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년 만에 '동결'…"부동산 하락세 피하긴 어려워"

김도엽 기자 최서윤 기자 2023. 2. 23. 10: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은 기준금리 3.5% 유지…경기 둔화 우려에 방점
"상반기 중 저점 찍기 어려워"…추가 정책 노력 필요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연 3.50% 수준이다. 2023.2.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도엽 최서윤 기자 = 올해 두번째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글로벌발 물가 인상 요인이 남아있지만 저성장, 부동산 침체 등 경기 둔화 우려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동결 여부로는 집값 하락세를 멈추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은 금통위는 23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로 유지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사상 첫 7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번 동결 결정은 그간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깨뜨린 것으로, 동결은 지난해 2월 이후 이번이 1년 만이다.

글로벌 경제발 물가 상승 우려가 여전히 있지만 연 1%대 저성장, 가계 이자 부담 증대, 부동산 침체 등 경기 둔화 진단을 더 크게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가파른 금리 상승에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이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고, 분양시장 열기도 빠르게 식었다.

이에 정부는 침체된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올해 초 서울 강남 3구·용산을 제외한 모든 규제지역을 해제했고, 재건축·분양시장 규제· 완화 등 연착륙을 위해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집값 하락 폭이 4주 연속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으나 이후 다시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매수문의와 거래량은 늘긴 했으나 매도인과 매수인간 희망가 격차가 여전히 크고, 실제 거래까지는 이어지지 않아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에 금융당국은 연일 은행에 대해 '이자 장사'를 한다며 질타하고 있다. 은행권의 고금리 호실적과 성과급, 배당 등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비판한 직후다. 현재 은행권은 가산금리를 깎고,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다. 특히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더 현실화할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는 여전하다.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들은 아시아에서 기저 물가가 높은 상승률을 지속하면 계속 기준금리를 높여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도 추가 금리인상 압박이 더 커졌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은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로 인해 다음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p) 올려 지난달보다 인상폭을 높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금리를 10년 만에 최고로 올렸다. 4분기 핵심 인플레이션이 예상(6.5%)을 웃도는 6.9%로 나왔다. 인도에서도 핵심 인플레가 16개월 연속 6%를 계속 웃돌았고 추가 금리인상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당분간 하락 흐름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당분간 관망세가 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지난해보다는 약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주택 수요를 살리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정책적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동결되더라도 집값이 하락할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상반기 중 저점을 찍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거래 분포량을 보면 하락거래가 압도적이고, 추세선 자체가 떨어지는 추세라 바닥론을 거론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한달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직전 거래가보다 5% 이상 하락한 가격에 거래된 건은 전체의 42.2%다. 지난해 1월 21.4%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도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에 크게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1.3부동산 대책 이후 급매물 일부가 회수되고 있으나, 상반기에도 하락 기조 속 경착륙 완화 위한 모습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동결시 하락 폭이 줄어들 요인은 될 수 있다"면서 "다만 금리라는 요인이 작년보다는 시장에 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직접적인 주택시장 수요 증가로 이어지려면 과도하게 올라간 주담대 금리를 낮추는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dyeop@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