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조카 사칭' 취업 사기 행각 벌인 伊의사 기소돼
![2021년 프란치스코 교황 입원 당시 제멜리 종합병원 앞에 모인 신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2/24/yonhap/20230224001434446nobi.jpg)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유명 종합병원에 취업할 요량으로 대통령 친척이라고 속인 56세 의사가 사칭과 위조 혐의로 기소됐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비뇨기관 전문인 이 의사는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의 고위 인사들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어 자신이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라고 사칭하면서 조카가 제멜리 종합병원에서 일하고 싶어하니 잘 부탁한다며 취업 청탁을 했다.
그는 조카가 매우 훌륭한 의사로, 경력이 탁월하고, 미국에서 일한 뒤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며, 로봇 수술에서도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며칠 뒤 인터뷰 일정이 잡혔고, 이 의사는 병원 측에 마타렐라 대통령의 사인이 담긴 추천서를 제출했다.
추천서에는 조카에 대한 칭찬이 담겨 있었고, 추천서에 담긴 사인은 마타렐라 대통령의 실제 사인과 똑같았다.
인터뷰까지 무사히 마쳤지만, 이 의사의 엽기적인 계획은 얼마 지나지 않아 탄로 나고 말았다.
병원 원장이 비뇨기과 과장을 불러 이 의사의 채용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놓자 비뇨기과 과장 역시 자신도 같은 전화를 받았다고 말한 것이다.
병원 원장이 확인한 결과 자칭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전화를 받았다는 병원 내부 인사는 이 밖에도 여럿이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병원 측이 대통령궁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에 나서면서 이 모든 것이 가짜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의사는 병원 고위 인사들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남겨진 발신자 번호표시 때문에 금세 덜미가 잡혔다.
제멜리 종합병원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역대 교황들의 주치 병원으로, 이탈리아에서 손꼽히는 의료 기관이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이번 사건이 이탈리아의 뿌리 깊은 인맥·연줄 문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탈리아 사회가 여전히 투명하지 않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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