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60만 개나 늘었는데, 절반이 60대 이상?.. '고용 한파' 길어질라

제주방송 김지훈 2023. 2. 2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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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일자리, 전년 대비 증가.. 3분기 최대치
"50·60대 80% 넘어".. 증가세, 2분기 내리 감소
연령대별 격차.. 20대 등 증가 폭 가장 적어
고령화·일상회복 영향.. 사회·복지-숙박·음식↑
"취업자 증가 폭 10만 명".. 고용 불안 가중


지난해 3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가 60만 개가 증가했지만, 그중 절반 가까이가 60대로 나타났습니다.

50대를 포함하면 증가한 일자리의 80% 이상을 50·60대가 차지했습니다.

늘었다고 하는 일자리 증가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주춤해져 2분기 연속 약세인데다, 나이가 적을수록 둔화 양상이 뚜렷했습니다.

20대와 30대를 합쳐도 3만 명을 조금 넘어, 전체 증가한 일자리의 5%를 차지하는데 그치면서 불안한 일자리 분포를 짐작케 했습니다.

이같은 양상은 취업 기류마저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점차 둔화되는 고용시장에 실업자 양산 분위기를 감안하면, 올해 취업자 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관측까지 제기되면서 고용 한파 우려를 가중시키는 실정입니다.


■ 3분기 일자리 수로는 최대 늘어.. "전분기보다 감소"

오늘(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3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집계한 임금 근로 일자리가 2,019만6,000개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9만7,000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일자리 수만 보면, 3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18년 이후 3분기 기준 최대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사상 최대 임금 근로 일자리를 기록한 지난해 2분기(2,020만5,000개)와 비교해선 줄어든 수준입니다.

전년도 2021년 4분기(37만6,000개) 이후 증가 폭 역시 가장 적었는데, 분기별 일자리 증가 폭은 지난해 1분기(75만2,000개)를 정점을 찍었습니다.

2분기(62만8,000개)에 이어 3분기(59만7,000개)까지 둔화세가 이어졌습니다.


■ 증가분 절반 이상 '60대'.. 10명 중 8명 50대 이상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 일자리가 31만 2,000개 늘어 전체 증가분의 52.3%를 차지했습니다.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이라는 얘기입니다. 주로 직접적 일자리 비중이 높은 보건·사회복지 분야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0대가 18만 8,000개 늘어 뒤를 이었습니다. 60대에, 이들 50대까지 포함하면 3분기에 증가한 일자리 10개 중 8개(84%)가 50대 이상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다음으로 40대(6만 4,000개), 30대(2만 7,000개)로 나타났습니다.

20대 이하는 6,000개 증가에 그쳤습니다. 20대와 30대를 합쳐도 3만 명을 겨우 넘습니다.

나이가 적을수록 일자리 증가 폭이 적었습니다.


■ 제조업 등 늘었지만, 제주 등 증가세 영향 '미미'

산업별로 보건·사회복지(10만 2,000개) 일자리가 가장 크게 늘었습니다.

고령화에 따른 수요층이 늘어 일자리 증가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입니다.

마찬가지, 앞서 지난해 2분기에도 보건·사회복지 분야에서 일자리 10만6,000개가 증가했습니다.

특히 산업별로 건설업(9만9,000개), 제조업(7만4,000개), 정보통신(6만9,000개) 등이 늘었는데 일자리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만 봐도 전자통신(2만 개), 기계장비(1만2,000개)에서 늘었지만 섬유제품(-2,000개), 기계장비 수리(-2,000개) 등이 줄었습니다.

소분류로 보면 전자부품(9,000개), 반도체(8,000개) 등이 늘었습니다.

때문에 지역적인 영향도 정도 차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만 해도 전체 70%이상이 관광 등 서비스업 중심에 제조업이 10% 수준에 그치는 산업구조라, 실제 제조업 일자리 증가 등에 따른 수혜가 한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탓입니다.


■ "숙박·음식업종 전년 대비 증가".. 연령대별 증가 업종 차이

일상회복 여파에 방역조치 완화도 일자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숙박·음식업(6만6,000개) 일자리가 전년보다 늘었는데 앞서 2분기(4만7,000개)보다 증가 폭이 큰 것도, 이 같은 사회 분위기 등이 맞물린게 주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과학·기술(6만2,000개), 도소매(3만6,000개), 교육(2만4,000개) 부문도 늘었습니다.

공공행정에선 1만2,000개 줄어 산업 분야에선 유일하게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또 연령별로 60대 이상에서 보건·사회복지(7만9,000개)가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다음이 건설업(4만8,000개), 제조업(4만8,000개) 등 순으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공공행정(-6,000개)이 줄었습니다.

반면 20대 이하에선 숙박·음식(2만6,000개)이 가장 많이 늘었고 정보통신(2만1,000개), 건설업(1만 개)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조업(-1만 개)과 사업·임대(-1만3,000개), 도소매(-1만6,000개) 부문에선 줄었습니다.


■ 회사 법인 부문 가장 많이 늘어.. 지속 일자리 70% 육박

성별로 구분하면 전체 일자리에서 남성이 56.9%, 여성이 43.1%를 차지했습니다.

조직 형태별로는 회사 법인이 41만3,000개로 가장 많이 늘었고, 회사 이외 법인 9만6,000개, 개인기업체 5만3,000개, 정부·비법인 단체 3만5,000개로 거의 모든 형태별로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같은 근로자가 점유한 지속 일자리는 1,398만9,000개(69.3%), 퇴직이나 이직으로 근로자가 대체된 일자리는 342만5,000개(17.0%), 기업체가 생기거나 사업 확장에 따라 생긴 신규 일자리는 278만1,000개(13.8%)로 집계됐습니다.


■ 취업자 증가 폭 점진적 하락세.. 실업자 100만 명 넘어 

이 같은 일자리 증가세 속의 불균형은, 한편으로 고용시장에 우려를 키우는 실정입니다.

실제 통계청의 새해 첫 달 1월 고용동향을 봐도, 1월 취업자 수가 41만1,000명 증가에 그쳤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31만4,000명)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적은 증가 폭으로,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5월(93만5,000명)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상황입니다.

취업자는 2021년 3월부터 23개월 연속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증가 폭은 단계적으로 하락세입니다.  

지난해 1월 취업자가 113만5,000명으로 워낙 많이 늘었던데다,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령별로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대부분인 97.3%가 60세 이상(40만 명)으로 나타났고, 20대 이하와 40대는 각각 5만1,000명, 6만 3,000명 줄었습니다.

실업자만 해도 102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9,000명 줄었던게 지난해 1월(114만3,000명) 이후 재차 10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 "취업자 올해13만 명. 내년 15만 명 그칠 수도"

이 같은 상황에 올해 고용시장 둔화 전망이 제기되면서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은 취업자가 지난해 81만6,000명 늘었던데서 올해는 증가 폭이 10만 명 안팎에 그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지난 23일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낮추고, 올해 취업자 수가 13만 명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내년 전망치는 15만 명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82만 명 증가 폭과 비교하면 한참 하락한 수준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비대면 업종 중심의 일자리 창출효과 둔화와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건설업 부문 취업자 감소, 여기에 제조업 부문도 전망이 밝지 않은걸 주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이에대해 정부는 기저효과 등 영향에서 취업자 감소 요인을 찾고, 추가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겠단 입장이라 앞으로 고용시장 추이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22년 3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동향 보고서는 분기 전체가 아닌 8월 1달 동안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4대 보험(국민연금, 건강·고용·산업재해 보험) 자료와 일용근로소득지급명세서 등 행정자료 8종, 통계청 '일자리행정통계' 등을 근거로 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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