레드오션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버추얼유튜버가 ‘버추얼휴먼(메타휴먼)’처럼 국내기업들의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사용되는 것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들에게 ‘버추얼유튜버’가 유행하면서 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수단으로 버튜버를 도입하는 것이다. 스마일게이트, 노벨피아, 루리웹, 중년게이머 김실장채널 등 게임 및 서브컬처 성향 유튜브 채널이 버추얼유튜버를 이미 도입했으며 최근에는 서울시 강서구청이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버추얼 공무원’을 유튜브 채널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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