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단일대오’ 깨져… 이재명 리더십 균열

김재민 기자 2023. 2. 2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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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가 진행된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를 불러 표기가 애매한 투표용지 해석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표기가 애매한 2장의 투표용지.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인천 계양을)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됐으나 찬성표가 더 많이 나오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더욱 흔들릴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의 압도적인 부결 주장과는 달리 기권과 무효표를 합할 경우 과반이 넘는 것으로 드러나 이 대표와 당 지도부는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재석 의원 297명 중 찬성이 139표로, 반대 138표보다 1표가 더 많았다. 기권은 9표, 무효는 11표여서 찬성과 기권, 무효를 합할 경우 159표로 과반이 넘는다. 

민주당 의원이 169명이고,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반대 의견을 표했었고,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등을 감안하면 반대는 170여표가 나와야 했으나 138표에 머무른 것은 이탈표가 30표 이상 무더기로 나왔다는 의미다. 

찬성표의 경우 투표에 임한 국민의힘(114명)과 정의당(6명), 찬성 의견을 표했던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을 합하면 121명에 불과했으나 139표가 나오면서 민주당의 ‘단일대오’가 깨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투표결과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이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신상발언을 통해 예상과는 달리 짧게 체포동의안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는 체포동의안 부결의 자신감이 그만큼 넘쳤다는 의미다. 하지만 체포동의안이 아슬아슬하게 부결되고 특히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게 나오자 표정이 굳어졌다. 

가까스로 헌정 사상 최초의 제1야당 대표 구속 수사는 면할 수 있게 됐지만, 정치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반대표 138표는 지난해 12월 민주당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당시 나온 반대표 161표보다 훨씬 적은 숫자다. 소속 의원보다 당 대표가 반대표를 더 적게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대표의 당내 입지 축소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대표는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입장문 발표와 기자회견, 전국의 지역위원장들에게 보낸 서한 등을 통해 부당성을 강력하게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날 표결 결과로 내년 총선을 위해 이 대표가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비명(비 이재명)계의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고, ‘이 대표의 정치적 사망’이라고 주장하는 여당의 공세 수위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앞으로 제2, 제3의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부결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면서 이 대표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김재민 기자 jm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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