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주춤·정부 부양책…다시 바쁘게 움직이는 ‘빌딩맨’

김기훈 경제전문기자 2023. 2. 2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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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의 경제TalkTalk] 이진석 지나인에셋 대표이사 ①/②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고 정부가 대규모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 매매 시장에도 온기가 돌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빌딩 숲./지나인에셋

금리 상승으로 주택 시장이 침체돼 ‘빌딩맨’의 사무실에도 파리만 날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고객들이 그를 찾느라 그의 휴대폰은 계속 울려댔고, 그는 휴대폰을 들고 이리 저리 오가며 고객들과 밀담을 나눴다. 그의 입에서 수백억원, 수천억원 단위의 가격이 흘러 나왔다.

지난 2월 20일 오후 2시, 서울의 대표적인 빌딩 숲인 강남구 테헤란로 108길 19 부림빌딩 5층. 빌딩 매매 전문업체인 ‘지나인에셋부동산중개’ 회의실에서 이진석 대표와 마주 앉았다. 그는 22년째 빌딩 매매 중개를 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문가이다. 오랫 동안 한 대형 빌딩 중개 회사에서 파트너로 일하다가 2022년 5월에 지나인에셋을 차려 독립했다.

빌딩과 오피스텔 등 상업용 부동산은 주택과 달리 경기에 따라 임대료와 공실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경기 침체 여부를 알려주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그를 찾은 것도 금리 인상과 무역수지 적자 등이 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을 현장에서 감지하기 위해서였다. 회의실 동쪽 벽에는 빌딩 사진 대신 기하학적 모양을 담은 현대화 그림들이 3점 걸려 있었다. 서쪽 창문 앞에는 키 큰 나무들과 분재를 담은 화분들이 일렬로 길게 늘어섰다.

인터뷰를 막 시작하려는데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나서 사방을 둘러보니, 이 대표가 자신의 스마트폰 소리라며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빌딩 거래에 관해 잠시 이야기를 하다가 통화가 길어지자 회의실 밖으로 나가더니 2분쯤 뒤에 들어왔다. 인터뷰 주제인 빌딩 시장 동향으로 바로 들어갔다.

분위기 바뀐 빌딩 시장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 동향은?

“작년 8월 이후 시장이 매우 어려웠다. 거래가 잘 안됐다. 작년 시장은 재작년 대비 거래 건수가 4분의 1 정도로 줄었다. 재작년에 연간 100건 정도 거래됐다면, 작년에는 30건 정도에 그쳤다.”

—지금도 그런가?

“상황이 좀 달라졌다. 작년 연말까지는 시장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면서 개인이든 법인이든 건물을 매입해 보겠다는 투자자들이 많다. 올해 상반기에, 늦어도 연말까지는 매입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하는 고객들이 많다. 문의도 많이 온다.”

금리 급등으로 냉각됐던 업무용 부동산 시장에 분위기가 바뀌면서, 투자자들이 빌딩 매매 전문업체에 문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사진은 빌딩 매매 전문업체인 '지나인 에셋' 홈페이지.

—문의 건수가 얼마나 늘었나?

“새로운 고객들에게서 전화가 온다기 보다는 기존에 거래하던 고객들이 매입 의사를 밝히는 사례가 많다. 적극성 측면에서 온도가 올라갔다고 할까?”

—이유는?

“세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치솟던 금리가 떨어졌다. 둘째, 정부가 각종 부양책을 내놓고 금리 인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셋째, 코로나 사태 때 억눌렸던 소비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

하나씩 물어 보기로 했다.

빌딩 시장 변수

① 금리

—금리, 정부의 규제완화, 경기 등 3가지 변수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이다. 투자자들은 금리가 어느 정도 안정되어, 상반기에 빌딩 시장 동향이 가시권에 들어오기 때문에 그 때 투자에 대한 마음의 결정을 하려고 한다.”

—금리 요인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나?

