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中경영진의 BYD 작심 비판 '화제'…외국 차에 어려워지는 이곳 [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전문위원 2023. 2. 26.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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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양홍하이 기아 중국법인 COO가 올린 포스팅/사진=웨이보 캡쳐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기아가 화제다. 지난 16일 기아 중국법인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양홍하이(楊洪海)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왕촨푸 BYD 회장을 작심 비판했기 때문이다.

양 COO는 "왕촨푸, 제발 당신 직원들을 제대로 교육해라. 수군(水軍·댓글 알바 부대)도 소양을 필요로 한다. 우리를 빵즈(棒子·한국을 비하하는 중국 비속어)차라고 부르는데, 먼저 당신네부터 반성해라. 비야디(BYD)는 듣기 좋나? 욕하는 말이 아니냐?"고 왕 회장을 힐난했다.

이어 양 COO는 BYD 전기차의 성능 문제(자연발화, 주행거리 과장)를 제기하더니 BYD의 중국 승용차 수출 1위도 허위조작이 아니냐고 공격을 이어갔다.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기술 노선을 둘러싼 공방은 종종 있지만, 고위 경영진이 경쟁사 회장을 대놓고 비판하는 건 드물기 때문에 이번 일은 중국에서 상당한 이슈가 됐다. 양 COO는 왕촨푸 BYD 회장을 비난한 포스팅을 삭제한 상태다.

기아 중국경영진이 BYD 회장을 비판한 이유
양 COO는 왜 왕 회장을 실명 비판했을까? 그 이틀 전인 지난 14일 양 COO가 올린 포스팅에 실마리가 있다.

양 COO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판매가격 15만 위안(약 2780만원) 이내 차량을 살 때는 내연차를 사는 게 상식이다. 가성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모두 전기차 원가가 얼마인지, 그리고 자동차 업체와 딜러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현재 테슬라 이외에는 모두 손실을 보고 있으며 테슬라는 15만 위안 이내 차량이 없다)"는 포스팅을 올리며 K3의 사진 한 장을 첨부했다.

이 포스팅을 올리자 중국 네티즌이 구름처럼 몰려와 BYD 옹호에 나섰다.

"BYD의 친 플러스(Qin Plus) DM-i 가격은 9만8000위안(약 1810만원)이다. 한번 알아보길~"
"내가 선택한 9만9800위안의 BYD 친(Qin) 가격은 당신이 올린 K3 내연차와 가격은 비슷한데, K3보다 기름도 적게 먹고 첨단기술을 사용한다."

BYD의 친 플러스(Qin Plus) DM-i /사진=BYD홈페이지 캡쳐

양 COO는 테슬라만 말하고 BYD의 'B'자도 언급하지 않았는데 BYD를 옹호하는 댓글이 연달아 달리자, BYD 측이 댓글 알바 부대를 동원한 걸로 여기고 왕 회장을 작심 비판한 걸로 보인다.

이번 해프닝은 양 COO가 흥분해서 왕촨푸 BYD 회장을 공격했다기보다는 기아의 중국형 K3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공개 시점에 맞춘 정교하게 기획한 마케팅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 기아 중국법인은 지난 13일 해당 K3를 정식 출시했으며 출고가는 8만9900위안(약 1660만원)부터 시작한다.

얼마 전 BYD가 출시한 친 플러스 DM-i 2023과 가격대가 겹친다. DM-i 시리즈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순수전기차(BEV)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기아의 K3는 닛산의 실피, 폭스바겐의 라비다와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가성비가 높은 BYD 전기차와의 경쟁을 막기 위해 선제공격을 펼쳤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3위 오른 현대차, 거대시장 중국에선…
이번 논란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영향력이 줄어든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지난 2012년 10%를 넘어섰던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하락을 지속하면서 지난해 1.7%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2020년 72만6000대에서 2022년 35만4000대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현대차가 25만9000대를 팔았으며 기아는 10만대에 못 미치는 9만5000대 판매에 그쳐 존립의 기로에 놓였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10만대는 브랜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판매량으로 여겨진다.

글로벌 판매량에서 지난해 3위를 기록했지만,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량이 감소한 사실은 뼈아프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2020년 2531만대에서 2021년 2627만대, 2022년 2686만대로 2~3%대 성장을 지속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7589만대로 추산되며 이중 중국 시장 비중은 35%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684만대(현대차 394만대, 기아 290만대)를 판매하며 토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사상 첫 글로벌 3위에 올랐지만, 2위 달성 또는 3위 수성을 위해서라도 글로벌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을 포기하긴 어렵다.

중국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2016년 한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점유율이 떨어졌다는 보도가 많지만, 이는 부분적인 이유다. 그보다는 현대차그룹이 위로부터는 독일·일본계 브랜드의 이미지와 품질에, 아래로부터는 치고 올라오는 중국 로컬 브랜드의 가성비에 압박당한 영향이 더 크다. 현대차그룹은 폭스바겐, 토요타, 닛산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을 뿐 아니라 중국인의 소득 증가로 소비 수준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중국에서 2류 브랜드로 인식이 됐다.

잠깐의 바람이 아닌 '로컬 브랜드' 점유율 확대
특히 중국 자동차시장의 전동화가 가속화되면서 BYD, 지리, 창안, 창청 등 중국 로컬 브랜드의 점유율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93.4% 증가한 689만대를 기록했으며 BYD는 전기차 187만대를 팔아치우며 중국 전체 승용차 판매 1위를 꿰찼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중국 로컬 브랜드의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19년 37.8%에서 2022년 47.2%로 9.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전기차 판매가 급증한 2021~22년 2년 동안 로컬 브랜드 비중이 급증하며 전기차의 영향을 그대로 드러냈다. 반면 전동화 속도에서 로컬 브랜드를 따라가지 못한 독일·일본계 브랜드는 지난 2년 동안(2020년~2022년 사이) 점유율이 각각 4.5%포인트, 4.2%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3.8%에서 1.7%로 반토막났다.

2021년부터 BYD 등 중국 로컬 브랜드가 전동화 추세를 타고 본격적으로 약진하면서 폭스바겐·토요타 등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도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2위 달성 또는 3위 수성을 위해서는 중국 시장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중요하다. 현대차그룹이 이 난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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