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중소 알뜰폰 가입자 유치에 팔 걷고 나선 까닭

구교형 기자 2023. 2. 2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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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과 경쟁보다 ‘성장’ 선택
매장까지 차리고 직원 파견 영업
자사망 활용 확대·IPTV 결합 판촉
당장은 손해지만 장기적으론 투자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있는 홈플러스 지하 2층 ‘알뜰폰 플러스’ 매장. 알뜰폰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이곳에는 ‘통신비 반값!’이라 적힌 간판이 걸려 있었다. 직원에게 소속 회사를 묻자 알뜰폰 업체가 아닌 “LG유플러스”라는 예상 밖 답변이 돌아왔다.

알뜰폰 가입자 1200만명 시대에 거대 통신사인 LG유플러스가 알뜰폰 플러스 매장을 앞세워 중소업체들과 동반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사실상 ‘제4 통신사’처럼 몸집이 불어난 알뜰폰 업체와 경쟁하기보다 상생의 길을 선택한 셈이다.

22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자사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신규 가입자 15만여명 중 중소업체를 택한 사람은 9만여명으로 약 60%에 달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는 중소 업체 가입 비중이 약 45%였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유입된 고객보다 외부 중소업체 가입자가 더 많은 셈이다.

알뜰폰 플러스 매장은 고객들에게 요금제 상담, 개통, 사후관리(AS)를 제공한다. 아직 매장 방문객의 절반이 20~30대이지만 요즘 들어 중장년층 고객 비중이 늘고 있다. 그동안 알뜰폰은 ‘셀프 개통’으로 인한 번거로움 때문에 중장년층이 가입을 꺼렸는데 이제 고충을 덜어줄 공간이 생긴 덕분이다.

1호 매장은 지난해 1월 문을 연 합정점으로 월평균 200명 이상의 고객이 상담을 받는다. 고객 반응이 좋다 보니 LG유플러스는 2호점인 동대문점을 필두로 부산, 광주, 인천, 대전 등지에도 매장을 열었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 눈앞의 수지타산만 생각하면 매장을 운영하는 게 손해다. 다달이 매장 임대료를 내야 하고, 매장 1곳당 직원 3~4명의 인건비가 발생한다. 앞서 통신 3사의 알뜰폰 자회사들도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가 운영 손실이 발생해 문을 닫은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는 점차 매장 수를 늘릴 계획이다. 중소업체들은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용을 낸다. 장기적으로 이용자가 증가해 망 이용 대가가 커지면 LG유플러스로선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순간이 올 수 있다. 또 통신이 아닌 다른 서비스 확장에 도움이 된다. 매장에서는 중소 알뜰폰 가입자가 LG유플러스 인터넷(IP)TV를 ‘결합상품’으로 선택하면 요금을 더 깎아주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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