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사랑이라 말해요' 복수와 외로움...사랑의 봄기운을 만나다[OTT읽기]

스포티비뉴스 2023. 2. 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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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사랑이라 말해요' 포스터. 출처|월트디즈니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상화 칼럼니스트] 디즈니플러스가 진한 감성 담은 로맨스물을 하나 선보였다. 호불호의 반응은 존재했지만 '카지노'를 통해 뒤늦게 한국 구독자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한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22일 '사랑이라 말해요'를 공개하며 OTT 후발 주자로서의 패기 넘치는 반격에 돌입했다

그동안 디즈니플러스는 '그리드', '3인칭 복수', '형사록', '커넥트' 등 강도 있는 스릴러 중심으로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를 꾸며왔다. 물론 '너와 나의 경찰 수업', '키스 식스 센스' 등 로맨스가 곁들어진 시리즈가 없진 않았지만 디즈니플러스 전반적인 약세와 맞물려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진 못했다.

이런 점에 '사랑이라 말해요'는 그간의 시행착오를 만회할 수 있는 좋은 시점에 등장한 로맨스 드라마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로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보여준 김영광, tvN ‘별동별'에서 사고치는 톱스타 뒷담당에 고군분투했던 홍보팀장을 맡았던 이성경이 모처럼 달콤 쌉싸름한 느낌의 연애물로 돌아왔다.

▲ 디즈니플러스 '사랑이라 말해요' 예고편 주요 장면. 출처|월트디즈니코리아

◆ 복수를 꿈꾸는 여자

복수를 다짐한 어느 한 여자가 있다. 심우주(이성경). 어린 시절 아버지는 아내의 후배와 외도를 했고 처자식을 내버린채 도망치듯 집을 떠났다. 오랜 시간이 흘렀고 남사친 윤준(성준)과 소주 한잔 주고 받던 그때 문자 한통을 받았다. 아버지의 부고를 전달받은 우주는 다음날 호피 무늬 원피스 입고 당당하게 장례식장을 찾는다.

이를 지켜본 문상객들의 눈총에도 아랑곳 없이 우주는 그곳에서도 술 한잔 걸치면서 부친의 외도 상대였던 마희자(남기애)를 조롱하듯 그곳의 분위기를 망치기에 이른다. 우주에겐 이것이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복수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내 당황스런 소식도 접하게 되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오랫동안 언니, 동생과 오손도손 살고 있던 집은 희자의 명의로 넘어간지 오래였고 최근 이마저도 누군가에게 처분했다고 한다. 호기 좋게 장례식장을 뒤집어 놓았지만 정작 뒤통수를 맞게 된 건 우주 본인이었다. 이후 희자가 자신의 아들 사업을 위해 거액을 지원해준 사실을 알게된 우주는 또 다른 복수를 꿈꾼다.

▲ 디즈니플러스 '사랑이라 말해요' 예고편 주요 장면. 출처|월트디즈니코리아

◆ 난관에 부딪힌 남자

여기 또 다른 남자, 패기 넘치는 청년 CEO가 있다. 한동진(김영광). 전람업계에 종사했던 그는 선배 최선우(전석호)와 독립해 회사를 차리지만 번번히 입찰 경쟁에서 밀리고 만다. 예전 직장의 사장이 두 사람의 사업을 방해하고자 낮은 가격으로 수주에 성공하면서 동진의 회사는 자금난을 겪게 된다.

5년 넘께 어머니와 연락 끊고 살던 동진은 양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다시 모친을 만나게 된다. 그의 어머니는 다름 아닌 희자였다. 은행 대출도 번번히 거절 당하던 그때 동진은 어머니가 건내준 자금으로 회사를 정상화 시키면서 단독 기획전시회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이러한 상황을 하나 둘씩 접하게 된 우주는 새로운 계획을 마련한다.

자신이 당한 것 만큼 앙갚음을 해주겠다는 생각에 동진의 회사에 우주는 아르바이트생으로 취업하지만 일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졸지에 회사 기밀을 유출한 스파이로 몰려 해고를 당한 우주. 그리고 뒤늦게 진범을 알게된 동진은 이후 기묘한 인연을 이어간다.

▲ 디즈니플러스 '사랑이라 말해요' 예고편 주요 장면. 출처|월트디즈니코리아

◆ 외로움…사랑이 시작되는 걸까

“누군가의 외로움을 헤아리는 것…저는 이게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하루를 바쁘게 시작하는 사무실 풍경과 더불어 드라마는 라디오 DJ(박하선)의 활기찬 목소리로 시작을 알린다. '사랑이라 말해요'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는 상당 부분 이 장면 속 내용에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누군가를 향한 복수, 그 복수의 대상 모두를 관통하는 정서는 외로움이었다.

철부지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서 우주는 악착같이 살아왔다. 한순간도 가족들을 괴롭혀온 대상에 대한 분노를 놓고 지낸 적이 없었던 우주로선 불륜녀의 아들 회사를 망치는 것이 최고의 복수라고 생각했다. 고단한 일상에 지친 그녀의 대화 상대는 남사친 윤준(성준) 뿐이었다. 마치 집안의 가장 처럼 당당했던 우주에겐 막상 속내를 털어 놓을 존재가 전혀 없었다.

엘리트 청년 사업가인 동진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감 갖고 펼쳐 놓은 사업은 위기에 처했다. 공동 대표이자 선배 선우는 골프치고 명품 치장에만 관심이 있을 뿐 회사의 운영은 온통 동진의 몫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믿었던 사람들에겐 배신을 당했다. 장기간 교제했던 여자친구 민영(안희연)은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알려온다. 불륜을 저지른 어머니와는 연락도 오래 끊은 동진 또한 우주의 현재와 크게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 디즈니플러스 '사랑이라 말해요' 예고편 주요 장면. 출처|월트디즈니코리아

◆ 원슈타인의 OST...사랑의 봄기운이 찾아왔다

'사랑이라 말해요' 1-2회는 닮은 듯 다른 처지에 놓은 두 남녀를 놓고 혼자라는 외로움을 느끼는 우주와 동진이 어떻게 악연 관계가 되었는지를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리고 향후 둘이 어떤 사이를 이어갈지 궁금증을 품게 만든다. 자신의 캐릭터에 확실하게 녹아 들어간 김영광과 이성경의 연기를 지켜보면서 나도 모르게 두 사람에게 감정이입이 되고 만다.

얼핏보면 흔하디 흔한 막장 드라마가 살짝 배경에 깔려 있긴 하지만 '사랑이라 말해요'는 사람과 사랑에 상처 입은 두 주인공이 점차 마음을 공유하게 되는 과정을 감성적인 화면 구성과 대사로 차근차근 녹여내고 있다. 여기엔 1회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원슈타인의 '비밀의 화원' (이상은 원곡)도 한 몫을 담당했다.

"어제의 일들은 잊어 /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 완벽한 사람은 없어 / 실수투성이고 외로운 나를 봐"라는 노랫말은 허점으로 가득찬 두 남녀의 러브라인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제대로 틀을 마련할지를 상상하게끔 만든다. 이처럼 '사랑이라 말해요'는 에스프레소 커피처럼 진한 여운을 남기며 다음 3-4회를 두근두근 기다리게 만들어줬다. 모처럼 OTT 공간에도 사랑의 봄기운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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