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안양, 6년 만의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우승까지 1승 남았다
팬들과 하이파이브하며 승리 만끽
정규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위해 현장을 찾은 팬들 앞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신고했다.
HL안양이 2022~2023시즌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에서 선두를 지키며 6년 만의 리그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HL안양은 26일 열린 정규리그 38라운드 홈 경기(안양 아이스링크)에서 요코하마 그릿츠(일본)를 5대2로 제압했다. 전날 그릿츠를 6대1로 대파했던 HL안양은 현재 30승8패(승률 0.789)로 리그 선두를 달린다.
HL안양은 경기 시작 27초 만에 그릿츠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HL안양이 공격 존에서 퍽 처리 실책을 저질렀고, 그릿츠의 알렉스 라우터가 손쉽게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팬들이 입장도 채 마치지 못한 상황에서 찬물이 끼얹어졌다.
한 골 뒤진 채 2피리어드에 접어든 HL안양은 베테랑 김기성(포워드)의 전광석화와 같은 동점골이 터지며 살아났다. 그는 2피리어드 14분10초에 블루라인 근처에서 기습 슈팅을 날렸는데, 시야가 가려진 그릿츠의 골리 다리 사이로 퍽이 흘러 들어갔다.
HL안양은 기세를 몰아 약 4분만에 송종훈-김건우-이주형(이상 포워드)이 합작해 역전 골을 성공시켰다. 송종훈-김건우의 원터치 패스를 받은 이주형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HL안양은 약 50초만에 김상욱(포워드)이 다시 한 번 골망을 흔들었다. 팬들은 “오 HL 승리를 위해 힘차게 외쳐라”는 구호와 함께 열광했다.
HL안양은 3피리어드에 한 골을 더 허용해 아슬아슬한 승부가 이어졌다. 실제로 그릿츠는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분위기를 바꾼 건 이종민의 쐐기골이었다. 이종민은 역습 상황에서 화려한 개인기에 이은 침착한 슈팅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그릿츠는 골리까지 합세하는 등 엠티넷(empty net) 플레이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HL안양의 캡틴 박진규(포워드)가 빠르게 전개된 역습 플레이에서 텅 빈 골대로 득점을 밀어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은 HL안양의 마지막 정규리그 홈 경기였다. 그랬던 만큼 곳곳에서 팬들이 운집했다. 한 티켓 요원은 “이전 경기보다 관중이 100~200명은 더 많이 온 것 같다”고 했다. HL안양은 응원피켓을 만들 수 있는 부스를 운영하고, 치어리더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 등을 마련하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경기를 마친 이후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며 인사를 나누는 특별한 이벤트도 있었다.
경기 용인에서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이강희(39)씨는 “오늘이 결혼기념일 12주년인데, 마지막 홈 경기라고 해 저녁 약속까지 취소하고 보러 왔다”며 “두 아이도 아이스하키를 한다. 작년부터 자주 경기장을 찾고 있다”고 했다.
경기 하남에서 부모 및 또래 친구들과 함께 온 장은솔(10)양은 자신이 만든 지효석 선수 응원피켓을 손에 들고 “맨날 보고 싶을 정도로 아이스하키가 너무 재미있다”면서 “포스트 시즌에도 꼭 보러 올 것”이라며 꺄르르 웃었다.
HL안양은 다음 달 4일과 5일 일본 하치노헤에서 5위 도호쿠 프리블레이즈(9승28패)와 원정 2연전으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한다.
HL안양은 2017년 이후 6년 만의 정규리그 정상을 노린다. 특히 1위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던 일본 레드이글스 홋카이도가 같은 날 프리블레이즈에게 1대2로 덜미를 잡혀 HL안양은 남은 두 경기에서 1승만 올리면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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