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숲] 농촌과 인공지능의 동거 시대

관리자 2023. 2. 2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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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공지능(AI)이란 단어는 과학용어라기보다 일상 단어처럼 흔히 사용된다.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이긴 AI 알파고가 그 첫번째 화제를 몰고 왔다면 요즘은 '챗지피티(GPT)' 돌풍이다.

챗GPT는 언어기술인 GPT에 기반한 대화형 AI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지금은 AI가 쉽게 볼 수 없는 탁월한 풍경사진을 만들고,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으로 사건 현장 사진을 찾아내고, 빅데이터를 이용해 사람과 카메라가 없어도 훌륭한 창조적인 사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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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공지능(AI)이란 단어는 과학용어라기보다 일상 단어처럼 흔히 사용된다.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이긴 AI 알파고가 그 첫번째 화제를 몰고 왔다면 요즘은 ‘챗지피티(GPT)’ 돌풍이다.

챗GPT는 언어기술인 GPT에 기반한 대화형 AI 프로그램이다. 무엇인가를 물어보면 거의 인간에 가까운 언어를 구사하며 해박한 지식을 동원해 답한다. 챗GPT의 답이 미국 의사면허 시험도 통과했다거나 콜롬비아의 판사가 챗GPT로 판결문을 썼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켰다. AI가 단순한 육체노동은 대체해도 창조적 생산을 하는 지식노동은 대신할 수 없다는 생각을 완전히 뒤엎었다. 돌이켜보면 AI는 되레 플랫폼 노동과 같은 육체노동은 늘렸지만 번역이나 기사 작성처럼 지식노동은 잠식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필자가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진작가는 어떨까? 10여년 전만 해도 가장 만족도 높은 직업이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창조적 직업이라 했다. 그런데 지금은 AI가 쉽게 볼 수 없는 탁월한 풍경사진을 만들고,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으로 사건 현장 사진을 찾아내고, 빅데이터를 이용해 사람과 카메라가 없어도 훌륭한 창조적인 사진을 만든다. 비단 사진뿐 아니라 소설·그림·음악 등 예술 모든 분야에서 획기적인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예술가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래서 많은 학자는 창조성이 인간의 고유한 특성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회의하고 있다.

농촌에서도 AI는 광범위하게 이용된다. 특히 온실과 양식장은 AI에 크게 의존한다. 적당한 온도와 영양분, 발달 상태 등 정교한 작업에는 AI가 매우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매우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AI가 농민 일자리를 빼앗고 농가경제를 파탄 낼 것이라는 우려다. 일면 맞는 점도 있다. 소자본 농가들에는 큰 자본이 필요한 AI가 위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간의 경험과 한정된 지식만으로 해결하기 힘들었던 문제를 해결하는 데 AI는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잡초나 해충을 구별해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작업에 AI를 동원하는 것이다. AI가 수백가지 잡초와 수많은 해충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선별적으로 제거한다면 농업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또한 과잉생산으로 발생하는 가격 폭락이라는 잦은 변동을 예측해 공급을 조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농업 생산뿐 아니라 농민의 질병과 사고도 AI를 이용한 원격진료나 기상예보를 통해 예측하고 줄일 수 있다.

아직 인류는 화성에 가보지 못했다. 하지만 장기간 우주여행에 필요한 훈련을 한다. 우주선 운영은 대부분 AI가 수행한다. 그러나 우주비행사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극도의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때 연구자들이 제안한 특별한 미션이 농작물 재배다. 이 역시 AI가 얼마든지 수행할 수 있지만 우주비행사들은 농사를 지으며 식물과 교감을 나누면서 마음을 다스린다. AI는 인간이 아니고, 인간은 AI가 아니다. 미래 농촌도 AI에 의존해 살아가겠지만, 불쾌하고 건조한 풍경의 농촌이 될지 쾌적하고 따듯한 풍경이 될지는 전적으로 인간 판단에 달렸다. AI는 인간을 보조할 인간의 발명품이다.

이상엽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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