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농구팬을 위한 올스타 놀이공원, NBA 크로스오버에서 크리스 폴, 자이언, 개리 페이튼을 만나다

이호민 2023. 2. 24.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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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유타(미국)/이호민 통신원] NBA 올스타 주간이 특별한 이유는 현재 리그의 톱스타와 떠오르는 스타 뿐 아니라 추억의 선수 및 레전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993년 이후 30년 만에 다시 유타의 솔트레이크시티(이하 SLC)에서 개최된 올스타 주간은 여러 의미로 1990년대로 시계를 되돌린 것만 같은 경험이었다.

NBA의 공식 팬 행사 이벤트인 ‘크로스오버’는 정확히 30년 전, 같은 장소 SLC 올스타 주간에서 처음 선을 보인 전신 ‘잼 세션’을 오마주하며 레트로 디자인을 행사장 곳곳에 전시했다.

 

 



수많은 스폰서의 특설공간도 화려했지만, 가장 인상적인 곳은 ‘Crossover Conversations’ 무대였다. 농구와 관련된 주제를 다양한 패널이 초청받아 담론을 나누는 형식이었다.
‘NBALAB’라고 하는 리그 공식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의 포트폴리오 회사 중 하나인 실내 친환경 공 Ollyball CEO와 그랜트 힐이 창업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기도 했고, 크리스 폴이 최근 케빈 듀란트 트레이드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크로스오버의 토요일 오전 첫 공식행사는 도미니크 윌킨스와 개리 페이튼의 ‘올스타 추억 나누기’ 시간이었다. 폭발적인 덩크의 대명사 도미니크와 끈적끈적한 집념가득 수비로 상대선수의 진을 빼놓던 페이튼은 예정되어있던 30분의 시간도 훌쩍 넘길 정도로 흥미로운 썰을 가득 풀었다.

두 레전드 모두 지난해 클리블랜드 올스타 주간에 리그 75주년을 기념하여 선정된 ‘리그를 빛낸 위대한 75인’에 이름을 올린 스타들이라서 올스타를 당연시 여기지 않을까 싶었는데, 처음 올스타 초청을 받았던 특별한 순간을 지금까지도 잊지 못한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포지션을 나누어 올스타를 뽑았기에 같은 포지션의 올스타 장기 집권자가 자리를 내줄 때까지 한참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것이다.

도미니크의 경우에는 이미 동부지구 같은 포지션에 줄리어스 어빙, 래리 버드, 버나드 킹과 같은 대선배들이 즐비했고, 페이튼 역시 존 스탁턴, 케빈 존슨, 팀 하더웨이 등과 같은 걸출한 가드들과 경쟁하는 입장이 쉽지만은 않았음을 토로했다.

올스타 주간이면 개최도시의 핫플 대여섯 클럽에서 소수정예 최고스타만 초청을 받는 불타는 주말을 보냈다고 회상하며, 지금처럼 최신형 휴대폰과 SNS가 있었더라면 큰일이 났을 거라며 폭소를 터뜨렸다.

‘우승’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는데, 페이튼은 지난 시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소속으로 챔피언 반지를 얻은 아들 개리 페이튼 2를 언급하며, 부자지간으로 챔피언에 등극한 경우는 다섯 손가락으로 겨우 꼽는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NBA에서는 무관인 도미니크는 그리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독특한 이력을 소개했다. 아킬레스 부상 이후 폼이 저하된 윌킨스는 보스턴 셀틱스와 계약만료를 앞두고 팀을 알아보던 시기에, 아테네 팀의 구단주가 그리스로 초빙을 해서 팀의 훈련시설을 보여주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팀 시설 앞에 진열된 십수대의 명품차를 도미니크가 넋을 잃고 보고 있을 때, 구단주가 한대를 고르라는게 아닌가.

농담으로 알고 애스턴 마틴을 망설임 없이 고른 윌킨스는 유럽여행을 마치고 귀가를 했는데, 차고에 자신이 골랐던 모델의 신상고급차와 자동차 열쇠가 자신을 반기는 모습을 보자 충동적으로 계약을 했다는 후문이다.

수만 명이 공항에 나와 우승을 축하했던 그리스에서의 경험이 정말 특별했음에도 불구하고, 윌킨스는 NBA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어 선수시절 말년에 리그에서 조금이라도 더 버텼어야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도미니크는 칼 말론과는 사석에서 말을 섞지 않을 정도로 치열했던 80-90년대 선수 간 경쟁의식에 대해서도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개인적인 앙금은 없었지만 그만큼 승부에 집중을 했다는 것이다. 작년 클리블랜드 75주년 행사에서 짤막한 농담으로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면서 칼 말론과 더불어 존 스탁턴과도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고 말했다.

 

NBA라는 전장에서 추억을 공유한 동시대 전설들로 서로를 존중하고 치켜세우며 비하인드 썰까지 들을 수 있으니, 타임머신 체험과도 같았던 크로스오버 방문이었다.

 




2월 17일부터 19일까지 열렸던 NBA 크로스오버 행사장에서는 2023년 올스타 MVP 제이슨 테이텀, 3점슛 챔피언 데미안 릴라드, 로리 마카넨, 자이언 윌리엄슨, 재런 잭슨 주니어, 셰이 길져스-알렉산더를 비롯해서, 라이징 스타 MVP 호세 알바라도, 자바리 스미스, 덩크 콘테스트 출전자 트레이 머피, 유타 재즈의 윌 하디 감독, 콜린 섹스턴, 워커 케슬러, 레전드 앨런 아이버슨, 제이슨 윌리엄스, 빌 월튼 등이 팬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사진=이호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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