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포격으로 엄마 잃었는데…푸틴 콘서트 동원된 우크라 자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2023. 2. 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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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 공습 당시 자매 엄마 숨져
자매 이웃 “충격과 분노…혐오스러워”
러시아 ‘애국 콘서트’에서 군인 품에 안긴 안나 자매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 [사진 = 러시아 방송 캡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맞아 러시아에서 열린 ‘애국 콘서트’ 동원된 우크라이나인 자매가 사실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어머니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2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조국 수호자들에게 영광을’이라는 이름의 애국심 고취 콘서트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어린이 367명을 구출한 것으로 알려진 ‘유리 가가린’이라는 러시아 군인도 참석했다.

동생의 손을 잡고 무대에 오른 안나 나우멘코(15)는 가가린을 향해 “나와 내 여동생 그리고 마리우폴의 아이들 수십만명을 구해준 유리 삼촌에게 감사하다”고 말한 뒤 포옹했다.

하지만 자매의 어머니는 지난해 4월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공습 때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마리우폴에 머물던 안나의 가족은 러시아군의 공습을 피해 대피소를 전전하며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는데, 안나의 어머니가 잠시 외출했다가 포탄 파편을 맞고 숨졌다는 것이다.

콘서트 무대에 등장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타스 = 연합뉴스]
이런 사정을 아는 이웃들은 이번 콘서트에 동원된 안나와 아이들을 보고, 러시아군과 껴안는 장면에서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 이웃은 “혐오스러운 것은 아이들은 배우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아들 자매는 정말 마리우폴 출신의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는 “콘서트에는 같은 마을에 살던 아이 코스티아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는 코스티아 부모들은 친 러 성향은 아니었고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며 “아이들이 금전적인 이유나 다를 동기로 무대에 오른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점령하기 위해 도시가 초토화될 때까지 폭격을 퍼부었다. 심지어 아이들이 피신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주민들이 러시아어로 ‘어린이들’(дети)이라고 표식을 새긴 극장 건물에도 미사일을 날려 완전히 파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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