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대통령 측 교류 정황 카톡 메시지 보도에 진실공방

조현호 기자 2023. 2. 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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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천공 바이든 방한 관여? 민주당 허무맹랑…책임 묻겠다"
뉴스토마토 편집국장 "측근 카톡대화는 사실…우리도 대응"
민주당 "천공만 나오면 발끈, 천공부터 수사하라"
국민의힘 "가짜뉴스까지 퍼날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 후에도 대통령 측과 무속인 천공(본명 이천공) 측의 교류가 있었다는 뉴스토마토 보도 내용을 두고 민주당과 대통령실이 진위공방을 벌였다.

천공의 측근이 바이든 방한 전 허창수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에 전해줄 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입수했다는 게 보도 요지다. 이를 근거로 민주당은 천공이 대통령 방한 문제까지 관여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천공이 바이든 방한에 관여했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하다”며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에 뉴스토마토 편집국장은 카톡에 그런 내용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보도했을 뿐 천공이 바이든 방한에 관여했다고 보도한 것은 아니라면서 법적 책임을 묻겠다면 그에 대비하겠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뉴스토마토는 28일 온라인 기사 <(단독)천공 최측근 신경애 “바이든 방한 전 허창수 미팅…보고서 만들어 대통령께”>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윤 대통령 측과 무속인 천공(본명 이천공) 측의 교류가 있었다는 정황을 단독 입수했다”며 2022년 4월16일, 천공의 최측근 신경애 정법시대문화재단 이사장이 당시 정법시대 법무팀장 A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뉴스토마토가 제시한 카톡 메시지를 보면, 신 이사장은 A씨에게 “국장님ㅡ허창수님의 비서실장님도 난민 강의를 듣게 하시고, 그 분이 허창수 회장님께도 들으시게 하시라고 하십니다ㅡ 지금 바이든이 5월22일에 한국에 오시니 그전에 허 회장님과 미팅이 되고, 보고서를 만들어 대통령께 올리시구요ㅡ 시간이 급하다고 하십니다ㅡ”라고 쓴 것으로 나온다.

신 이사장이 천공의 핵심 측근이라고 소개한 뉴스토마토는 이 메시지와 관련해 전 법무팀장 A씨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곧 방한을 하는데 그 전에 대통령실에 천공의 기획안을 보고해야 하니, 허창수 회장과의 사전 만남이 필요하다는 지시였다”고 설명했고, 허 회장 측에 밀봉된 문건도 전달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뉴스토마토는 “메시지에 적힌 '대통령께 올리시구요'는 '대통령께 올리려고요'를 잘못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고 설명한 뒤 “A씨는 '저 메시지대로라면 나에게 허창수 회장과 미팅을 한 뒤 보고서를 만들어 대통령께 제출하라는 의미가 되는데, 내겐 (대통령께 보고할)그 정도의 능력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뉴스토마토가 28일 천공의 측근인 신경애 이사장이 A법무팀장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사전에 만나야 한다는 내용과 대통령에 올릴 보고서 관련 언급이 나온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사이트 갈무리

뉴스토마토는 “A씨 주장이 사실일 경우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윤 대통령 측과 천공 측이 교류를 해왔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추정했다. 뉴스토마토는 신경애 이사장에 연락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으며 그의 거처로 알려진 곳에 찾았으나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GS건설 측은 “허 회장이 (천공 측과)만날 일이 없다”고 했으며, 전경련 또한 “저희 임직원 중에 (천공 측으로부터)연락을 받은 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고 뉴스토마토는 전했다. 이 매체는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도 “내용을 잘 모른다”고만 답했으며,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로서는)입장을 밝힐 직책에 있지 않다”며 “천공 관련해서는 대응을 안 한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고 뉴스토마토는 전했다.

이 보도가 나오자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에서 “천공은 대통령 집무실 결정 논란에 이어 미국 대통령 방한 문제까지 개입한 것이냐”고 썼다. 박 대변인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몇 번 만난 사이 정도'라며 천공과의 관계가 문제가 되자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라고 했지만, (보도된 대로) 정법시대 법무팀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천공이 윤 대통령 취임 후에도 연락하고 보고서까지 받아왔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추정했다.

