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하락? 연애 못하는 젊은 남녀 탓" 日정치인 발언에 부글부글

하수민 기자 2023. 2. 2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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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의 신생아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80만명에 못 미친 가운데, 일본의 한 정치인이 젊은 세대가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높은 생활 물가 때문이 아니라 사랑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성격 때문이라고 발언해 비난을 받고 있다.

28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자민당 소속 정치인 이시다 나리세는 지난 24일 지역 의회에서 "결혼에 앞서서 로맨스가 사라진 것이 출산율 하락의 원인"이라며 젊은이들의 '로맨틱 지수'를 측정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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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쇼핑거리인 아메요코 상가 거리를 걷고 있는 사람들. /사진=로이터=뉴스1


지난해 일본의 신생아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80만명에 못 미친 가운데, 일본의 한 정치인이 젊은 세대가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높은 생활 물가 때문이 아니라 사랑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성격 때문이라고 발언해 비난을 받고 있다.

28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자민당 소속 정치인 이시다 나리세는 지난 24일 지역 의회에서 "결혼에 앞서서 로맨스가 사라진 것이 출산율 하락의 원인"이라며 젊은이들의 '로맨틱 지수'를 측정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시다는 주장과 별개로 어떻게 '로맨틱 지수'가 측정될 수 있는지, 또 그 데이터가 낮은 출산율을 반전시키는데 어떤 도움이 될 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날 오전 2022년 신생아 수가 79만9827명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89만9000명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0만명 가까이 줄었다. 신생아 수가 최대였던 1949년(약 269만6000명)에 비하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의 신생아 수는 7년째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당초 일본 정부는 2033년이 돼야 신생아 수 80만명이 무너질 것이라고 봤지만 전망보다 11년이나 앞당겨졌다.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은 가파른 신생아 수 감소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그에 따른 경제적 혼란 속에 결혼과 임신을 기피하게 된 게 주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시다 나리세는 이같은 인구 감소의 이유를 젊은이들의 '연애 능력 부족'으로 돌렸다고 알려져 비판을 받고있다.

훗카이도 분쿄대의 신문방송학 교수인 와타나베 마코토는 "어떤 의미에서 이시다의 말은 맞을 수도 있다. 젊은 층이 전통적인 방식의 구애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는 매우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학생들 중에는 아주 끊임없이 이성과 연애하는 친구들이 있고, 이런 모습은 현대적인 기술(SNS)을 통해서 드러난다"며 "아마 이시다는 못 보는 곳일 수 있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은 여전히 결혼하고 싶고, 가정을 꾸리고 싶고, 더 많은 아이를 갖고 싶지만 차나 집을 사는 것도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이건 더욱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니치 신문은 일본처럼 극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거리에서 애정행각을 하는 것부터가 금기시 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요코하마에 사는 대학생 에이미(20)는 마이니치 신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거리에서 껴안고 키스하는 커플을 보는 게 자연스럽지만 일본에서는 매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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