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21년 도이치 수사팀 “소환 요구했지만 김건희가 불응”

이혜리 기자 2023. 2. 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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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 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수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검찰청사로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요구했지만 김 여사가 응하지 않아 조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2021년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김 여사 측 변호인에게 전한 뒤 일정을 협의한 끝에 조사 날짜까지 특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김 여사가 출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팀이 김 여사의) 소환을 요청했고 (김 여사가) 소환에 응하지 않은 게 팩트”라며 “변호인단이 소환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환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 측이) 서면조사로 대체해달라, 소환조사 대신 서면조사를 해주면 안 되느냐고 요청했다”고 했다.

이에 서면조사가 이뤄졌으나 수사팀은 서면조사로는 불충분하고 김 여사를 직접 조사해야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김 여사 명의 계좌가 주가 조작에 활용된 횟수나 경위 등을 볼 때 직접 조사가 필요하다고 봤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후 일부 피의자의 도주와 법원의 영장 처리 등으로 인해 수사가 다소 지연됐고,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후보의 부인에 대해 처분하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2021년 12월 권 전 회장 등 9명만 재판에 넘겼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의 말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한 주장과 배치된다. 이 원장은 “당시에 거꾸로 (김 여사의) 변호인단은 조사를 받고자 했는데 검찰에서 안 불렀다”며 “그 이유는 조사를 하면 처분을 해야하는데, 무혐의 처분을 해야 하는 상황을 면하고자 조사를 못한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 변호인단 측 관계자도 이날 “(당시) 소환 통보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현 수사팀 관계자는 전날 옛 수사팀이 김 여사를 서면으로 조사했다고 밝히면서도 직접 불러 조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경과를 말하기는 어렵다. 추가 수사를 진행해서 처분이 이뤄지면 말하겠다”고만 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조사 필요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계속 수사하고 있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지지부진한 수사를 비판하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정의당도 이날 검찰이 김 여사를 직접 불러 조사하지 않으면 특검 추진에 동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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