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으로 건 ‘학폭논란’ 황영웅 응원 현수막… 지자체는 철거 생고생

이가영 기자 2023. 2. 2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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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트롯맨' 결승전에 진출한 황영웅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울산 지역 곳곳에 내걸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MBN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 중인 가수 황영웅(29)이 과거 학교폭력 등의 논란이 일었지만 결승전 출연을 강행하기로 했다. 황영웅의 고향인 울산지역에는 그를 응원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그러나 모두 신고하지 않은 불법 현수막이었고, 지자체가 나서 이를 수거하는 일이 벌어졌다.

2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울산 지역 곳곳에 설치된 황영웅 응원 현수막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현수막에는 “울산히어로 황영웅, 불타는 트롯맨 강력한 우승후보! 울산 시민이 응원합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다른 현수막에는 결승전에 진출한 황영웅에게 투표하는 방법이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결승전 생방송이 진행되는 이달 28일과 다음 달 7일 오후 10시부터 문자를 보낼 수 있다며 “울산시민이 응원합시다”라고 투표를 독려했다. ‘불타는 트롯맨’ 측은 결승전 점수의 절반을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문자 투표로 책정한다고 밝혔다.

울산 지역에 게재된 황영웅 응원 현수막.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이러한 현수막들이 황영웅에게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에게는 2차 가해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신을 황영웅과 같은 중학교에 다닌 후배라고 밝힌 네티즌은 “형이 자폐증을 앓았던 사람을 죽일 듯이 괴롭히던 게 눈에 훤하다”며 “얼마 전 사거리에 얼굴 대문짝만한 현수막이 걸려있더라. 정말 기가 막힌다”는 글을 올렸다.

문제는 또 있었다. 이 현수막들이 제대로 허가받지 않은 불법 현수막이었다는 점이다. 울산시에서 현수막을 게시하기 위해서는 울산시청 옥외광고물협회에 현수막 게시를 신고해야 한다. 현수막의 규격과 내용을 미리 알리고 협회에 게시 날짜 3일 전까지 현수막을 입고해야 한다. 현수막은 협회관리자만 설치할 수 있다.

황영웅에게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네티즌들은 지자체에 민원을 접수했다. 울산동구청 관계자는 28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전날 격앙된 목소리로 황영웅 관련 불법 현수막이 걸려있다는 민원인의 전화가 여러 건 걸려왔었다”며 “그러나 해당 지역에 가서 확인했지만 이미 현수막은 사라진 상태였다”고 했다.

울산울주군 관계자 역시 “어제부터 황영웅 현수막 관련 민원 접수를 받았다”고 했다. 울주군에서는 민원 접수 전 이미 불법 현수막 게시를 인지하고 이를 철거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울산남구청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남구청 관계자는 “민원을 접수한 후 황영웅 관련 불법 현수막 2개를 철거했다”며 “앞으로도 불법 현수막을 발견하는 즉시 철거할 예정”이라고 했다.

MBN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 중인 가수 황영웅. 오른쪽 사진은 황영웅의 과거 모습이라며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황영웅을 둘러싼 폭행 의혹은 피해자의 폭로로 불거졌다. 황영웅에게 과거 폭행 피해를 보았다는 A씨는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학창 시절 친구 사이였던 황영웅에게 폭행당해 치열이 뒤틀릴 정도의 상해를 입은 뒤 그를 고소했고, 치료비와 합의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황영웅은 25일 상해 전과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는 “본인의 부족함과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사과의 말씀을 이제야 드리게 돼 후회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직접 만나서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용서를 구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과거의 잘못이 무거우나 새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의지를 갖고 있다”며 “변화하며 살아갈 기회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26일 “황영웅은 2016년 검찰의 약식 기소에 의한 벌금 50만원 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제기된 내용에 있어서 서로 다른 사실이 있음을 확인했고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황영웅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제작진은 황영웅의 하차와 편집 없이 결승전을 강행하기로 했다. ‘불타는 트롯맨’ 측은 “28일 방송되는 결승전에 황영웅은 편집 없이 나올 예정”이라며 “이와 관련한 추가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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