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월세 190만원 계약했어요" 고액월세 속속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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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는 200만원 줄었는데, 전세 계약을 하지 못하고 월세 190만원짜리 아파트를 계약하고 말았어요. 연간 2천280만원을 월세로 내야 해서 부담이 만만치 않네요."
B씨는 "기존 거주하던 서초동 일원 아파트 전세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더 넓고, 지하철 출퇴근이 쉬운 곳으로 이사를 알아보고 있었다"며 "사실 일반 서민 실수요자에겐 금리도 월세도 모두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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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급여는 200만원 줄었는데, 전세 계약을 하지 못하고 월세 190만원짜리 아파트를 계약하고 말았어요. 연간 2천280만원을 월세로 내야 해서 부담이 만만치 않네요."
가격대가 높은 아파트마저 월세화 속도가 가파르다. 작년 금리 상승기에 전세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세대출 금리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증가했다면, 올해는 집주인들의 요구에 따른 월세화 추세가 짙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전세보증금을 줄여 받아야 할 처지인 집주인들이 이참에 월세로 전환해 가계수입을 늘리겠다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1월 체결된 전월세 신규 계약 중 전세 비중은 2만2천33건으로 58.4%를 차지했다. 전월 2만2천806건(52.6%)과 비교하면 773건(5.8%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지난해 월세계약 비중이 크게 늘었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업계에선 전셋값 약세가 두드러지며 일시적으로 전세를 선호하는 수요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서울 북한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김성진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2/28/inews24/20230228052021793fwhu.jpg)
그럼에도 월세화 바람이 잦아든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집주인들이 적극적으로 월세로 전환하겠다며 중개인이나 임차인에게 월세 계약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서초구 방배동 일원 한 단지에 보증부월세로 이달 중순 이사를 마친 30대 A씨는 집주인이 요구하는 전세 보증금을 충분히 맞출 수 있었지만, 계약을 앞두고 임대인이 갑자기 월세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방배동 일원 한 구축 아파트 전용 117㎡ 매물의 전세 계약을 시세에 맞춰 전세 보증금 9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려고 했으나, 계약서 작성을 앞두고 집주인이 5억원에 월 190만원을 요구해 이에 맞춰 계약을 진행했다.
A씨는 "이미 아파트와 가까운 곳으로 직장을 옮긴 상태고, 당장 결혼까지 앞두고 있어 마음에 드는 매물을 다시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모아둔 자금과 함께 비교적 저리에 해당하는 상품을 통해 보증금을 마련, 9억보다 2억원 더 올려주겠다고 제시했으나 집주인이 월세를 받는 것을 선호해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오는 5월 결혼에 앞서 신혼생활과 자녀계획 등을 고려해 다니던 병원보다 근무 시간은 여유롭지만, 월급여는 약 200만원 낮은 아파트 인근 병원에 페이닥터(봉직의)로 이직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월세로 계약이 바뀌면서 2년간 바짝 지갑을 닫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 대규모 리모델링 사업을 통합 추진하고 있는 한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를 앞둔 B씨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전용 119㎡ 기준 전세 보증금 5억5천만원~6억원 매물을 찾아 아파트 인근 중개업소에 찾았지만, 중개업소 대부분 월세가 있는 매물을 추천했다. 전세 보증금으로만 나온 매물 역시 집주인 대다수가 월세로 전환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전셋값 하락과 커진 월세 부담에 아파트 전세 신규 계약 비중이 높아졌다는 소식에 달려간 B씨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B씨는 "기존 거주하던 서초동 일원 아파트 전세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더 넓고, 지하철 출퇴근이 쉬운 곳으로 이사를 알아보고 있었다"며 "사실 일반 서민 실수요자에겐 금리도 월세도 모두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나마 모아둔 돈과 돌려받을 전세금, 추가 전세대출을 통해 월세 지출 없이 전세 갈아타기를 하려고 했다"며 "막상 원하는 곳을 가니 온전한 전세 매물을 구하기 어려워 월세 지출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황유상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 연구원은 "최근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출금리는 부담되는 수준이어서 월세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세 사기나 "깡통전세' 등의 우려로 임차인으로서도 전세보단 월세로 전환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인식도 있고 집주인 역시 월세를 선호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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