“금리가 올라갈 때에는 부동산 가격이 금리와 반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사람들은 예상한다. 경기가 침체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금리가 올라가면서 과거에는 나오지 않던 매물이 많이 나와 좋은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투자자들은 본다. 그래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좋은 자리에 있는 매물을 적정한 가격에 매입하겠다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리는 2022년 이후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한국의 금리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23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

“작년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수준을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 금리가 올라가도 어느 정도 밖에 더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그 예상을 근거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 같다.”

정점이 보이는 미국 금리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 4.75%나 되는데.

“앞으로 올라도 5%나 5.25% 정도 아닐까?”

—미국이 금리를 예상보다 더 높은 5.5%까지 올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앞으로 2번 더 올려서 5.25%까지 가는 것은 예상되어 있었다. 만약 5.5%까지 올라간다고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한국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미국은 당분간 금리를 더 올릴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지난 2월 1일 미국 워싱턴 D.C. 연준 본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AP 연합뉴스

—한국의 기준금리가 현재 3.5%이다. 미국이 5.5%까지 올라간다면 한국도 4.25%나 4.5%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한국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그대로 따라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한국은 가계부채 규모가 약 1000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정부가 금리를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올리지 못할 것이다.

금리를 대폭 올리면 그 부담이 결국 금융회사와 정부에 갈 것이고, 우리 경제의 근간인 가계와 자영업자가 흔들리게 된다. 자영업자들은 집과 가게를 담보로 대출 받아 장사를 하지 않나? 더구나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금리를 무조건 크게 올릴 수 없다고 투자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 대표가 이 대목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정부의 은행 압박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대출 금리를 낮추기 위해 은행의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을 축소하려고 하고 있다. 은행이 예금을 받아 대출을 해주는 과정에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인 가산금리가 1~2%포인트 정도 된다. 정부가 은행의 이 가산금리 폭을 줄여 대출자들의 원리금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하고 있다.

대출금리를 0.5%포인트나 0.75%포인트만 줄여줘도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내년에 총선도 있으니, 정부가 시장 안정과 서민 지원에 가장 신경을 쓸 것이라고 본다.”

빌딩 대출 금리, 7%에서 4%로

—현재 빌딩 시장의 금리 수준은 어떤가?

“작년에 담보 대출 금리가 연 7% 정도로 올라갔다. 그런데 지금은 대환 금리, 예컨대 A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B은행의 기존 대출을 갚을 경우 연 4% 정도면 된다. 금리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만약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부동산 담보 대출의 금리도 올라갈텐데,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기 위한 금리의 마지노선은?

“대출 금리가 5% 넘어가면 시장이 냉각되고 거래절벽이 재개될 것이다.”

—이유는?

“예를 들어 빌딩의 경우 담보 가치의 60%까지 대출을 해준다. 임대 수익률이 2.5%라고 할 경우 대출 이자가 5%라면 임대 수익으로 이자를 내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어진다. 빌딩 소유주들은 향후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만 볼 수 있게 된다.

임대 수익으로 이자도 낼 수 없다면 빌딩을 소유하고 있기 쉽지 않다. 그래서 빌딩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금리의 마지노선은 5%라고 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중 대출 금리가 5% 이상 넘어가면 업무용 부동산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사진은 시중은행들이 대출용 자금을 조달할 때 부담하는 금리 수준./은행연합회 홈페이지.

이 대표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이 대표가 “부산에 1000억원짜리 빌딩이 있는데, 내일 매입자와 연락을 해보고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통화를 하느라고 3분 정도 인터뷰가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문의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거래가 대부분 성사되나?

“거래가 성사되는 비율이 30% 정도만 되어도 높은 수준이다. 금리가 낮고 시장에 유동성(자금)이 넘칠 때에는 매도자 우위 시장인데, 지금은 금리가 높고 유동성이 위축되고 있어서 매수자 우위 시장이다.”

빌딩 시장 변수

② 정부 부양책

빌딩 시장에 영향을 미친 두번째 요인인 정부 대책에 관해 질문을 시작했다.

—정부가 1월에 대대적인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았다. 그것도 큰 영향을 미쳤나?

