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긴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수사'…결론은 언제쯤
전 수사팀서 한 차례 서면조사만 진행
이복현 "지난 정부 증거 없어 기소못해"
야권은 '김건희 특검' 카드 만지작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건희 여사 수사 상황을 함구하고 있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관련자들의 1심 판결이 나온지 2주가 지났지만 검찰은 '지금은 밝히기 곤란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도이치모터스 사건으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도 함께 수사 중이다.
사건이 처음 중앙지검 수사팀에 배당된 것은 2020년 11월로 2년 3개월이 지났다. 2021년 12월 검찰은 권오수 전 회장과 주가조작 선수 이모 씨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김 여사의 가담 여부는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지만 1년 2개월이 지나도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다만 이미 무혐의 처분으로 가닥을 잡고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미 지난해 7월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지난 정권부터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가 충분히 이뤄졌다"며 "곧 결론이 날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도 주목된다. 이 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에서 지난 정부 때 수사팀이 기소하려고 노력했지만 증거가 없어서 못 했다고 주장했다. 종합하면 김건희 여사에게 부정적이었던 지난 정부 검찰이 집중 수사했는데도 기소를 못 했으니 결론은 이미 정해진 셈이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반면 야권에서는 수사가 미진하다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전 정부 검찰이 집중 수사했다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지낼 때는 지지부진하다가 총장 사퇴와 인사 뒤인 2021년 10월에서야 도이치모터스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한 달 뒤 권오수 회장을 처음 불러 조사했다. 12월 권 회장 기소 후에는 대선이 임박해 김건희 여사를 제대로 수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전 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요구하고 일정까지 조율했으나 결국 조사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수사팀이 교체되면서 더 이상의 진행 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권 전 회장과 선수 이씨 등은 1심 선고까지 받은 상태다. 그간 김 여사에 대한 서면조사 여부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검찰 관계자는 23일 "구체적인 시기를 말하긴 어렵지만 지난 수사팀에서 서면조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의 수사 상황에 대해서 검찰은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말만 반복한다. 수사팀 관계자는 "구체적인 경과는 말하기 어렵다. 추가수사를 진행해 필요한 시점에 처분이 이뤄지면 말씀드리겠다"며 "나중에 최종 처분할 때가 되면 충분히 경위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만 처분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놓고는 "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어서 처분이 안 되는 것이지 막연히 안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면서 형평성 지적도 나온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맡은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한국복합물류 취업특혜 사건 등 야권 인사를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배경에 의문이 더해진다.
수사 형평성 지적에 검찰 관계자는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모든 수사를 똑같은 속도로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내달 패스트트랙을 활용한 특검이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의당은 김 여사에 대한 검찰의 출석 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특검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24일 "검찰은 즉각 김 여사를 조환조사해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라. 검찰이 김 여사의 소환조사를 거부한다면 이 수사를 진척시킬 방안을 판단하겠다"며 특검 가능성을 시사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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