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자전거길? 안 가요"… 돈 들여 만들었는데 왜? [Z시세]
[편집자주]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수도권 최고의 라이딩 명소를 영종도 주민들만 보겠네요."
따뜻한 봄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는 이맘 때는 자전거 동호인들이 라이딩할 생각에 가장 설레는 시기다. 본격적인 라이딩에 앞서 '시륜제'(始輪祭·한 해의 안전 운행을 기원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올해 라이딩 계획을 세우지만 많은 라이더들이 영종도 코스를 제외하고 있다.
영종도 자전거길은 수도권 최고 라이딩 명소로 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장소다. 특히 영종해안북로와 을왕리해수욕장 등 해안선을 따라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점이 자전거 동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머니S가 수도권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풍경이 멋진데도 라이더들이 영종도 자전거길을 외면하는 이유를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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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철도는 지난달 9일 홈페이지와 현수막을 통해 '열차 내 자전거 휴대승차 변경 알림'을 공지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던 터라 예상치 못한 조치다.
공항철도는 지난해 3월 '공항철도 역 주변 나만 아는 관광지 공모전'을 개최해 자전거 등을 이용한 친환경 여행상품 코스 발굴에 나섰다. 또 1일 현재 공항철도 홈페이지를 통해 관광정보와 함께 자전거 도로를 소개하는 글을 확인할 수 있다.
공항철도가 갑자기 열차 내 자전거 휴대승차를 제한하는 이유는 뭘까. 공항철도는 지난해 발생한 각종 사건·사고를 이유로 내세웠다. 특히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혼잡도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안전사고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이용객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2019년 일평균 수송수요는 26만명이었고 올해 2월 기준으로는 26만3000명이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안전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높아졌고 고객이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20년 13건이던 자전거 휴대 승차객에 대한 불편 민원이 지난해에는 45건까지 치솟았다"며 "안전사고 예방과 함께 열차 내 혼잡도를 개선하기 위해 자전거 휴대승차 제한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전거 휴대승차가 완전히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예약하면 자전거를 휴대승차할 수 있다. 또 접이식 자전거의 경우 요일 제한 없이 휴대 탑승이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서울교통공사도 7호선을 제외하고 평일에 자전거 휴대 승차가 불가능하고 기타 호선의 경우 주말에도 자전거 승차가 안되는 곳이 있다"며 "공항철도는 신청 인원에 한해서 주말에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 불편 해소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시행되는 만큼 협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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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자전거길은 수도권 최고 라이딩 명소로 각광받았다. 해안 일주 자전거 도로가 조성됐고 오는 6월에는 인천 청라국제도시와 영종·무의·신도를 연결하는 '300리 자전거이음길' 첫삽을 뜰 예정이다. 총 사업비가 200억원 넘게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명품 자전거길이 계속 조성되고 있지만 막상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기는 어렵다는 게 동호인들의 주장이다.
이씨는 "영종도 방문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공항철도) 루트가 사라졌다"며 "트럭에 자전거를 실어서 가거나 근처 월미도에서 배 타고 영종도 자전거길에 가는 방법도 있지만 근처에 거주하지 않는 이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과 비용, 번거로움 모두 감수하고 영종도까지 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자전거길 이용객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영종도 자전거길 이용객이 줄어든다면 지역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라이더는 보통 가벼운 복장 차림으로 최소한의 짐만 휴대한 채 자전거를 탄다. 이들은 식사와 수분 섭취를 위해 자전거 코스 인근에 마련된 식당과 카페, 편의점 등을 방문한다. 라이딩은 대부분 단체로 하기 때문에 이들의 구매력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씨가 걱정하는 것은 명품 자전거길이 방치되는 일이다. 이씨는 "자전거에 입문한지 6~7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1년에 수차례 영종도를 지나 신시모도에 방문한다"며 "초보자도 즐기기 좋아 초보자가 또 다른 초보자를 데리고 오는 등 지속적으로 라이더가 유입되는 곳"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공항철도 이용이 제한되면 자전거길을 찾는 숫자가 줄어들고 결국 그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들만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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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인천시는 공항철도 내 끼임 사고나 넘어짐 등을 예방하는 공항철도의 자전거 승차 제한에 공감하면서도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인천시 교통국 관계자는 "자전거 휴대승차가 안되는 지하철이 많고 그동안 자전거 관련 민원이 많았다"며 "인천시에서 강제로 조치할 게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개선 가능성은 남겨뒀다. 이 관계자는 "주말의 경우 사전에 신청하면 자전거를 가지고 승차할 수 있다"며 "자전거 이용자들의 거부반응이 있는 만큼 사전예약제도를 폐지하거나 개선하는 방향으로 공항철도 측에 공문을 전달했고 지난달 24일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다만 공항철도 측이 인천시가 요구하는 방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인천시와 함께 자전거이음길 사업에 참여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서구와 중구 등 자치구와 머리를 맞댈 계획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자전거이음길 사업은 올해 여름 공사를 시작한다"며 "이미 조성된 자전거도로를 활용하고 자전거도로가 없는 미개설 공간을 잇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업 진행 상황과 개선 사항, 아쉬운 점 등 지속적으로 자치구와 협업·소통하고 있다"며 "애써 만든 자전거길을 무용지물로 만들지 않고 많은 사람이 이용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제3연륙교 등 단절된 자전거길 연결을 위해 자전거이음길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할 계획이다. 자전거이음길 사업은 오는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된다. 이 관계자는 "예산 증액이나 자잿값 상승, 접근성 악화 등 사업 환경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자치구와 잘 협의해서 무리 없이 공사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정원기 기자 wonkong9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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