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K리그 ‘관중 대폭발’…돌아온 대전 ‘환희 대폭발’
8년 만에 1부 복귀한 대전은
‘앙숙’ 강원 꺾고 짜릿한 첫 승
프로축구 출범 40주년의 2023 K리그1이 시작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개막 라운드에 역대 최다 관중이 몰리고, 2부리그에서 올라온 팀들이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치열한 순위싸움도 예고했다.
대전 하나시티즌이 26일 홈인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8년 만에 1부 경기를 치러 강원FC에 2-0 승리를 거뒀다. 전날에는 광주FC가 수원 삼성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뛰다 승격한 두 팀이 나란히 1부리그 개막전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특히 이날 열린 대전-강원전은 두 팀의 과거 악연으로 경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어모았다. 두 팀은 2021년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고, 당시 이른바 ‘볼보이 사건’ 논쟁으로 얼굴을 붉혔다. 강원은 대전을 꺾고 1부에 승격했는데, 대전은 강원 홈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볼보이가 고의로 공을 늦게 전달해 시간을 끈 것 아니냐며 논쟁을 벌였다.
이날 장외 신경전도 치열했다. 대전 서포터들은 ‘볼보이는 군대 갔냐’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등을 들어보이며 원정팀 강원을 도발했다. 이민성 대전 감독은 볼보이 사건에 대해 “이영표 전 강원 대표는 유럽에선 흔한 일이라고 말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들이 그때 흘렸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은 4-3-3 포메이션에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주세종, 스트라이커 티아고, 왼쪽 날개 공격수 레안드로를 선발로 내세워 시종일관 강원을 흔들었다.
대전의 8년 만의 1부 복귀 골은 티아고가 신고했다. 전반 14분 페널티 박스로 쇄도하던 티아고는 레안드로의 원터치 패스를 건네받았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처음에는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VAR 온필드 리뷰 이후 골로 인정됐다. 전반 22분에는 레안드로가 직접 왼쪽 사이드에서 돌파해 페널티 박스로 들어가 득점까지 올렸다.
강원은 전반 40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넘어온 롱패스를 받은 김대원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슛했지만 옆 그물을 때린 것 외에 이렇다 할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0-2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이한 강원은 갈레고를 투입하고, 지난해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날개 공격수 양현준을 스트라이커 자리로 돌리며 반전을 모색했지만 대전의 끈질긴 수비에 막혔다.
이날 경기에는 1만8590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 1만명 넘는 관중이 든 건 2016년 3월26일 대구FC와의 2부 시즌 개막전(1만8082명) 이후 거의 7년 만이다.
전날 울산과 전북의 ‘현대가 더비’에서 2만8039명으로 코로나19 이후 최다 관중을 기록하는 등 2023 K리그1 1라운드 6경기에는 개막 라운드 최초로 10만 관중을 넘어섰다. 총 10만1632명으로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최초 10만 돌파, 최다 관중 기록을 쓰며 흥행을 예고했다.
한편 이날 포항 스틸러스는 홈에서 후반 교체 멤버로 들어간 이호재의 멀티골을 앞세워 대구FC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FC는 0-0으로 비겼다.
대전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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