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에 들어오는 ‘실버주택’... “부지확보·수익성 관건”

이미호 기자 2023. 2. 23. 06: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롯데건설 VL르웨스트, 내달 본격 분양
”땅값이 성패 결정”... 시장 규모 작다는 평도

작년 합계 출산율이 사상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른바 ‘실버주택’ 사업에 대한 건설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 중에서는 롯데건설이 내달 처음으로 하이엔드를 표방하는 레지던스를 분양하는 등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마곡 VL르웨스트 조감도/롯데건설 제공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오는 3월 서울 마곡지구에 시니어 레지던스 ‘VL르웨스트’를 분양한다. 지하 6층~지상 15층, 4개동, 총 810실 규모로 조성되는 이 곳에는 시니어를 고려한 의료 케어 등 특화 서비스를 선보인다.

해당 단지는 롯데건설의 마곡 마이스(NICE)복합단지 사업인 르 웨스트(LE WEST) 내에 들어선다. 컨벤션센터와 호텔,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을 모두 지하통로를 활용해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롯데호텔이 하우스 키핑과 식단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롯데그룹 차원에서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실제 롯데건설은 실버주택 단위평면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도 했다. 방 1개당 화장실이 1개씩 붙어있는 ‘원룸 원배쓰’, 공동생활이 가능토록 한 ‘소셜리빙룸’ 등 차별화를 위해 고심해왔다.

대형 건설사는 아니지만 시행업계 국내 1위 디벨로퍼인 엠디엠그룹도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을 연내 분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고, 더시그넘하우스가 오는 10월 청라국제도시에서 실버주택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게 여겼던 수요자층인 액티브시니어에 대해 눈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앞으로 실버주택이 사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163만명을 기록한 총인구는 오는 2026년 5140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지난해 17.5%에서 오는 2025년 20.6%로 증가하면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동시에 실버주택이 점차 도심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소위 공기 맑고 자연친화적인 곳에 실버주택이 조성됐다면, 점차 다양한 연령층과 도심 생활권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실버주택은 의료서비스 부분에서 확실한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도심 내 대형 병원이나 메디컬 센터 근처가 ‘유력 후보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버주택의 한 단계 아랫급이라고 할 수 있는 요양병원의 경우 이미 7~8년전부터 도심으로 회귀하는 현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실버주택이 렌탈 방식의 ‘임대분양형’이라는 점에서 사업의 성패는 결국 땅값이 좌지우지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실버주택, 즉 실버타운이 형성되려면 상당한 규모의 토지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서울 내로 진입하면서도 지하철 노선 등이 있고 대규모 필지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마곡이나 강동과 같은 곳이 후보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거 GS건설의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처럼 일부 대형 건설사들이 노인복지주택(분양형 아파트)을 시공했지만 집을 사고 팔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지지부진했다. 법적으로도 분양형 실버주택은 주택법이 아닌 노인복지법을 따른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고(매매 등 거래실적 비공개), 실제 2015년 법이 개정되면서 더 이상 시공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실버주택 사업에 대형 건설사가 경쟁적으로 뛰어들기엔 ‘시장 규모’가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자문업계 관계자는 “향후 인구 추계를 바탕으로 시장성을 실제보다 좀 크게 보고 중소건설사 등이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결국 임대수익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냐가 관건인데 토지 매입비와 건축비 등을 충당해야 한다. 웬만한 ‘액티브 시니어’라고 해도 통상의 수준보다 높은 비용을 써야 하는데, 얼마나 모객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