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자리잡은 ‘코리빙 하우스’, 국토부 규제 완화에… “공간혁신·투자유치” 기대감↑
“관련 산업에 해외 투자 몰릴 것”
국토교통부가 임대형 기숙사 공급을 활발하게 하는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공유주거 업계가 화색을 띠고 있다. 이번 규제 완화로 행정 절차 간소화뿐만 아니라 공간 혁신, 해외 투자자를 유치 등 변화의 폭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가 지난 23일 발표한 ‘건축분야 규제개선 방안’을 보면 임대형 기숙사 용도를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공유주거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도심 내에서 부엌, 거실 등을 공유하는 기숙사 형태의 주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기존에는 학교나 공장처럼 공유주거시설이 있는 곳에서만 기숙사를 운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도심 한복판에도 임대형 기숙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 국토부는 3월 중 기숙사 건축기준도 고시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민간도 임대형 기숙사를 건축할 수 있도록(민간임대주택법 시행령 개정)한 점이 눈에 띈다. 관련 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 셰어하우스인 영국 런던의 ‘콜렉티브(Collective)’와 미국의 ‘커먼(Common)’ 등과 같은 주거시설이 앞으로 한국에도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코리빙(Co-living) 하우스’는 이미 해외에서는 완연히 자리잡은 하나의 트렌드다. 대형 업체들이 고급 공유주거 주거 문화를 이끌고 있다.
미국의 대표 코리빙 업체인 커먼은 젊은 전문직을 타깃으로 운영하는 고급 하우스다. 뉴욕과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 등 10개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곳 주민은 공유주거 시설 내 모임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고, 미국 전역에 있는 다른 지점의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다. 영국의 콜렉티브는 월 단위뿐만 아니라 일 단위로도 운영한다.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등 3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공유주거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홈즈컴퍼니, MGRV 등 스타트업들이 뛰어들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SK D&D, KT에스테이트 등 대기업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KT에스테이트는 야놀자클라우드와 합작한 법인 트러스테이를 통해 내달 양천구에 코리빙하우스 ‘heyy(헤이)’ 신정동점을 추가로 오픈한다. 지난달에는 군자점과 미아점을 열었고 앞으로 서울 곳곳에 지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SK D&D의 공유주거 브랜드 에피소드는 서울 성수와 서초, 강남 등지에서 총 3800실을 운영 중이다. 오는 2026년까지 서울 시내에 5만실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스타트업 MGRV가 운영하는 맹그로브는 서울에 3곳의 코리빙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4호점인 신촌점을 오픈했다.
이번 규제 완화로 업계에서는 투자 유치와 행정 절차 간소화 등에 관한 기대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이장호 유니언플레이스 대표이사는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서울 같은 메트로폴리탄 도시에서 기업형 임대주택이 발달하지 못한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그간 해외투자자가 국내 물류센터에서 성장 기회를 찾았다면 이제는 공유주거 산업으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맹그로브를 운영하는 MGRV 관계자는 “그동안 공유주거 형태에 대한 국내 건축 기준이 없어 미국과 영국 등에서 가능한 코리빙 형태가 한국에서는 불가능했다. 기존에는 원룸 등 획일적인 주거 형태만 존재했다면, 다양한 공용공간 구성과 주거 평면 개발을 통해 창의적이고 맞춤형 주거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기업형 코리빙은 높은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고 신뢰도가 높은 만큼, 주거취약층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러스테이 관계자는 “복잡한 행정 절차로 인해 빠르게 공유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데 더딘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규제 완화로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청년 주거 측면에서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해결책이 되려면 지속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공유주거 업체들에게 과도한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등 업계가 굉장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 규제 완화는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1인 가구를 전부 공공임대나 대학 기숙사에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젊은 층을 위한 공유주거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시장이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는 등 임대사업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서울을 중심으로 1인 가구에 대한 주택 수요가 많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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