“그렇다. 게다가 정부가 예대금리차 축소 노력을 하고 있어서, 자산가들은 남들보다 먼저 진입해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는 중이다.”

정부가 집값의 하향 안정이 정책 방향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지난 1월에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내놓으면서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 사진은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지난 2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 보고를 하는 모습./뉴스1

—정부가 역할은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나?

“잘하고 있다고 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주도지사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민생을 잘 챙기려고 한다. 또 추경호 경제팀도 금리 구조에 대해 잘 이해하고 은행들을 적절히 압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규모 정비 사업 활발

—건축이나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규제 완화는?

“대체로 잘 되어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가로주택 정비사업을 들 수 있다. 도시 정비 사업 가운데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뉴타운에 들지 못하는 중간 규모 개발 사업을 가로주택 정비사업이라고 한다.

재건축도, 재개발도 아닌 300~500 가구 정도 되는 지역들은 이 정책 덕택에 조합 설립부터 착공, 완공, 입주까지 3~5년이면 가능하다. 연립주택이나 빌라 단지가 소규모 아파트 단지로 바뀌는 것이다. 지금 많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제도가 잘 만들어졌다고 본다. 소규모 개발이 활성화될 것 같다.”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월 23일 경기도 하남시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내 하자 세대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뉴시스

—건축 규제 가운데 더 풀어야 할 것이 있다면?

“건축법에 일조권 사선 제한이라는 규정이 있다.”

이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나 벽에 걸린 화이트보드에 펜으로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을 시작했다.

“도심에 빌딩이 2채가 인접해 있을 경우 남쪽 건물의 3~4층 이상은 건물 외관이 사선이 되게 지어야 한다. 북쪽 건물의 일조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런데 도심 역세권 빌딩의 일조권 규정은 사실상 쓸모가 없다고 본다. 예전에 연탄 보일러를 때던 시절에는 햇볕을 이용한 난방 때문에 일조권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난방용 도시가스가 다 들어오는 시절이니 난방용 일조권이 필요가 없다. 아파트처럼 거주 지역의 공동생활이 아니라 업무용 빌딩이 많은 지역이라면 이런 규제는 필요가 없다고 본다.”

—어떻게 해야 하나?

“빌딩을 신축하는 용도, 북쪽 건물의 용도에 따라서 차등 적용하는 것이 옳지 않나 싶다. 업무용 빌딩의 경우 낮에도 밤에도 불을 켜고 일을 하고, 밤이나 주말에는 근무하는 사람이 없다.

이런 상황인데 왜 일조권 때문에 건물이 곧바로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사선도 되도록 지어 도시 공간을 낭비해야 하나? 건물의 용도를 따져 규제를 차등 적용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빌딩 전문가들은 아파트 단지 같은 주거공간과 달리 업무용 빌딩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건축할 때 일조권 사선 제한 규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건축사신문

—일조권 보다도 남쪽 건물의 조망권 때문 아닌가?

“남쪽 빌딩이 사선으로 들어서더라도 어차피 조망권은 가린다. 그러니 조망권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 빌딩을 신축하려는 사람들이 아직 이런 애로 사항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 대표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투자자의 300억~400억원짜리 잔고증명서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200개(200억원)든, 300개든 되는 건가요? 아니면 200개로 진행해야 하나요?” 이 대표가 한참 통화를 했다.

빌딩 시장 변수

③ 경기 흐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세번째 변수인 경기에 대해 질문을 시작했다.

—경기가 빌딩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나?

“소비 변수가 중요하다. 경기가 침체되면 소비가 위축되고, 소비가 위축되면 자영업자 매출이 줄어 임차료 부담이 생긴다. 그러면 임차료 연체가 시작되고 자영업자들이 임차료 할인을 요구하게 된다.”

—예를 들면?

“코로나 사태 당시인 2021년에 우리가 관리하던 건물의 임대료를 12개월 동안 30% 할인해 줬다. 빌딩 투자자나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경기가 매우 민감한 요소이다.”

