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샀나봐”...돈 들여 샀다가 후회했다는 이것, 무슨 사연이
처음 착용땐 잡음 들리기도
낯설다고 중단땐 청력 나빠져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게 되면 하루에 적어도 3~5시간 이상을 껴야 하고 그 후에는 점차 착용 시간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보청기 소리가 익숙하지 않아서, 혹은 보청기에서 잡음이 난다고 느끼거나 주변 소리가 시끄럽게 느껴져서 이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보청기를 적정시간 이상 착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새로운 보청기를 일정 시간 이상 착용하지 않으면 보청기 적응에 실패한다. 보청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난청인은 보청기의 청력 재활과 난청 악화 방지의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서 “이 때문에 청각사와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보청기 첫 착용자에게 기기 착용 시간을 꼭 지킬 것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보청기 소리가 낯설거나 보청기에서 잡음이 나거나 보청기가 시끄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청기를 착용하면 귀를 막고 있는 보청기를 통해서 본인의 목소리와 주변 소리를 듣게 되기 때문에 모든 소리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보청기는 다양한 소리를 인식해 난청인의 청력 상태에 맞게 소리를 조절한다. 이는 작은 소리는 증폭하고 큰 소리는 줄여주는 것을 통해 이뤄진다. 김성근 원장은 “난청인에게 맞게 조절된 소리는 고막으로 전달된다. 따라서 보청기 착용자는 보청기 없이 소리를 들었을 때와 다르게 느껴지는 소리를 듣게 되는데, 이 때문에 난청인이 이를 낯설게 여기고 불편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변의 작은 소리를 잘 듣게 해주는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고 느낄 수 있다.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은 평소 에어컨이나 선풍기 소리, 혹은 타자를 치거나 종이를 넘기는 소리와 같은 작은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지만 이를 거슬려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우리의 뇌가 말소리와 같은 ‘중요한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이러한 소리를 걸러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청인은 이러한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기 때문에 소리를 걸러주는 뇌의 기능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게 되면 평소 안 들리던 소리가 갑자기 잘 들리며 해당 소리를 귀에 거슬리는 잡음이라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보청기를 통해 작은 소리를 꾸준히 잘 듣는다면, 다양한 소리를 인식하고 걸러주는 뇌 기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 보청기가 불편하다고 보청기 적응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평소와 다르게 다양한 소리를 오랫동안 듣게 되면 쉽게 피곤함을 느낄 수 있지만, 이는 청력 재활과 청력 유지에 중요한 과정이다. 보청기 착용때 이러한 불편함이 있다고 보청기 착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 이 상태에서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남아있는 청력을 더 이상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기 때문이다. 난청을 방치하게 되면 보청기 효과를 보지 못할 정도로 청력이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과정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김성근 원장은 “이때는 기기 착용을 임의로 중단하는 대신 주변의 소리 환경을 조절하고, 보청기 착용 시 불편한 점을 청각사나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알려 도움을 적극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리의 환경을 조절하는 법은 간단하다. 되도록 보청기를 조용한 실내에서 끼는 것이다. 이는 조용한 곳에 있을수록 말소리나 내가 듣고자 하는 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용한 곳에서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편안해진 후에는 조금씩 소음이 있는 곳에서 보청기를 껴보는 것이 좋다. 보청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인 불편함이 있거나 귀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를 청각사와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청각사는 난청인이 보청기의 기능에 불만이 있거나 보청기에 문제가 생길 시 기기를 조절할 수 있고, 이비인후과 의사는 보청기를 착용하는 난청인에게 귀 질환이 발생할 때 안전하게 귀를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청기를 구매한 후에도 꾸준히 청각사와 이비인후과 의사를 정기적으로 만나 보청기와 귀 상태를 점검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는 안경처럼 낀다고 바로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다. 보청기의 적응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약 3개월 걸린다. 이 기간에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보청기 착용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비로소 청력 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보청기를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힘이 든다면 마음을 조급하게 갖는 대신 천천히 기기에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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