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모범·상생관리단지’ 공염불… 쥐꼬리 혜택에 ‘찬밥신세’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이웃 갈등을 해결하고 건강한 입주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경기도가 추진 중인 ‘모범·상생관리단지’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민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지원 혜택이 적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 요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모범·상생관리단지 선정 현황은 2020년 3곳, 2021년 9곳, 지난해 3곳 뿐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해당 제도에 참여가 가능한 도내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만 4천284곳으로 집계됐지만, 도내 31개 시·군 중 2개 시·군에서 3곳만이 신청에 나섰다. 참여율 자체가 저조하다 보니 지난 2016년 10곳이었던 선정 실적도 3분의 1에 그친 것이다.
그동안 도와 일선 시·군은 공동주택의 투명하고 올바른 관리 문화와 이웃 간의 화합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1997년부터 매년 현장 평가를 통해 모범·상생관리단지를 선정해왔다. 평가 기준은 예산 운영의 투명성, 시설 유지 관리, 공동체 활성화, 재활용 및 에너지 절약 등 크게 4개 분야로 나뉜다.
1차 평가를 시행하는 시·군은 최대 3천만원까지 보조금을 제공하고, 최종 평가자인 도 역시 정부 우수관리단지 공모 사업에 추천하는 등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문제는 노후 시설물 보수 등을 위한 공동주택 보조금 지원이 미흡해 참여를 원하는 주민들이 극소수에 머문다는 데 있다. 선정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들어가는 추진비가 되레 지원금보다 높은 경우가 많아 정책적 관심도를 높일 요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도의 모범·상생관리단지로 선정됐던 용인특례시 소재의 아파트 관리 소장 출신 이현배씨(가명·62)는 “해당 단지로 선정되기 위해 들인 시간만 3년 이상”이라며 “공동체 행사나 미관 사업에 들인 비용이 한 건당 수천만원 단위다. 하지만 선정 이후 시설 관리 비용 절감 효과가 거의 없어 입주자대표회 내부에서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인센티브 등의 실질적인 정책 혜택을 제공해 투명하고 건강한 공동주택 문화를 선도할 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제도의 성공은 목적에 있기보다 도민들의 참여를 비롯한 과정과 현장의 변화에 있다”며 “모범·상생관리단지에 선정되기 위해 투명한 관리를 지향하고, 선정이 되면 이에 적합한 노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도 차원의 실질적인 정책 혜택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 관계자는 “모범·상생관리단지 선정은 실질적인 혜택보다 입주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평이 많다. 이렇다 보니 참여까지 이어지기 어려운 부분은 있는 것 같다”며 “건강한 도내 공동주택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논의와 실질적인 정책 지원 방안 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손사라 기자 sara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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