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받으려고 그만둡니다”…퇴사 부르는 이 대출, 뭐길래 [매부리레터]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3. 2. 2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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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속 2%대 디딤돌 대출 ‘열풍’
“금리가 깡패…안받으면 손해”
소득제한 때문에 퇴사 후 재입사
“이자 절감 비용이 연봉보다 더 커”
연봉낮추고 인센티브 거부하기도
서울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금리가 표시되어있다. <김호영기자>
“여자친구랑 소득을 합치면 ‘디딤돌’을 못받아서 여자친구가 일을 그만두기로 했어요. 금리 차이가 너무 나서 무조건 대출 받는게 이익이더라고요.”

올해 결혼을 준비중인 직장인 이모씨(33) 커플은 디딤돌 대출을 받기위해 여자친구가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맞벌이도 힘든 세상에서 ‘외벌이’를 택한 이유는 디딤돌 대출 때문입니다.

디딤돌 대출은 1~2%대 금리를 제공하는 정부 대출 상품입니다. 결혼을 하면서 집을 살 계획을 갖고 있는데 둘이 합치면 연봉 8000만원이 넘어 디딤돌 대출(소득제한 최대 연봉 7000만원)을 못받기 때문입니다. 이씨는 “외벌이가 부담되지만 대출을 생각하면 퇴사밖에 답이 없다”면서 “시중은행 대출이나 특례(보금자리론)를 받더라도 금리가 2배 이상 차이난다. 차라리 퇴사하고 디딤돌 받는게 더 이익”이라고 했습니다.

고금리 시대, 1~2%대 정부 대출 상품인 디딤돌 대출이 인기입니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을 운용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특례대출(금리 4%대)과 비교해도 디딤돌 대출은 금리가 절반 수준입니다.

금리가 낮은만큼 소득제한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신혼부부나 맞벌이 부부들은 디딤돌대출을 받기 위해 한명이 퇴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사람들은 소득제한을 피하기위해 연봉협상을 거부하거나, 인센티브를 보류하기까지 합니다.

금리 1%…퇴사 부르는 대출 정책
다딤돌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운영하는 서민 대출 상품입니다. 대출한도 최대 4억, 6억원 이하 아파트가 대상입니다.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신혼부부, 2자녀 이상, 생애최초 기준)이하 가구가 이용할수 있습니다. 체증식 분할상환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금리가 파격적입니다. 올해 1월 기준, 소득 4000만원 초과자는 연 2.75~3.00%, 2000만원 이하는 연 2.15~2.40%가 적용됩니다. 생애최초, 신혼가구, 2자녀 등 우대금리가 있어서 우대금리 혜택까지 받으면 연 1%대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6%대, 특례보금자리론이 4%입니다. 디딤돌대출 2%대로 이용해도 어떠한 대출 상품보다 절반 이상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를 2030 세대들 사이에서 디딤돌 대출이 “금리깡패”로 통하는 것입니다.

“퇴사가 더 이득”…퇴사 후 재입사 ‘꼼수’도
예를 들어, 3억5000만원을 대출 받는다고 할때 특례보금자리론(4.5%적용)과 디딤돌대출(1.7%)을 비교하면 특례대출을 받을때는 연이자 1575만원으로 디딤돌을 받을때(612만원) 대비 963만원이 더 들어갑니다. 연 1000만원씩 차이가 나는데 주택담보대출은 만기 20~30년으로 받기 때문에 대출 이자 절감액을 무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문제는 디딤돌대출은 연소득 제한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때문에 디딤돌 대출을 받기 위해 퇴사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3살 자녀를 둔 회사원 김모씨(33)도 최근 아내가 퇴사를 했습니다. 김씨는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인데 디딤돌 조건이 너무 좋다보니 퇴사를 안 할 수가 없다. 우대금리를 받으면 2.2%에 대출이 가능하다고 한다. 특례보다 절반이상 저렴해서 디딤돌을 받으면 연봉보다 이자 절감 비용이 더 크다”고 했습니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이모씨(31)는 남자친구가 최근 취업에 성공했는데 울상입니다. 디딤돌 대출을 받으려고 했는데 남친이 취업에 성공하는바람에 디딤돌 대출 기준 소득을 넘겼기때문입니다. 이씨는 “결혼해서 디딤돌을 꼭 받고 싶었는데 소득이 넘어서 특례를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애석해했습니다.

디딤돌 대출은 심사 시점에 현 직장 소득을 봅니다. 이때문에 대출 실행 전에 퇴사하고 대출 실행 후에 재입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출 대기자들 사이에서는 “서류 내기 전날 퇴사, 대출 실행 후 사후 심사 완료된날 재입사” 꼼수가 널리 퍼져있습니다.

회사원 박모씨는 “팀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우선 퇴사한후 한달 쉬고(대출 실행 된 후) 재입사 했다”면서 “사후 심사때는 다시 취직한 것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대출 전에 소득 요건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소득이 오르면 디딤돌 대출을 못받기 때문에 연봉 동결을 요구하거나 인센티브를 보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양모씨는 “디딤돌 대출을 받을 예정인데 연봉 인상이 되면 소득 기준을 초과해 연봉 인상을 거부했다”면서 “100만원이라도 초과되면 대출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연봉인상 1년 늦게 되더라도 대출 받는게 더 낫다”고 했습니다.

박모씨는 “(회사가)인센티브를 1000만원 준다는데 디딤돌 대출받을때 소득으로 잡히면 안돼서 인센을 포기했다”면서 “대출 받자고 쥐꼬리만한 월급에서 인센 포기하는게 어이가 없는데, 현재 정부 정책이 대출받으려면 돈을 적게 벌라는 것인데 어떡하겠냐”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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