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도, 교체도 노조 입맛대로…’건폭’ 뿌리 뽑아야[건폭이 뭐길래]③

전준우 기자 최서윤 기자 김도엽 기자 2023. 2. 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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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권 회복 시급"…외노자 고용, 건설사 아킬레스건
'노조는 악' 지나친 편가르기는 독…'안전' 소홀 안 돼
2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생방송으로 시청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아직도 건설 현장에서는 기득권 강성노조가 금품요구, 채용강요, 공사방해와 같은 불법행위를 공공연하게 자행하고 있다"며 건설 현장의 불법, 부당행위 근절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3.2.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최서윤 김도엽 기자 = "민주노총·한국노총 양대 노조가 소속 노조원을 건설현장에 채용하도록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단체 행동에 들어갑니다. 일의 능률이 떨어져 팀(20명)을 교체하려고 하면 노조 150명이 단체로 일을 멈추니 사업주는 굴복할 수밖에 없는 구조죠."

윤석열정부가 칼을 빼든 노조의 불법‧부당행위, 이른바 '건폭'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건설업계가 '비정상의 정상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1일 근절대책을 발표했지만, 뿌리깊은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더욱 근본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고용권 회복 시급…노조원에 불법행위 소재 명확히 해야"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주가 근로자를 채용하고, 정당한 급여를 지급하는 게 일반적인데 건설현장에서는 그 기조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근로자 개개인으로 보면 나쁜 사람은 없는데, 소속 노조의 지침에 의해 움직이고 단체 행동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주는 노조에서 보낸 근로자들에게 그냥 돈 주는 사람밖에 안 된다. 타워크레인 기사 1명도 마음대로 못 바꾼다"며 "노조에 공문을 보내서 교체해달라고 요청해야 하고, 마음대로 근로자를 바꾸려고 하면 노조가 단체행동에 나서 타워크레인이 아예 멈춰버린다"고 토로했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노조의 지령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노조원이 우선 고용되는 데다, 집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노조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부당한 금액이나 채용을 요구할 경우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도 노조의 부당 행위를 강요‧협박‧공갈죄로 즉시 처벌하고, 부당하게 취득한 이익은 환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간단하게 노조를 와해해야 깔끔하게 해결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만이 상당하다"며 "사실상 노조 와해는 힘든 일이기에, 불법행위로 인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 노조원들이 온전히 지게끔 하는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현장 불법행위 관련 대한건설협회 등 유관 단체 간담회 참석하고 있다. 2023.2.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외노자 고용, 노조가 쥔 건설사 아킬레스건…합법화 절실

노조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합법적인 외국인 노동자 채용이 가능해지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외국인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하려면 비자발급을 해줘야 하는데 지난 정권에서는 농·수산업이나 제조업에만 치중했고, 건설현장은 철저히 소외됐다는 불만이 크다.

지난 21일 발표된 정부의 근절대책에도 외국인 불법채용 적발 시 사업주에게 외국인 고용제한 1~3년을 부과하던 것을 완화하는 등 내용이 담겼지만 한층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공사 과정 중 무게가 있고, 힘든 일은 내국인들이 안 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알루미늄폼(알폼)'을 이용해 거푸집을 만드는 일은 현장에서 내국인 비율이 10%도 안 되고, 90%가 외국인인데 사실상 다 불법인 셈"이라며 "사업주의 아킬레스건이고, 이를 누구보다 노조가 잘 알고 있으니 노조의 요구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단 교수는 "대부분의 건설현장에서 불법 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동안 건설사의 약점으로 꼽힌 불법 외국인 문제를 개선해 제도권으로 들어오도록 해야 하고 그 이후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노조든 건설사든 똑같이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건설현장 불법행위와 관련해 민주노총 인천본부를 압수수색 중인 2일 오전 민주노총 인천본부 앞에 노노조원들이 경찰 압수수색을 항의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 있다.2022.2.2/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노조는 악' 지나친 편가르기 오히려 독…'안전' 소홀 안돼

건설현장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노조는 악'이라고 지나치게 편가르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에만 치중하다 생명과 직결된 '산업안전'이 소홀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최근 국토부가 내놓은 근절대책을 보면 불법 부당행위를 강력 단속하면서 산업안전 규정을 완화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잘못된 발상"이라며 "근로자 생명 담보가 안전인데 이것을 완화하겠다는 것은 거꾸로 가는 것이고, 결국 다시 불법 하도급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관계자는 "범정부 대책을 보면 노조는 잘못하면 즉각 처벌하고, 사측의 불법은 봐주겠다는 식"이라며 "노조로선 대단히 폭력적이고 건설업계만 대변하는 대책이라는 입장"이라고 반발했다.

최근 논란이 된 노조 전임비와 월례비 등 건설노조가 요구하는 금품 명목이 불법인지에 대해서도 노조와 사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양측의 의견을 모두 듣고 정확한 판례가 나온 뒤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 돈 문제다.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공사비에 원래 반영되지 않은 돈을 자꾸 내야 하는 게 문제가 되는 건데, 그렇다고 처음 공사비 산정 때 월례비나 전임비를 산정할 수는 없다. 공공사업에선 더욱 그렇다"면서 "이번 정책의 최종 목표는 건설현장과 건설산업의 투명성 강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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