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 위 전광훈…8억에 美로비업체 계약

워싱턴=CBS노컷뉴스 권민철 특파원 2023. 2. 2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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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전광훈子 대표 자유일보 명의계약
한반도평화법안 반대 美의회 로비
"北 남한정부 전복활동 의회 교육"
"의원 양성, 인플루언서 모집위해"
박종민 기자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한국전쟁 종식 및 평화협정 체결 반대 여론을 조성 중인 전광훈 목사측이 미국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하기위해 로비업체와 거액의 용역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국민 절대 다수가 찬성하는 사안에 대한 미국 내 지지세를 차단하기 위한 시도로 한미 양국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자유일보(Jayu Press)는 지난해 10월 24일 워싱턴DC 소재 프라임 정책그룹(Prime Policy Group)과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자유일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산하 위원회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아들인 전에녹씨가 대표로 있는 매체다.

로비업체의 활동이 합법적으로 보장된 미국에서는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에 따라 외국 기관을 대리해서 로비를 하는 업체는 예외 없이 법무부에 등록하고 법무부는 계약서 등 용역 관련 문서를 공시해야한다.
 

justice.gov/nsd-fara 캡처
자유일보 홈페이지 캡처


컨설팅 계약서에 따르면 프라임 정책그룹은 '북한 정부가 민간기관을 통해 남한 정부를 전복시키고 남한에 허위사실을 유포하려는 실질적인 활동에 대해 미 하원, 미 상원, 미 행정부를 교육시키는 것'을 포함한 자유일보측의 목적 달성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일을 수행한다고 돼 있다.

또 프라임 정책그룹이 그 같은 북한의 활동을 폭로하도록 의회를 움직이는(engage)데 앞장설 상하원 양당 의원들을 양성(development)하는 일도 맡도록 했다.

justice.gov/nsd-fara 캡처


이 밖에 프라임 정책그룹이 이 문제와 관련해 도움이 될 미국 기독교 개신교계내 인플루언서(영향력자)를 모집하고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들도 여기에 관여시키는 활동을 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자유일보는 프라임 정책그룹에 1년간 매월 5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연간으로 보면 60만 달러(7억 8360만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계약서에는 장에녹 자유일보 대표와 정주근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서명자로 이름을 올렸다.

justice.gov/nsd-fara 캡처


자유일보측이 제공키로 한 금액은 미국에서 로비계약을 체결한 국내 모든 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액수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한국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업체 23곳이 로비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대표적인 곳의 연간 계약금액을 보면 주미대사관 경제파트 28만 달러(3억 6568만원), 산업통상자원부 36만 달러(4억 7016만원), 삼성전자 48만 달러(6억 2688만원) 등이었다.

프라임 정책그룹이 법무부에 제출한 관련 문서에는 지난해 11월 30일과 12월 1일 연방 상하원 3명, 보좌관 1명과 각각 대면 만남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드 영 상원의원, 로저 위커 상원의원, 알렉스 모리 보좌관(마크 루비오 상원의원), 켄 버크 하원의원이다.

만남의 목적에는 '미국의 대북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라고 표기돼 있다.

전광훈 목사(왼쪽)가 애난데일 집회에서 연설중이다. 유튜브 캡처


전광훈 목사는 지난달 31일 미국 버지니아주 애난데일의 한 교회에서 진행된 '워싱턴 광화문 미주 국민대회' 연설에서 연방 의원들을 여러명 만났다고 자랑삼아 말했다.

그는 "오늘 상원의원 하원의원 방에 계속 찾아다니면서 설득하고 왔다"며 자신이 설득한 내용을 소개했다. 

즉 "대한민국에서는 평화협정 종전협정,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국민의 절반이다", "이대로 두면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전쟁이 한반도에서 일어난다", "대한민국이 이 상태로 그대로 가면 광주사태가 다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되던 종전선언에 대해 "주한미군 철수와 연방제 통일을 하자는 사기극이다", "문재인 OOO가 당시 워싱턴DC에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상하원 의원들에게 300만 달러씩 주고 포섭해 평화협정, 종전선언, 연방제 통일에 동의를 받기 위해 발악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하루 종일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종전협정을 막아들라고 계속 설득했다"면서 " 문재인이 간첩이라고 하니 의원님들이 깜짝 놀라더라"고 전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난데일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 미주 투어'. 주최측은 한국계 교회에서 장소 제공을 거부해 미국 교회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권민철 기자


전 목사가 이날 미국 연방 의원들을 만나고 다닌 것이 바로 자유일보가 계약한 프라임 정책그룹이 주선한 덕분이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 목사는 그러나 이날 자신이 어떤 의원들을 만났는지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다만 2021년 당시 "미국으로 날아와 상하원을 접촉했을 때 영 김 의원(공화당)을 만나 (한반도평화법안을) 반대해 달라고 설득했다"면서 김 의원의 이름을 유일하게 실명 거론했다.

전 목사의 집중 타깃이 된 한반도평화법안은 종전선언과 북미수교, 평화협정 체결 등을 위한 미국 정부의 임무를 담은 법안이다.

왼쪽부터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와 미국 연방 하원 영 김 의원. 연합뉴스


브래드 셔먼(민주당) 하원의원이 2021년 5월 발의했으나 영 김 의원의 견제 등으로 지난해 말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셔먼 의원은 오는 3.1절을 맞아 해당 법안을 다시 하원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셔먼 의원측은 이번에 재발의되는 법안에는 "일부 보수 진영에서 우려하는 미군철수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조항이 추가된다"고 밝혔다.

워싱턴=CBS노컷뉴스 권민철 특파원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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