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은행’ 도입해 은행 간 경쟁 촉진

유희곤 기자 2023. 2. 2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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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TF, 소규모 인허가 검토

금융당국이 과점체제인 은행의 경쟁 촉진을 위해 소규모 인허가(스몰 라이선스) 제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경영진 보수에 대한 주주 투표권(세이온페이)의 법제화도 다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6가지 검토 과제를 선정했다.

TF는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기존 은행권 내 경쟁뿐 아니라 은행권과 비은행권 간 경쟁, 스몰 라이선스나 꼬마은행(챌린저 뱅크) 도입과 같은 진입 장벽 완화, 금융과 정보기술(IT) 간 영업 장벽을 낮춰 실질적인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스몰 라이선스나 챌린저 뱅크는 새롭게 소매금융, 기업금융, 자산관리 전담 등 사업 단위별 또는 규모별로 인가를 받는 진입 방식이다. 영국은 기존 은행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자본금 규제를 완화해 수십개의 챌린저 뱅크 설립을 유도한 바 있다.

향후 보수체계 개선을 위해 금융위는 세이온페이 도입 여부, 금융사 수익이 변동할 때 임직원 성과급을 환수하거나 삭감할 수 있는 클로백 강화, 금융지주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 정책을 점검한다. 세이온페이는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보수를 심의하는 제도다. 미국 상장사는 도드프랭크법에 따라 경영진의 개별보수를 최소 3년에 1번 이상 주총에서 심의받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영진 보수를 공시만 하고 있다.

금융위는 2018년 3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사가 등기임원 보상계획을 임기 중 1회 이상 주총에 상정해 주주 평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가 2020년 다시 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클로백은 금융사의 수익이 낮아졌을 때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임원의 성과급을 환수하거나 삭감하는 조치이다. ‘금융회사 지배 구조 감독 규정’상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TF는 금리체계 개선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변동금리 상품 위주인 가계부채에서 고정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도록 유도하고, 지난해 8월부터 시행 중인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 제도도 개편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은행의 손실 흡수 능력을 높이기 위한 스트레스 완충자본, 경기대응 완충자본 적립 등도 논의 대상이다. 은행으로서는 충당금을 많이 쌓을수록 임직원과 주주들에게 지급할 성과급과 배당이 줄어들게 된다. TF는 국내 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5대 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의 지난해 이자수익은 40조원으로 전년보다 20% 이상 늘었고 총수익에서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95% 안팎에 달한다. 실적 공시 등 은행의 사회공헌활동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민간전문가, 연구기관뿐 아니라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금융투자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한국핀테크산업협회 등 제도화된 모든 금융업권이 참여했다. 회의를 주재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예금·대출 등에 있어서 실질적인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업권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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