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살 날이 얼마 안 남아"…누리꾼 울린 견주의 쪽지

"어디에 있든 아빠는 항상 네 옆에 있을 테니 아프지 말고 잘 지내라. 미안하다"

길거리를 배회하던 강아지의 목에 걸려있던 견주의 편지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한 애견유치원은 전날(27일) 밤 SNS를 통해 "대로변에 돌아다니던 아이 목에 걸려있던 쪽지입니다"라는 게시물을 올리고 쪽지와 함께 발견된 푸들 한 마리의 사진을 올렸습니다.

연로한 견주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쪽지 속에는 "똑똑하고 영리한 우리 장군이 발견하신 분 잘 좀 키워주세요"라고 부탁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견주는 "단둘이 살다가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게 되었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로 간다"라고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며 "부디 사랑하는 우리 아들 장군이를 부탁합니다. 부탁합니다"라고 두 차례 당부했습니다.

또한 견주는 쪽지 말미에 "아들아, 어디에 있든 아빠는 항상 네 옆에 있을 테니 아프지 말고 잘 지내라. 안녕"이라고 자신의 반려견이었던 장군이에게 인사를 건넨 뒤 "미안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쪽지를 SNS에 올린 애견유치원 측은 "현재 이 아이(푸들)는 아빠(견주)와 헤어진 이후 트라우마인지 엄청 불안해하고 있다"며 "크림색 푸들 남자아이며 가족이 되실 분을 찾고 있으니 임보, 입양해 주실 분을 기다린다"라고 밝혔습니다.

유기 사건이 일어났을 때 온라인상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하기 마련이지만, 쪽지 사진이 공개된 이후 누리꾼들은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누리꾼들은 "아들이라고 부르는 반려견과 이별을 준비하며 한 글자 한 글자 글자를 쓰셨을 어르신의 마음이 오죽하셨을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유기까지 온 것이 안타깝다", "제도적인 방편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노인이 신체적·정신적·경제적 이유 또는 환경 상의 이유로 거택에서 보호받기가 곤란할 경우 노인주거복지시설 또는 재가노인복지시설, 노인의료복지시설에 입소시키거나 입소를 위탁할 수 있으며, 65세 미만의 노인 또한 노쇠현상이 현저하여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위와 같은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노인복지주택 등에 입소할 경우, 입소자격자의 배우자와 입소자격자가 부양을 책임지고 있는 19세 미만의 자녀, 손자녀는 입소가 가능하지만, 반려동물과 관련된 별도의 입소 규정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dugfundog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