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망하게 생겼다”...상가 분양자들 패닉에 빠졌다는데 [매부리레터]
대출 한도 줄어…잔금 마련 못해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어”
신도시 상가 투자자들 ‘비상’
27일 인천 송도 상가를 분양받은 직장인 이모씨는 “3달안에 잔금을 내야하는데 도저히 낼 수가 없다. 잔금 못내면 가산이자가 불어날텐데 상가 하나 잘못 분양받았다가 집안이 망하게 생겼다”면서 하소연했다.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상가 소유주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임대료는 떨어지는데 상가 대출 금리는 오르면서 “갖고만 있어도 손해나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자금이 부족한 사람들은 급매로 매물을 내놓으면서 상가 매물도 빠른 속도로 쌓이고 있다.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람들은 준공을 앞둔 상가 분양권을 소유한 사람들이다. 준공을 앞두고 잔금대출을 받으려 하는데 금리가 오르면서 잔금 대출 한도가 확 줄어든 것이다.
상가는 대출을 받을때 RTI(임대업 이자 상환비율)를 본다. RTI는 부동산의 연간 임대소득을 해당 부동산 대출에서 발생하는 연간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산정된다. 즉 분자인 임대소득이 많을수록, 분모인 이자비용이 적을수록 RTI가 높아진다. 상가·오피스텔 등 비주택임대업 대출은 RTI 1.5배 이상이어야 대출이 가능하다.
동탄 상가를 분양받은 이모씨는 “상가를 받을때는 대출 80%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계약금 10%만 들고 분양받았는데, 이번에 은행에 갔더니 분양가의 50%정도밖에 대출이 안나온다고 해서 좌절했다”면서 “금리가 올라서 RTI가 낮아지다보니 대출 한도가 줄어들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송도 상가를 분양받은 회사원 이모씨도 상가때문에 잠을 못자고 있다. 이씨는 분양가 8억원 상가를 보유하고 있다. 잔금 대출을 6억원 가량 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대출이 4억원밖에 나오지 않아 2억원을 당장 마련해야한다. 이씨는 “시행사에 계약을 해지해달라고 사정했는데 중도금 대출이 이미 실행돼서 해지가 안된다고 한다. 전매 내놨는데 매수도 안되고 있다. 성실한 직장인 부부인데 상가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될 판”이라고 했다.
기존 상가를 보유한 사람도 높아진 금리때문에 시름이 깊다. 2년전만해도 상업용 부동산을 대출받을때는 2~3% 금리를 적용받았다. 그러나 현재 시중은행 상가 대출은 5~6% 금리가 적용된다.
경기도 동탄에 구분상가를 보유한 이모씨는 “금리가 3%대에 시작해서 이번에 갱신하려고 봤더니 7%대가 나왔다. 여러 은행을 돌아서 간신히 5%대에 맞췄다”면서 “그런데 임대료는 그대로여서 갖고만 있어도 손해”라고 했다.
임대료는 더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은 2022년 4분기(12월 31일 기준) 기준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 대비 모든 상가유형에서 하락하고, 투자수익률은 오피스·상가 모두 하락했다고 밝혔다.
시장임대료 변동을 나타내는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 대비 상가는 중대형 0.20%, 소규모 0.24%, 집합 0.13% 하락했다.
1년 기준으로 임대가격지수를 보면 송도, 남양주 다산, 위례 신도시 등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021년 4분기(100)와 비교했을때, 송도는 99.13, 남양주 다산은 93.96, 위례는 99.48로 임대가격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평균 공실률은 모두 증가했다. 중대형 상가는 13.2%, 소규모 상가는 6.9%, 집합 상가는 9.4%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은 “상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불구하고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 및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액 감소 등으로 모두 공실률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위례, 송도, 남양주 등 신도시 상가는 여전히 공실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입지가 좋다면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책 ‘월급쟁이 건물주 클레이튼커쇼의 파이프라인 수업’에서 저자(클레이튼커쇼)는 “천지가 개벽한 마곡도 미분양으로 골머리가 아팠었고 강남 뺨 때리는 메가 상권이 된 판교역 상권도 미분양 천국이었다”면서 “모두가 똑같이 생각하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투자의 나래를 펼치는 분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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