소비와 투자 등 경기 흐름은 금리와 정부 정책과 더불어 빌딩 시장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소이다. 지난 2월 22일 서울시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현재 빌딩 임대료 연체 상황은?

“2020년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 수준으로 많이 회복됐다. 코로나 사태 때는 임대료 할인이나 연체 사례가 많았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사람들이 가게나 사무실을 이용하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지금은 생활이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임대료 수준도 과거로 어느 정도 돌아갔다.”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됐다고 말할 수 있나?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기는 했지만 아직 우휴증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정부가 경기를 부양한다고 해도 소비로 이어지는 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이 대표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서울 명동 등의 상인들을 만나 보면 경기가 코로나 사태 때보다는 낫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 같지는 않다. 코로나 사태 때에는 전세계 이동이 막혀 거리에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았고, 다니더라도 손에 쇼핑백이 거의 없었다. 지금은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과거보다 늘기는 했는데, 쇼핑백 크기가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는 작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서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거주민의 소득 수준이 높고 집값이 높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소비가 양극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백화점 '더 현대'/뉴스1

—소비 패턴에 다른 변화가 있다면?

“소비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는 것 같다. IT(정보기술)업체가 입주한 경기도 판교와 금융업체가 몰려 있는 서울 여의도의 백화점들은 거주자들의 아파트 가격이나 연봉이 높아 소비가 많이 살아났다. 반면 서울 영등포와 도봉 지역의 백화점은 소비 회복 정도가 덜하다.

거주자나 근무자들의 산업직군별로 소비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있다. 내가 IT업종의 부동산 수요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다.”

연내 바닥 가능성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3가지 요인에 대한 질문이 끝났다. 개별 요소들의 영향을 종합해 시장의 큰 흐름을 짚어 보기로 했다.

—20년 이상 빌딩 매매를 중개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보나?

“온기가 조금 느껴지기는 하지만,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말하기는 너무 이른 것 같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2022년 7~8월 이후 약간 떨어졌다. 상업용 부동산은 빌딩 별로 워낙 개별성이 강한데, 기업체의 재무 상태, 상속, 증여 등의 사유로 10~20% 싸게 내놓은 사람도 있고, 다른 투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좋은 자리의 부동산을 내놓은 사례도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지금은 약간 침체기에 있지만, 올해안에 변곡점을 찍고 다시 우상향할 것으로 본다. 단기 추이를 보더라도 올해 안에는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지역 건축물 연간 거래 건수 추이. 지난해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앞에서 이야기했던 대로 금리, 정부의 규제 완화, 경기 동향 등 3가지 변수를 봤을 때 금리와 정책의 방향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경기는 예측이 쉽지 않지만 3가지 변수 가운데 2개가 긍정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경기 심리도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기업들이 적극적

—향후 2~3년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 것 같은가?

“올해는 개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눈치보는 작전을 할 것 같다. 법인 투자자들은 금리가 하향 조정되면 적극성을 띨 것이다.

내년이나 후년에는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경기가 활성화 되면서 빌딩 거래량이 늘 것이다. 3년전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는 못하더라도 빌딩 가격은 다시 우상향 할 것으로 예상한다.”

빌딩 시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사진은 빌딩 숲의 대명사인 미국 뉴욕의 맨해튼. 맨해튼 남쪽에서 북쪽 월스트리트 방향을 바라본 모습이다./프레드 수(위키피디아)

—길게 보면 빌딩 시장 전망은?

“서울은 세계 10대 도시에 속한다. 교육, 교통, IT(정보통신), 젊은이들의 영어 소통 능력 같은 사회 인프라 수준이 매우 올라가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이런 인프라를 갖춘 도시가 많지 않다.

그래서 사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인정 받는다. GIC(싱가포르 투자청) 같은 해외 투자자들이 서울의 빌딩에 투자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서울 도심 역세권의 상업용 부동산은 앞으로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본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동향과 전망에 대한 질문이 끝났다. 독자들 가운데에는 상업용 부동산, 특히 노후 대비용 ‘꼬마 빌딩’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 듯해 투자 관련 질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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