박 대변인은 “천공이 대통령 집무실 결정에 개입했다는 논란도 기가 막힐 노릇인데 외교 문제에까지 개입했다면 국정이 도사의 손에 놀아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사실이 아니라면 아니라고 확실하게 답변하라. 천공을 조사하라”고 썼다.

이에 대통령실은 뉴스토마토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황당무계한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알려드립니다'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천공이 마치 '바이든 방한'에 개입하였다는 황당무계한 의혹까지 제기하였다”며 “민생을 돌보고 국정 운영에 집중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언제까지 출처 불명의 자료로 천공 타령을 할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천공은 관저 후보지에 오지 않은 것은 물론 어떠한 국정 운영에도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수사가 이미 진행 중인 만큼 결과가 나오는 대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에 대한 반론만 폈을 뿐 뉴스토마토나 언론보도라는 언급 자체는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이 가짜뉴스를 퍼나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역술인 천공과 당선 이후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는데도, 민주당은 끊임없이 악의적인 흑색선전을 이어가며 대통령을 공격하기에 여념이 없다”고 밝혔다. 양 수석대변인은 “난데없이 도사가 이 과정에 개입했다는 헛소리를 하더니 이번에는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도 관여했다는 가짜뉴스를 퍼 나르고 있다”며 “자신들이 민주 정당이라 호소하는 이들이 주술과 미신에 집착하며 이렇게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늘어놓고 있다니 기가 찬다”고 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재차 서면 브리핑을 내어 “천공 이야기가 나오자 대통령실이 또 발끈하고 나섰다”며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고 반발했다. 박 대변인은 “그래서 천공 조사는 안 하는 거냐, 못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박 대변인은 “의혹이 생기면 공직자는 국민에게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는 고장 난 레코드판 같은 말만 반복하지 말고 천공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관계 부정은 반복되는데 의혹은 증폭되고 해소는 안 되고 있다”며 “'또 천공 타령이냐'며 비아냥 같은 말만 반복하지 말고 국민적 의혹이 있으면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라”고 썼다.

해당 내용을 보도한 뉴스토마토는 천공의 측근이 제보자에게 카톡을 보낸 것은 사실이라며, 그 내용의 사실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천공측에 대한 수사를 촉구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김기성 뉴스토마토 편집국장은 “천공이 바이든 방한 개입을 했다고 하는데, 우리 기사는 '(천공측이) 바이든 방한 전에 허창수 회장 만나서 미팅을 갖고, 대통령측에 보고를 올리겠다'는 것이 카톡 메시지내용이라는 것”이라며 “신경애 이사장이 이 카톡을 법무팀장에 보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그 내용이 허무맹랑하다고 하면 천공 측이 대통령실을 사칭한 것이 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엄중한 수사를 촉구해야 한다”며 “그런데 천공에 대한 말은 일언반구도 없이 언론과 민주당에 대한 협박만 가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국장은 “대통령실 입장에는 천공에 대한 경고나 수사촉구는 없었다”고 했다.

방한에 개입한 적이 없다는 대통령실 반론에 김 국장은 “방한에 개입했다는 것이 아니다. 방한은 이미 확정된 외교일정이라, 천공이 방한에 개입할 수도 없다”면서 “다만 바이든 방한에 앞서 모종의 기획안을 전달하려 했고, 여기에 재계까지 끌어들이려고 했던 것이 문자에 나와있는 내용이고, 제보자인 법무팀장이 증언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그 부분은 주장”이라며 사실이 아니라면 “대통령실이 정확하게 천공측에 대해 엄중한 경고와 수사촉구가 있어야 올바른게 아니냐”고 했다. 김 국장은 대통령실이 카톡 메시지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구체적인 메시지 내용에 대해 부정한 것도 아니라고 했다.

'천공은 관저 후보지에 오지 않은 것은 물론 어떠한 국정 운영에도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대통령실 반론에 김 국장은 “그건 수사중이며 수사결과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수사결과가 나오는대로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는 대통령실 방침에 김 국장은 “(우리를) 법적 대응하면 우리도 대응하겠다”며 “이미 고발한 상황에서 다시 추가 고발한다면 변호사를 선임하고 변론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 내용을 뒷받침할 추가 보도나 후속 보도 계획여부를 묻자 김 국장은 “추가 취재가 계속되고 있다”며 “확인된 내용을 보고 (보도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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