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총경인사로 뒤숭숭한데…” 검사출신 국수본부장에 경찰 내부 ‘술렁’

송유근 기자 2023. 2. 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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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검찰 출신 정순신(5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를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하기로 한 배경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비대해진 경찰 조직을 견제해야 한다'는 현 정권의 인식이 있다는 분석이 24일 나온다.

이번에 임명되는 2대 본부장이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첫 본부장이기도 한만큼, 정부는 수사 전문성을 지닌 정 변호사를 통해 경찰 수사 중립성, 책임수사 역량 향상 등을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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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정순신 임명’ 안팎
20년 이상 檢 몸담은 ‘수사통’
尹대통령과 중앙지검시절 인연
警수사역량·중립성향상 꾀할듯
“검찰과 경찰 조직 생리 달라
적응에만 상당시간 소요” 우려
국수본의 운명은… 정부가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에 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를 임명하기로 한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수본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검찰 출신 정순신(5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를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하기로 한 배경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비대해진 경찰 조직을 견제해야 한다’는 현 정권의 인식이 있다는 분석이 24일 나온다. 이번에 임명되는 2대 본부장이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첫 본부장이기도 한만큼, 정부는 수사 전문성을 지닌 정 변호사를 통해 경찰 수사 중립성, 책임수사 역량 향상 등을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신임 본부장은 20년 이상 검찰에 몸담으며 인천지검 특수부장 등을 지내 ‘수사통’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먼저 활동하다가 2001년 검사로 전직했다. 이후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장,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 등을 지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다. 정 신임 본부장은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수2과장이던 2011년 대검 부대변인을 지냈다. 2018년에는 지검장과 인권감독관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법조계에서는 정 신임 본부장이 이 같은 인연을 지닌 ‘믿을맨’인 만큼, 중요도가 높아진 경찰 수사 수장 자리에 기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은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받는 등 수사의 폭과 권한이 넓어졌다. 여기에 지난해 9월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기존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로 축소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시행됨에 따라 경찰 수사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 경찰청은 “경험 있는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경찰의 책임 수사 역량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밝혔다.

정 신임 본부장 임명 소식에 경찰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안 그래도 총경 보복 인사 등으로 조직이 뒤숭숭한데, 더욱 분위기가 무겁게 됐다”고 말했다. 국수본 일부에서는 검찰 수사와 경찰 수사가 생리가 다른 만큼, 적응하는 데만 임기의 상당 부분이 소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검찰 출신인 만큼, 경찰 핵심 보직 하나 정도는 검찰 출신이 맡아 대통령실과 소통이 강화되는 게 나쁘지 않다는 인식도 있다. 경찰 일각에서는 정 신임 본부장이 차기 경찰청장에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현행법상 치안총감인 경찰청장은 치안정감에서 임명하게 돼 있다. 국수본부장은 ‘임기를 마치고 당연 퇴직’하게 규정돼 있지만 ‘임기 도중’ 경찰청장에 오르는 것이 법령상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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